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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럽 트래블 / 월남유감> 베트남 여행하면 떠오르는 최고 핫 플레이스 2022년은 대한민국과 베트남이 수교를 맺은 지 3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이다. 열강의 침략으로 인하여 식민지지배를 당한 역사가 같고, 남북으로 갈라져 동족상잔의 비극을 경험한 역사가 같은, 결코 흔하지 않은 경험들을 공유한 양국이라고 할 수 있겠다. 더군다나 베트남 전쟁 당시에는 의도하였던, 하지 않았던 서로 간에 총 뿌리를 겨누었던 애증의 세월 또한 이 역사에 포함된다. 베트남이 프랑스로부터의 식민지 해방전쟁에서 승리할 무렵인 1956년 월남(베트남 공화국) 정부와 대한민국 정부 간에 첫 수교가 시작되었으나, 1975년 사이공 함락으로 월남 정부가 패망하자 양국 간의 수교는 단절되었다. 전쟁의 승자는 베트남 사회주의 공화국(월맹) 이었으며, 호치민 정부에게 대한민국은 침략자의 군대였던 것이다. 정말로.. 2022. 7. 26.
<알 럽 트래블 / 월남유감> PCR 검사를 위해서 다낭(Da Nang)으로 이동 어김없이 오늘도 이른 새벽에 눈을 뜬다. 창문을 통해 내다보이는 호이안 어촌의 싱그러운 아침이 시야가득 쏟아져 들어온다. 어제와 똑같은 아침이 아니야? 아니면, 이제 막 잠에서 깨어나 기지개를 켜고 있는 완전 새로운 새아침인가? 모닝커피를 마시기 위해 커피포트 스위치를 누르고 나서 창문을 여니 벌써 한낮의 뜨거운 열기가 사정없이 쏟아져 들어온다. 이것만은 틀림없는 어제 온종일 나를 괴롭히던 그 열기의 연장선상임이 틀림없다. 개뿔! 새롭기는 무슨......... 믹스커피를 타서 머그잔을 들고 다시 창가에 섰건만, 밤새 틀어 놓은 에어컨의 덕분으로 어느새 시원해지고...... 다시 창밖으로 보이는 모든 초록빛깔들이 싱그럽게만 느껴진다. ‘오호라! 정녕 알 수 없는 것이 내 마음이 아닌가?’ 두 눈에 가득 들.. 2022. 7. 21.
<알 럽 트래블 / 월남유감> 호이안(Hoi An)에서 영산포를 추억하다 투본 강(Thu Bon River)을 끼고 건설된 호이안(會安) 작고 아름답다. 호이안 하면 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삶의 속도가 천천히 흐르고 전통과 문화와 건축과 음식이 고스란히 잘 보존되어 있는, 그래서 어떤면으로는 엔티크한 레고마을로 착각이 들 정도이다. 거기에다 해가 지고 거리에 홍등이 밝혀지고 강물에 촛불을 밝힌 꽃배가 떠내려가기 시작하면 어디에서도 보기힘든 낭만적인 도시로 변모한다. 하지만, 깨끗하고 조용하다는 옛 호이안의 명성은 이제는 찾아보기 힘들다. 몰려드는 여행자와 상인들로 북적대 소란스럽다 못해 혼란스러울 지경이다. 거기에다가 하수처리 시설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아서 은근하게 도시 전체에서 결코 상쾌하지 냄새가 떠나질 않는다. 말로만 세계문화유산이고 함부로 증개축을 할 수 있다고 떠들어.. 2022. 7. 15.
<알 럽 트래블 / 월남유감> 호이안(Hoi An)으로 가는 오픈 투어 버스 숙소로 돌아오는 골목길에서 달랏에서 제법 유명하다는 베트남 요리실습 교실(쿠킹 클래스)를 만났다. 수업이 아니라 강사들이 요리연습을 하는 것을 목격하고는, 한참동안 구경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좀 더 일찍 알아서 시간만 있었다면 한번 그 프로그램에 직접 참여해 보았을 것을 하는 아쉬움이 진하게 남았다. 그런 로컬 요리실습에 대한 아쉬움에다가 달랏에서 보내는 마지막 밤이 못내 아쉬워 호텔 바로 뒤편 언덕에 있는 제법 유명하다는 레스토랑엘 갔다. 달랏 특유의 베트남 음식을 마음껏 먹어 볼 요량이었다. 메뉴판에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음식들이 담겨있었지만, 정작 사진에 담긴 음식 종류는 별로 없었다. ‘까짓 꺼, 한 번 실컷 먹어보자’고 조카와 손녀가 번역기까지 동원해서 다양하게 주문.. 2022. 7. 10.
