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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럽 트래블17

<알 럽 트래블 / 르네상스 산책> 우피치 미술관(Uffizi)과 보티첼리 (2) 보티첼리의 스승이자 그에게 크게 영향을 끼친 화가 필리포 리피(Filippo Lippi)의 발자취를 따라가다 보면 그가 남겨놓은 작품의 수가 엄청나게 많다는데 새삼 놀라게 된다. 진위의 여부를 놓고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몇몇 작품을 제외하고서도 실로 엄청난 숫자의 작품을 그는 남겨 놓았다. 작품 하나하나를 보다보면 ‘이건 보티첼리 그림이 아니야?’ ‘이건 안젤리코 그림인 것 같은데?’ 하는 의구심이 생겨나기도 한다. 그러다보니 사방에 흩어져 있는 잘 알려진 필리포의 대표작 중에서도 심심찮게 진위 여부가 학자들의 입방아에 오르기도 하는데........ 그 중에서도 가히 필리포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으면서도, 그 작품이 필리포 리피가 직접 그린 작품이라는데 전혀 이의가 없는 진품(?)을 하나 고른다면 당연히.. 2022. 8. 29.
(알 럽 트래블 / 르네상스 산책) 오르비에토는 교황을 위한 전원속의 농장이었다. 이른 아침 시간에 호텔에서 체크 아웃을 마치고 서둘러 테르미니역으로 향한다. 오늘은 로마를 떠나 피렌체로 이동하는 날이다. 이탈리아에서 내가 아끼는 문화유산을 하나만 꼽으라면 너무도 당연하게 (판테온)을 꼽겠지만, 하나의 도시를 꼽으라면 나는 죽으나 사나 피렌체다. 굳이 어떤 이유를 달지 않아도 무조건 나는 피렌체가 좋다. 그 도시와 골목들과 그곳의 느낌들이 늘 그리운 사람이다. 오늘이 바로 이번 여행에서 간절하게 기다리고 또 기다리던 '꽃의 도시'라는 이름을 가진 플로렌스로 이동하는 날이다. 이탈리아 기차여행에서 가장 사랑받고 있는 유명한 노선은 로마 테르미니역에서 피렌체 산타마리아 노벨라역 구간이다. 고속철로 약 1시간반 정도 소요된다. 이 노선은 늘 여행객으로 붐비며 그런만큼 요금 또한 거진 항공편.. 2021. 8. 11.
(알 럽 트래블) 경북 봉화로 모처럼 캠핑 여행을 떠나다(에피소드 3) 무던히도 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어느 여름날 아버지는 어린 아들의 손을 잡고 숲속으로 나들이를 갔다. 계곡으로 찾아드는 시원한 바람에 아들의 눈거풀이 무거워지는 것을 느낀 아버지는 커다란 느티나무 아래 벤치에 아들을 눕히고는 가만히 머리를 쓰다듬었다. 금새 잠이 들것만 같았던 아들이 몸을 뒤척이자 주변을 살피던 아버지는 숲의 이곳저곳에서 유난히 우렁차게 들려오는 매미의 울음소리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다. 아니나 다를까. 잠든 줄 알았던 아들이 가녀린 손으로 가리키고 있는 고목나무에는 매미 한 마리가 매달려 움직이고 있었다. '매미 울음 소리가 너무 시끄럽지? 아빠가 쫓아버릴까?' '괜찮아. 아빠. 그러면 매미가 너무 불쌍하잖아?' '매미가 왜 불쌍해? 다른 나무에 가서 실컷 울면되지?' '선생님이 그러셨어... 2021. 7. 30.
(알 럽 트래블 / 르네상스 산책) 골목을 지나면 보이는것은 온통 로마(Roma)뿐 길(路)은 앞사람에 대한 신뢰에서 생겨난다. 아무도 간적이 없는 원시상태의 자연속을 누군가가 처음 지나갔을때 그것은 흔적일 뿐이다. 그렇게 어떤이가 이미 앞서서 지난간 흔적을 따라 누군가가 뒤따라 같은 장소를 지나간다면 그제서야 비로소 길이 생겨나게 되는 것이다. 거기에는 어떤 방향이나 목적이 같거나 비슷해야만 하는 전제가 따르겠지만 보다 중요한것은 앞사람에 대한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만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하여 길은 앞선사람에 대한 신뢰에서 생겨났다고 나는 늘 생각하고 있다. 하여 나의 여행(길)은 늘 앞선 세대의 발자취를 살피고 느껴보고 깨우치고자 하는 일상의 연속이라 할 수 있겠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있어서 이제는 길(路)이 꼭 교통 수단으로서의 길(road)만을 뜻하지는 않는다. 어떤 .. 2021. 2. 6.
