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 여행3 (알 럽 트래블) 경북 봉화로 모처럼 캠핑 여행을 떠나다(에피소드 3) 무던히도 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어느 여름날 아버지는 어린 아들의 손을 잡고 숲속으로 나들이를 갔다. 계곡으로 찾아드는 시원한 바람에 아들의 눈거풀이 무거워지는 것을 느낀 아버지는 커다란 느티나무 아래 벤치에 아들을 눕히고는 가만히 머리를 쓰다듬었다. 금새 잠이 들것만 같았던 아들이 몸을 뒤척이자 주변을 살피던 아버지는 숲의 이곳저곳에서 유난히 우렁차게 들려오는 매미의 울음소리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다. 아니나 다를까. 잠든 줄 알았던 아들이 가녀린 손으로 가리키고 있는 고목나무에는 매미 한 마리가 매달려 움직이고 있었다. '매미 울음 소리가 너무 시끄럽지? 아빠가 쫓아버릴까?' '괜찮아. 아빠. 그러면 매미가 너무 불쌍하잖아?' '매미가 왜 불쌍해? 다른 나무에 가서 실컷 울면되지?' '선생님이 그러셨어... 2021. 7. 30. (알 럽 트래블 / 숲과 계곡을 찾아 모처럼 캠핑 여행을 떠나다. 청암정을 나와서 너른 닭실마을 들판을 휘감아 돌아가는 뚝방길을 가다보면 마을 공터의 주차장이 보일 즈음에 하천을 가로지르는 작은 다리가 하나 모습을 드러낸다. 다리를 건너자 마자 다시 급하게 우측으로 꺽어서 뚝방길을 오르다 보면 경관이 아주 수려한 계곡을 끼고 산자락을 돌아가는 숲길이 나타난다. 어딘가에 공사가 있었던듯 중장비 바퀴자국이 선명하고 숲길 곳곳에 나뭇가지를 모아 쌓아놓은 무더기들이 여기저기 보였다. 혹시라도 지나가는 차량이 있을까 몰라 수풀더미 너머까지 깊숙하게 차를 주차시키고 걸어 들어가기로 한다. 지금에야 누구라도 당연한듯이 봉화읍에서 울진 방향으로 향하는 국도 36번 도로의 기찻길 굴다리를 빠지자마자 매우 위험스레 나타나는 급커브를 가로질러 닭실마을에 들렸다가 너른 들판에서 우측은 충재.. 2021. 7. 17. (알 럽 트래블 ) 모처럼 찾아온 8년만의 캠핑 나들이(경북 봉화여행) 가슴 속에서 무엇인가가 스멀스멀 피어오르기 시작하면 나는 또 때가 되었음을 깨닫고 천천히 떠날 준비를 하곤 한다. 참으로 오래된 태생적인 역마살 때문이다. 그런데 그 인다리와도 같았던 역마살도 나이 60이 가까워지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어느때 부터인가 조금씩 조금씩 변해가는 것에 나 스스로도 적지않게 놀라곤 했다. 한 사람에 대한 그리움과 안스러움이 시간이 지날수록 자꾸 더해져만 가는 것이 그 이유였다. 그래서 젊은날과는 전혀 다른 생각과 방식의 '더불어 함께하기 위한 여행'을 시작하게 되었다. 죽으나 사나 한 사람의 손을 꼭 부여잡고 보폭을 맞추어가면서 미리 그 사람의 마음속을 꿰뚫어보고 헤아려가면서 어떻게든 즐거운 시간과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 남겨주려고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여행이란 말이야. 낯선 .. 2021. 7. 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