<알 럽 트래블 / 월남유감(越南有感)> 카르페 디엠! 달랏! '카르페, 카르페, 카르페 디엠!'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키팅 선생님은 그의 어린 학생들을 향해 로마의 시인 호라티우스의 시를 인용하여 열정적으로 외친다. 'Carpe, carpe, carpe diem, quam minimum credula postero!' '지금 이 순간을 잡아라. 가급적 내일이라는 말은 최소한만 믿어보는 거야.' 'Carpe, carpe, carpe diem, Seize the day boys.' 'Make your lives extraordinary.' '카르페 디엠. 이 순간을 잡아라. 너에게만 허락된 삶을 사는거야.' 굳이 기독교적 종말론까지는 아닐지라도 모든 순간을 저렇게 절실하게 살 수는 없겠지만, 이제껏 살아오면서 과연 몇 번이나 저렇게 삶을 진지하게 성찰해 보았.. 2022. 7. 6.
<알 럽 트래블 / 월남유감> 달랏에서 만난 베트남 사회주의 공화국 사람들.... 산정호숫가에 랏족이 모여 사는 마을을 달랏(Da Lat) 이라고 불렀다. 달랏이라는 곳에 이르면 꽃과 소나무 숲으로 가득한 아름다운 호수 전경이 펼쳐져 있다. 베트남에서 가장 낭만적이고 아르다운 곳이라고 현지인들은 지금도 입을 모아 칭송을 그치지 않는다. 방문객의 절대다수는 베트남 현지인들이다. 결혼한 베트남 사람들은 최고의 신혼여행지로 달랏을 꼽는데 전혀 주저하지 않는다. 잘 정돈된 마치 파라다이스와도 같은 인공호수(Tuyen Lam Lake) 주변으로 조성된 다양한 조각상들과 꽃들로 가득한 정원에서 다양한 포즈로 기념사진을 찍기도 하고, 하얀 백조 보트를 타고 호수 저편으로 나아가기도 한다. 이 소식이 점점 세상에 전해져서 이제는 세계 도처에서 많은 여행객들이 찾아오는 베트남 관광의 명소로 탈바꿈하고.. 2022. 6. 29.
<알 럽 트래블 / 월남유감> 프랑스가 달랏(Da Lat)으로 간 까닭은? 넬슨제독이 이끄는 절대적 열세의 영국해군이 나폴레옹의 프랑스 해군이 지원하는 스페인 무적함대를 트라팔가 해전에서 궤멸시켜 버렸다. 세계 전쟁사에 위대한 승리로 기록된 이 사건을 기점으로 영국은 사실상 당대 최강의 국가로 우뚝 서게 되었다. 이제 더 이상 거칠 것이 없었다. 이 여세를 몰아 영국은 해외 식민지 건설에 박차를 가해서 마침내 ‘해가지지 않는 대영제국’을 건설하게 되었던 것이다. 아시아와 아프리카와 아메리카 대륙에 걸쳐 유니온 잭(영국 국기)은 온 세상에 나부끼기 시작했던 것이다. 이러한 거대한 식민지 건설의 배후에는 영국인 B.디즈레일리와 J.챔벌린, 그리고 케이프타운 식민지 관리인이었던 C.로즈가 있었다. 이들은 고대 이집트 시대에서부터 계획은 있었으나 실행되지 못했던 수에즈 운하를 프랑스가.. 2022. 6. 26.