(알 럽 트래블 / 르네상스 산책) 라파엘로의 방에서 (아테네 학당)을 만나다 피렌체에서 찬란하게 꽃을 피운 르네상스가 로마와 베네치아에서 마저 꽃을 피우고 나서야 서서히 알프스 넘어 북부유럽으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이렇게 르네상스의 전성기를 멀리서 그저 바라보고 있어야만 했던 프랑스의 루이 14세는 끝내 분통을 터트리고 말았다. 그는 스스로를 '태양왕'이라 칭했을만큼 자존심이 남달랐던 사람이었다. 지상의 모든 생명체들이 오로지 태양을 향하고 의존하듯이 제국으로 성장한 프랑스가 이 세상의 중심이 되어야만 했고, 그 중심엔 태양과도 같이 위대한 자신의 의지와 권위가 굳건하게 자리잡고 있음을 만방에 과시하고 싶어하는 사람이었다. 그는 이탈리아를 화려하게 수놓고 있는 르네상스를 가지고 싶었다. 하여 레오나드로 다빈치를 비롯한 당대의 이름난 화가와 조각가와 건축가들을 파리로 초청했다. .. 2021. 2. 3.
(알 럽 트래블 / 르네상스 산책) '바티칸 미술관' - 르네상스로 가는 시간여행 브라만테(Donato d'Angelo Bramante)는 르네상스 초기를 대표하는 이탈리아의 건축가이자 화가이다. 그의 인생은 '성 베드로 대성당' 건축을 위해서 평생을 다 받쳤다 해도 결코 무리한 표현은 아닐 것이다. 그렇지만, 어찌 생각해보면 수많은 예술가 중에서 가장 억울한 사람이 아니었을까 생각되기도 한다. 미켈란젤로와의 사이에서 생겨났던 일들만 제외한다면 브라만테야말로 정말 흠잡을데 없는 아주 훌륭한 예술가였을테니까 말이다. 만약 미켈란젤로가 그렇게 크게 성공하지 못하였다면 브라만테에 대한 평가는 완전히 달라졌을테니까 말이다. 미켈란젤로가 실로 위대한 천재였으며 미술역사에 기여한 공로가 너무나도 지대하기에......... 그를 존경하고 따르고자 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사방 어디에나 언제까지나 넘.. 2021. 1. 10.
(알 럽 트래블 / 르네상스 산책) 천년왕국 바티칸은 또 하나의 제국이다. 보는 사람이나 선정 기준에 따라 조금씩 다르겠지만 소장품의 역사성을 중요시하는 관점에서 (세계 3대 미술 박물관)을 선정한다면 다음의 결과에 대부분이 수긍할 수 있을것이라고 생각된다. 영국 런던의 대영 박물관(The British Museum),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Musee du Louvre), 그리고 이탈리아 로마의 바티칸 미술관(Musei Vaticani) 이다. 물론 소장품의 규모나 숫자로 보아도 대영 박물관, 루브르 박물관, 바티칸 미술관이다. 인류의 역사와 문화와 예술을 해독하고 기록하고 보존해 나가는 가장 대표적인 이들 세 개의 박물관에는 한 가지의 공통점이 있다. 어쩌면 이 공통점은 저마다의 박물관과 미술관이 내세우는 존립의 정당성을 심하게 격하시키는 표현이 될지도 모르겠다. 이는.. 2021. 1. 5.
(알 럽 트래블 / 르네상스 산책) '바티칸' 성 베드로가 세운 또 하나의 왕국(Kingdom) 예수 그리스도는 유대인으로 태어났다. 이는 결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며 신약성서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다신교(多神敎)를 믿고있는 고대의 다른 민족들과는 다르게 유대인들은 오래전부터 유일신(有一神)을 섬겼다. 여기에는 다분히 조로아스터교의 영향이 컸을것이라 짐작된다. 신(神)은 전지전능한 존재이며 우주를 창조하였고 삼라만상을 다스린다고 여겼다. 모든 인간은 전지전능한 신의 창조물이지만, 그 신은 특별히 유대민족을 선택하셨고, 그에 대한 배려로 율법과 계율을 유대민족에게만 계시하였다고 믿고 따랐다. 인간이 참되고 가치있게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해야 하는지를 구약성서(舊約聖書)를 통하여 정확한 가르침을 주시고 계신것이다. 신은 전지전능하시며 지극히 공명정대하시다. 그런 신을 기쁘게 하는것은 .. 2020. 12.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