<알 럽 트래블 / 월남유감> 호치민(胡志明), 그리고 사이공(Saigon).... 부족한 저의 글을 꾸준히 읽어주시는 고마운 분들에게 이쯤에서 한 가지 질문을 드리고 싶어졌다. “능력만큼 일하고, 일한만큼 소득을 얻는다.”라는 표현은 주로 어떤 사회에 사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말일까? 지극히 간단명료해 보이고 단순하기까지 한 질문에 대한 답을 꺼내지 못할 사람은 아마도 전혀 없을 것이다. 이것은 형이상학적인 질문도 아닐뿐더러 우리가 항상 주변에서 일상처럼 겪는 지극히 평범한 생활 속에 해답이 있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정답은 과연 무엇일까? 단언 할 수는 없겠지만......... 아마도 내 생각에는...... 답변들 중의 거의 대부분이 틀렸을 것이라는 슬픈 확신을 가지고 있다. 누구나가 이 질문이 어떤 것을 가리키고 답이 무엇인지는 알고 있지만........ 꺼내든 답변과.. 2022. 6. 23.
<알 럽 트래블 / 월남유감(越南有感)> 베트남을 여행하다보면 아주 가끔 다분히 구시대적인, 호기심을 자극하는 장면들을 목격하곤 한다. 이번 여행에서도 인산인해와 불야성을 이루는 현지인들로 가득차고 넘쳐나는 달랏의 야시장과 한국인 여행자들이 유독 붐비던 호이안의 올드 시티에서 그 같은 광경을 다시 목격하고 말았다. 여러 나라를 여행하면서 그네들의 역사와 생활문화에 관심이 많은 나로서는 이 장면들을 목격하면서 또다시 엄청난 호기심이 일어나고 온갖 상념들이 머릿속을 가득 채워가기 시작했다. 달랏의 야시장과 호이안의 여행자 거리가 삽시간에 혼란 속으로 빠져들고 말았다. 베트남 당국의 치안 질서유지를 위한 노점상 단속이 시작된 것이다. 우리의 지나간 현대사 속에서도 이런 해프닝은 다반사로 있어왔다. 하지만 지금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들은 이제껏 .. 2022. 6. 18.
<알 럽 트래블 / 베트남> 월남유감(越南有感) 여행에 관한 한 우리 부부의 생각과 취향은 상당히 닮았다고 확신한다. (열심히 일하고 건강하게 생활하며, 자신의 두 발로 걸어 다닐 수 있을 때 까지 최대한 여행의 기쁨과 자유를 누리자) 라는 것이 우리가 추구하는 목표이다. 조금 더 솔직하게 표현한다면 ‘오로지 여행할 생각으로 일하고 생활 한다’라는 표현이 더 적합할지도 모르겠다. 여행을 포함하여 앞으로 남아있는 우리에 삶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우리 둘이 상의하고 노력하고 해결해 나간다는 원칙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 하나뿐인 아들에게 조차도 바라는 것도 특별히 남겨 줄 것도 없이...... 그저 서로의 삶에 대해서 지켜보아 주고 격려해 주고 기도해 주기를 바랄 뿐이다. 엄마 아빠의 삶은 끝날 까지 오로지 우리 두 사람의 몫이고, 아들 딸(며느리) 공.. 2022. 6. 16.
(르네상스 산책) 르네상스의 보고(寶庫) 우피치 미술관 1478년 4월 26일. 부활절을 맞이한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대성당 광장 피렌체 두오모 광장(Cattedrale di Santa Maria del Fiore)은 그야말로 인산인해의 상황을 맞이하고 있었다. 부활절을 맞이하여 인구 십만 명의 피렌체 주민이 모두 쏟아져 나온 것은 물론 인근 카타니아 지방의 주민들까지 합세하였으니 도시 전체가 그야말로 사람들의 물결로 넘쳐나고 있었던 것이다. 어느 날인가부터 세상은 이 도시를 꽃의 도시(Florence)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그 이름에 걸맞게 천 년을 훨씬 넘긴 이 도시는 고혹적이면서도 탐스러울 만큼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도시로 변모해 갔다. 수많은 학자와 예술가와 문학가들이 이 아름다운 도시로 속속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메디치 가문이 금융업으로 성공하고 피.. 2022. 3. 18.
<르네상스 산책> 홀연히 중세(中世)에 피어난 한 떨기 들꽃 같은 도시 '피렌체' 오늘도 피렌체의 거리엔 비가 종일토록 주룩주룩 내린다. 어제도 그러했고 또 내일까지도 비가 예보되어 있다. 잔뜩 찌프린 날씨나 영상을 조금 웃돌고 있는 기온보다 도심의 골목을 통해 쏟아져 들어오는 매서운 바람이 길을 나선 여행자들의 발걸음을 힘겹게 만들고 있다. 갑자기 피렌체가 낯설게 느껴지기 시작한다. 불현 듯 알 수 없는 막연함이 결코 틀린 적이 없는 슬픔 예감처럼 스멀스멀 피어오르기 시작한다. 처음 피렌체를 방문했을 때의 날씨는 가히 예술이었다. 봄꽃들이 피어나기 시작했으며 오렌지가 주렁주렁 매달려 익어가고 있었다. 지난해 방문에서는 대체로 온화한 날씨였고 이틀인가는 비가 내렸지만 전혀 여행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는 아닌 흐린 날 정도라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번 여행은 달랐다. 우선 춥고 이동이 .. 2022. 2. 23.
어긋나버린 제주(濟州島)여행 '여객선 타고 우도(牛島)까지' 지난해 첫날 아침에 우리는 희망과 배반에 대해서 말했습니다. 설레임에 대해서만 말해야 하는데 두려움에 대해서도 말했습니다. 산맥을 딛고 오르는 뜨겁고 뭉클한 햇덩이 같은 것에 대해서만 생각하지 않고 울음처럼 질펀하게 땅을 적시는 산동네에 내리는 눈에 대해서도 생각했습니다. 오래 만나지 못한 사람들에 대한 그리움과 느티나무에 쌓이는 아침 까치 소리를 들었지만 골목길을 둔탁하게 밟고 지나가는 불안한 소리에 대해서도 똑같이 귀 기울여야 했습니다. 새해 첫날 아침 우리는 잠시 많은 것을 덮어두고 푸근하고 편안한 말씀만을 나누어야 하는데 아직은 걱정스런 말들을 함께 나누고 있습니다. 올해도 새해 아침 첫날 절망과 용기에 대해 이야기 하였습니다. --- 어느 이의 시집 ‘당신은 누구십니까’ 중에서 매우 낡고 오래된.. 2022. 2. 17.
'걸어서 제주(濟州島) 속으로' <5> 현재 제주도의 공식 명칭은 제주특별자치도(濟州特別自治道)다. 2006년에 승격된 제주특별자치도는 우리나라에선 아주 특별한 광역지방자치단체 라고 할 수 있다. 특별법에 의하여 자치경찰제도의 실시, 교육자치권의 확대, 그리고 대한민국 중앙정부의 직접적인 통제 권한의 일부를 합법적으로 이양 받아서 자치입법권과 자치재정권을 위임 내지는 부여받고 있는 아주 특별한 지역이다. 관광특구로 지정되어 상당수의 해외여행객들이 무비자로 제주도를 드나들 수 있는 경우가 그 한 사례가 되겠다. 비수교권 여행자가 대한민국을 방문하려면 반드시 비자가 필요하지만, 제주도에 한해서만은 자기 집처럼 드나들어도 된다는 말이다. 이유는 단 하나, 와서 돈을 펑 펑 쓰고 가라는 말이다. 외국인의 부동산을 포함한 투자제한도 대단히 자유롭게 제.. 2022. 2. 6.
'걸어서 제주(濟州島) 속으로' <4> 많은 현대인들 중에는 적지않은 숫자가 홀로 있을 때에도 타인을 의식하여, 혹시나 누군가의 시선이 자신을 지켜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여 어느정도 행동거지에 제한을 받고 있다고 한다. 자유의지로 민주주의와 자본주의가 잘 제도화된 세상에 살면서도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전혀 자유롭게 살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들이 거듭 반복되어 일상이 되어버린다면, 그런 것을 병이라고 까지 하기는 어려울지 모르겠지만 바람직한 현상이라거나 온당하다고는 말하지 못하겠다. ‘원치 않는 마음의 병이 신독(愼獨)에 이르면 수기(修己) 라는 것이 그리 녹녹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그제야 깨닫게 된다’는 옛 성현들의 가르침이 생각나는 대목이다. 자신의 의지대로 자유롭게 산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음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개개인의 .. 2022. 1. 30.
'걸어서 제주(濟州島) 속으로' - 세 번째 이야기 ‘차를 가지고 가니까, 이번 제주도 여행에서 돌아올 때는 세 가지를 가득 싣고 돌아올래.’ 여행을 계획할 때부터 챠밍여사는 여행에 대한 기대만큼이나 가져오고 싶은 세 가지에 설렘을 넘어서 약간의 집착까지 보였다. ‘내가 호암지를 돌때마다 그렇게 가지고 싶었던 억새를 한 아름 꺾어서 가지고 올래. 거실 한 구석을 수북하게 장식할 거야. 서해안의 조개껍질은 색깔이 뽀얗지 못했는데 제주도에 가면 소라랑 조개껍질을 한 보따리 주워 올 테야. 그리고는....... 올망졸망 예쁜 조약돌을 한가득 주워 올래. 알았지? 차의 공간이 허락할 때까지 가득 싣고 오는 거다?’ 이건 숫제 신신당부가 아니라 거의 협박성 강요 수준이다. ‘태리 할머니야. 자연보호를 생각해야지. 자연은 본래의 있던 자리에 그대로 놓여 져야 하는 .. 2022. 1. 27.
카메라만 손에 들고 훌쩍 떠나는 '걸어서 제주 속으로' <2> 내 고향 충주(忠州)에는 이미 널리 알려진 명승지가 차고 넘쳐날 정도로 산재해 있다. 그중의 하나인 남산성(南山城)은 마고성(麻姑城) 혹은 마고할미성으로 불리는데, 거기에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옛날 옛적 하고도........ 아주 먼 까마득한 시대에 금단산 수정봉에 선녀 하나가 몰래 숨어살고 있었다고 한다. 하늘나라에 살던 마고선녀가 무슨 이유에서인지 하늘나라 계율을 기키지 않고 함부로 많은 사람을 죽여서 결국 천제의 노여움을 사게 되어 도망쳐 숨어 살고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결국엔 천제에게 붙잡혀서 하천산 누독복으로 유배되어 혹독한 노동형에 처해졌다. 선녀는 500년간이나 낮이고 밤이고 힘든 노동을 하며 속죄와 반성의 시간을 가졌다. 이를 기특하게 지켜보던 천제께서 마고선녀(麻姑仙女)에게.. 2022. 1. 12.
카메라만 손에 들고 훌쩍 떠나는 '걸어서 제주(濟州島) 속으로' 여행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고 하루하루를 산다는 것은.... 아니, 상실한 채 살아간다는 것은 힘겨운 일상의 연속일 뿐이다. 비루하고 참담한 심정마저 들 정도이다. 거기에다 이렇게 갇혀버린 듯한 일상의 반복이 개인적인 내 자신의 문제가 아니라 코로나 19라는 대대적인 사회적 문제로 부터 생겨난 것이라 생각하면 어쩔 수 없다는 체념을 넘어서서 솔직히는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 해야겠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잘못되었는가 보다는 과연 이 사태가 언제 끝이 날것인가에 초점이 쏠린다. 코로나 사태가 생겨난 후로....... 한 해가 지나더니 어느새 또 새로운 한 해가 덧없이 지나가고 있다. 허탈하다. 어느새 나이 육십 줄을 훌쩍 뛰어넘고 있다고 생각하니 어떤 서글픔을 지나 아주 조금은 알 수 없는 억울함 같은 것.. 2022. 1. 7.
<체크 이슈> 이슬람은 이제 어디를 향하는가? 1991년 동서냉전이 종식되자 세계는 당연하게 승자독식의 일극체제가 되었고 이는 곧 미국이 지구상의 유일한 초강대국이 되었음을 확인시켜 주는 계기가 되었다.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20세기에 들어서만도 히틀러의 나치독일을 물리쳤고, 소련이 유럽과 세계로 사회주의 이데올로기를 확대 시키는 것을 제재하여 끝내는 성공을 이루어냈다. 일본의 태평양 지배와 아시아 장악 시도를 물리친 것도 역시 미국의 공로였다. 그렇다면 이제부터 지구상 유일한 초강대국이 된 미국이 장차 나아갈 길은 무엇인가? 미국이 역사의 전면에 등장할 때부터 그들은 언제나 자유 민주주의와 자본주의 방식의 자유 시장경제를 주장해 왔다. 그렇다면 독보적인 초강대국 미국이 주도하고 이끌어가는 세계는 그 후로 민주주의와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찬란한 꽃이.. 2021. 12. 18.
<체크 이슈> 은폐된 진실과 버려진 사람들이 사는 나라 (아프가니스탄) 역사에 상당한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 할지라도 아케메네스 왕조(Archaemenes)를 기억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것 같다. 오랜 세월동안 아케메네스 왕조라 불러왔지만, 이는 아버지에 대한 아들의 지극한 효심과 존경의 표시였을뿐, 현실을 고스란히 반영했다면 차라리 테이스페스 왕조(Teispes) 라고 불렀어야 하지 않았을까 싶다. 부족사회를 넘어 국가의 기틀을 마련한것은 아케메네스가 분명하지만 아들인 테이스페스에 이르러 정식으로 국가를 건국했으며, 이를 뛰어넘어 인류역사에 커다란 획을 긋는 대제국으로 발전시켰기 때문이다. 테이스페스는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의 3개 대륙에 걸친 대제국을 건설했다. 이쯤되면 '아케메네스 왕조가 도대체 누구란 말인가?' '어째서 역사 시간에 들어보질 못했지?' 라고 생각할 지도.. 2021. 12. 15.
<체크 이슈> 왜곡된 진실과 편견을 넘어서면 이슬람이 보인다 기독교는 사랑을 이야기하고 이슬람교는 평화를 외친다. 이것을 전제로하여 재해석한다면 종교와 폭력은 본질적으로 양립할 수가 없는 것이다. 어떤 이유로든 종교가 폭력을 수반하는 일이 벌어진다면, 사실상 그것은 종교가 이미 종교이기를 포기했다고 밖에 볼 수 없게되는 것이다. 사랑과 평화를 최고의 가치이자 존재의 이념으로 생각하는 종교에서 어떻게 폭력을 끌어들일 수 있단 말인가? 이는 자기부정을 넘어서 종교 존립의 정당성을 심하게 훼손하는 것은 물론 창조주이자 하나뿐인 신의 존엄성을 부정하는 일인 것이다. 그렇다면 현실은 과연 어떤가? 인류가 이제껏 써내려 온 역사속에서 종교와 폭력은 과연 엄격하게 분리되어 왔는가? 기록된 폭력의 역사중에서 거의 대부분은 종교 때문에 벌어졌거나, 거기에서 기인한 폭력 사태가 절.. 2021. 11. 15.
가을 단풍은 지고 낙엽의 정취만 남았구나 <대둔산> 내가 계절 변화에 민감한편 이라고까지 말할 수는 없다해도 그렇게 무덤덤하다고도 생각되지 않는다. 추적추적 비가 지루할 정도로 내리는 날에는 무작정 비를 맞고 걸어다니기도 하고, 특히 봄날 숲이 곱게 파스텔톤으로 물들었을 즈음에 비가 내리면 여하한 경우에라도 차를 몰고 시골길을 달려야만 하는 나름은 감성적 본능에 대단히 충실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화려한 가을은 그다지 반기지 않는편이다. 가을과 겨울의 딱 중간쯤에서 길가에 수북히 떨어진 낙엽들이 타들어가면서 제 빛을 잃어가고, 앙상해진 나뭇가지에 겨우 남아서 떨고있는 잎새 위로 겨울을 재촉하는 비라도 내리는 날에는 무작정 훌쩍 어디론가 떠나버리곤 했었다. 눈 보다는 비가 좋고, 화창한 날 보다는 부슬부슬 비가 내리는 날이 좋다. 오염된 산성비를 주위에서 염.. 2021. 11. 9.
(check issue) 오늘의 시선으로 재조명해 보는 이슬람. "만약에 신(神)이 자신의 전능함을 거창하게 드러내 보여주기 위하여 악마(惡魔)를 창조하였으며 처절하고도 스펙터클한 전쟁을 거쳐 마침내 거룩한 승리를 쟁취하였다면, 그 전쟁의 과정에서 파생된 엄청난 피해에 대해서는 분명히 신에게 엄청난 책임이 있어야만 하는것이다." --- 아놀드 J 토인비. 62해 째를 살아가고 있는 나에게 있어서 가장 오랜 시간동안 나의 정신적 영역을 지배하고 있고 현재에도 진행형인 과제라고 할 수 있겠다. 평생동안 내가 떠앉고 살아갈 숙제라고 해야하겠다. 아담과 하와가 뱀의 꼬득임에 선악과를 따먹음으로써 모든 악함이 생겨났다고 한다면......... 그것은 참으로 치졸한 신의 변명(기독교적 관점)이라고 면전에서 격하게 따지고 싶은 심정이다. 신(神)은 조물주이시며 창조주이시다. 온 .. 2021. 10. 24.
<Check Issue> 이슬람(Islam)은 누구인가? 우리세대는 다분히 이분법적인 문화와 가치관과 교육환경 속에서 성장했다. 당시의 세상은 공산주의와 민주주의의 한치도 서로간에 양보할 수 없는 치열한 전쟁터였다. 공산주의의 수괴인 소련과 민주주의의 수호자인 미국의 승패에 따라 그들을 지지하는 수많은 나라들의 희비도 극심하게 갈렸다. 세계는 흑과 백의 진영으로 갈렸고, 이는 곧 선과 악의 대결로 받아들여졌다. 또한 그것은 영원히 끝날것 같지 않은 인류에게 내려진 처참하고도 가혹한 거부할 수 없는 운명이었다. 세상이 그런 시대였으니...... 그런 세태 속에서 교욱받으며 성장한 우리 세대에게는 떨쳐낼 수 없는 아픔과 지워질 수 없는 상처가 깊게 새겨져 있다고 생각한다. 대학에 가서야 (제 3 세계)를 새롭게 인식하기 시작했고, (개발도상국) 이라는 단어가 가지.. 2021. 10. 12.
추석맞이 가족 나들이 (2021년) 'A san with only patterns.' 우리 하나뿐인 아들의 새로운 별명은 '무늬뿐인 아들' 이다. 거진 일 년쯤 되었지 싶다. 하지만 그런 별명의 호명권은 오로지 한사람 챠밍여사에게만 허용된다. 어쩌다 내가 '무늬.......' 정도만 입에 담아도 청천벽력과도 같은 불호령이 떨어진다. 어디까지나 이 별명은 신성불가침의 영역에 해당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 시작은 뭐 대충 이랬다. TV에서 (인간극장) 이라는 프로를 실컷 보고 난 챠밍여사 입에서 쌩뚱맞게 튀어나오는 말에 '자식을 낳을것이라면 어찌되었건 딸은 꼭 있어야 돼. 딸이 있어야 엄마 마음을 헤아려 주고 살갑게 대해주지. 아들은 있으나 마나야. 겉으로 무늬만 그럴싸하지........ 나이들면 딸이 꼭 필요해 지는거야.' 라고 혼자 푸념.. 2021. 9. 29.
(알 럽 트래블 / 르네상스 산책) 지오토의 종탑에 올라서면 르네상스가 보일까? 여행자들의 발걸음을 조금만 뒤따라 가다보면 대부분의 여행자들이 우선 장소적인 전제조건을 기반으로 해서 시각적. 청각적. 미각적인 여행을 추구한다는 것을 느끼곤 한다. 미리 선정해 둔 장소를 찾아가 눈으로 보고 사진을 찍고 동행자나 안내자에게 어떤 설명을 듣고, 더하여 토속적이던 로컬이던 음식문화 까지를 즐기면서 그속에서 여행의 멋과 맛을 누리는것을 우선으로 하는 여행을 말한다. 나의 여행이라고 해서 그것들과 특별나게 다를 것은 없다. 다만, 내 방식의 여행에는 장소적인 전제조건 외에 시간적인 그리고 공간적인 개념이 추가되는 여행이야말로 바로 내가 추구하는 여행이라고 말할 수 있다. 어떤 시대나 특별한 미술품이나 건축물을 만나면 나의 생각이나 사고는 어느새........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그 시대 그.. 2021. 9. 16.
(알 럽 트래블 / 르네상스 산책) 르네상스는 몇 몇 유명 미술품이 전부가 아니다. <피렌체> 피렌체의 관문인 산타 마리아 노벨라 역에 드디어 기차가 멈춰 섰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목적지에 마침내 도착한 것이다. 꽃의 도시라 불리는 르네상스의 발상지 '플로렌스에 아름답게 수놓아 있는 진짜 르네상스'를 챠밍여사에게 직접 보여주고 싶어서 계획한 여행이었다. 기차에서 내리자 마자 나는 배낭을 둘러메고 대합실 구내에 있는 서점 겸 카페로 향했다. '어디로 가는건데? 화장실 부터 가는거야?' '아니야. 구내 카페 커피머신 뒤에 흘려놓은 내 마음부터 찾으러 가는 길이야. 커피 한 잔 마시면서 마음을 찾아 텅 빈 가슴부터 좀 채우려고...........' '헐!!!!! 진짜 어이가 없군. 헤푸기만 하고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그 넘의 마음을 다시 찾으면 뭐해? 금방 또 훌려놓을 거면서....... 2021. 9. 7.
(알 럽 트래블 / 르네상스 산책) '참살이'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도시 <오르비에토> 오르비에토(Orvieto). "언덕 위의 작은 마을로 기억되며 끊임없이 여행자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곳, 소박하지만 그렇다고 초라하지는 않은 오르비에토는 도시 전체가 자아내는 분위기가 은은한 멋을 풍기는 도시이다. 인생에서 한번 즈음은 천천히 걸으면서 자신을 돌아보라는 듯 사이사이 많은 골목길을 지니고 있는 오르비에토는 '슬로 시티 운동'이 시작된 곳이기도 하다. 그런 느림의 철학이 있었기에 교황들이 즐겨 마실 정도로 질 좋은 와인을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중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골목 사이를 천천히 거닐면서 전통 수공예품도 구경하고 이름모를 작은 바에 앉아 시원한 화이트 와인을 즐기는 여유를 가져보자." --- 여행 안내책자 (이탈리아 데이) 중에서 그곳에는 오르비에토의 상징이랄 수 있는 .. 2021. 8. 25.
(알 럽 트래블 / 르네상스 산책) 오르비에토는 교황을 위한 전원속의 농장이었다. 이른 아침 시간에 호텔에서 체크 아웃을 마치고 서둘러 테르미니역으로 향한다. 오늘은 로마를 떠나 피렌체로 이동하는 날이다. 이탈리아에서 내가 아끼는 문화유산을 하나만 꼽으라면 너무도 당연하게 (판테온)을 꼽겠지만, 하나의 도시를 꼽으라면 나는 죽으나 사나 피렌체다. 굳이 어떤 이유를 달지 않아도 무조건 나는 피렌체가 좋다. 그 도시와 골목들과 그곳의 느낌들이 늘 그리운 사람이다. 오늘이 바로 이번 여행에서 간절하게 기다리고 또 기다리던 '꽃의 도시'라는 이름을 가진 플로렌스로 이동하는 날이다. 이탈리아 기차여행에서 가장 사랑받고 있는 유명한 노선은 로마 테르미니역에서 피렌체 산타마리아 노벨라역 구간이다. 고속철로 약 1시간반 정도 소요된다. 이 노선은 늘 여행객으로 붐비며 그런만큼 요금 또한 거진 항공편.. 2021. 8. 11.
(알 럽 트래블) 경북 봉화로 모처럼 캠핑 여행을 떠나다(에피소드 3) 무던히도 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어느 여름날 아버지는 어린 아들의 손을 잡고 숲속으로 나들이를 갔다. 계곡으로 찾아드는 시원한 바람에 아들의 눈거풀이 무거워지는 것을 느낀 아버지는 커다란 느티나무 아래 벤치에 아들을 눕히고는 가만히 머리를 쓰다듬었다. 금새 잠이 들것만 같았던 아들이 몸을 뒤척이자 주변을 살피던 아버지는 숲의 이곳저곳에서 유난히 우렁차게 들려오는 매미의 울음소리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다. 아니나 다를까. 잠든 줄 알았던 아들이 가녀린 손으로 가리키고 있는 고목나무에는 매미 한 마리가 매달려 움직이고 있었다. '매미 울음 소리가 너무 시끄럽지? 아빠가 쫓아버릴까?' '괜찮아. 아빠. 그러면 매미가 너무 불쌍하잖아?' '매미가 왜 불쌍해? 다른 나무에 가서 실컷 울면되지?' '선생님이 그러셨어... 2021. 7.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