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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상스 산책7

<알 럽 트래블 / 르네상스 산책> 우피치(Uffizi) 미술관과 보티첼리(3) 회화(繪畵)의 역사를 들여다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약 3만5천 년 전인 구석기 시대의 동굴벽화에서 시작되었다고 보고 있다. 그것이 수렵에 성공한 성과를 남기고자 하는 기록물이었던, 아니면 다른 사람이나 자손들에게 사냥의 표적과 위험성 등을 가르쳐주기 위한 교육목적이었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아무튼 오늘날 우리가 흔히 미술품을 대하는 방식의 장식용이나 재산축적의 한 방편이 아니었던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그런 관점에서 보자면 회화는 선사시대 이래로 초기 인류가 지금의 우리와 같은 모습으로 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늘 함께 해 왔다는 이야기가 성립되는 것이라 생각된다. 결국 회화의 역사는 곧 인류문명사 그 자체라 하겠다. 인류문명사를 가만히 살펴보자면 그것은 곧 수많은 인물과 사건의 기록을 하나하나 펼쳐서 길.. 2022. 9. 10.
<알 럽 트래블 / 르네상스 산책> 우피치 미술관(Uffizi)과 보티첼리 (2) 보티첼리의 스승이자 그에게 크게 영향을 끼친 화가 필리포 리피(Filippo Lippi)의 발자취를 따라가다 보면 그가 남겨놓은 작품의 수가 엄청나게 많다는데 새삼 놀라게 된다. 진위의 여부를 놓고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몇몇 작품을 제외하고서도 실로 엄청난 숫자의 작품을 그는 남겨 놓았다. 작품 하나하나를 보다보면 ‘이건 보티첼리 그림이 아니야?’ ‘이건 안젤리코 그림인 것 같은데?’ 하는 의구심이 생겨나기도 한다. 그러다보니 사방에 흩어져 있는 잘 알려진 필리포의 대표작 중에서도 심심찮게 진위 여부가 학자들의 입방아에 오르기도 하는데........ 그 중에서도 가히 필리포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으면서도, 그 작품이 필리포 리피가 직접 그린 작품이라는데 전혀 이의가 없는 진품(?)을 하나 고른다면 당연히.. 2022. 8. 29.
<르네상스 산책> 홀연히 중세(中世)에 피어난 한 떨기 들꽃 같은 도시 '피렌체' 오늘도 피렌체의 거리엔 비가 종일토록 주룩주룩 내린다. 어제도 그러했고 또 내일까지도 비가 예보되어 있다. 잔뜩 찌프린 날씨나 영상을 조금 웃돌고 있는 기온보다 도심의 골목을 통해 쏟아져 들어오는 매서운 바람이 길을 나선 여행자들의 발걸음을 힘겹게 만들고 있다. 갑자기 피렌체가 낯설게 느껴지기 시작한다. 불현 듯 알 수 없는 막연함이 결코 틀린 적이 없는 슬픔 예감처럼 스멀스멀 피어오르기 시작한다. 처음 피렌체를 방문했을 때의 날씨는 가히 예술이었다. 봄꽃들이 피어나기 시작했으며 오렌지가 주렁주렁 매달려 익어가고 있었다. 지난해 방문에서는 대체로 온화한 날씨였고 이틀인가는 비가 내렸지만 전혀 여행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는 아닌 흐린 날 정도라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번 여행은 달랐다. 우선 춥고 이동이 .. 2022. 2. 23.
(알 럽 트래블 / 르네상스 산책) 골목을 지나면 보이는것은 온통 로마(Roma)뿐 길(路)은 앞사람에 대한 신뢰에서 생겨난다. 아무도 간적이 없는 원시상태의 자연속을 누군가가 처음 지나갔을때 그것은 흔적일 뿐이다. 그렇게 어떤이가 이미 앞서서 지난간 흔적을 따라 누군가가 뒤따라 같은 장소를 지나간다면 그제서야 비로소 길이 생겨나게 되는 것이다. 거기에는 어떤 방향이나 목적이 같거나 비슷해야만 하는 전제가 따르겠지만 보다 중요한것은 앞사람에 대한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만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하여 길은 앞선사람에 대한 신뢰에서 생겨났다고 나는 늘 생각하고 있다. 하여 나의 여행(길)은 늘 앞선 세대의 발자취를 살피고 느껴보고 깨우치고자 하는 일상의 연속이라 할 수 있겠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있어서 이제는 길(路)이 꼭 교통 수단으로서의 길(road)만을 뜻하지는 않는다. 어떤 .. 2021. 2. 6.
(알 럽 트래블 / 르네상스 산책) 로마에서는 나도 모르게 어느새 로마人이 된다. '로마(Roma).' 어느 때 어느 장소에서든 항상 내 가슴을 설레게 하고 뛰게 만드는 몇 개의 단어 중에 하나이다. 그 시작이 언제부터였는지는 잘 기억되지 않지만, 어느때 부터인가 로마는 내 가슴의 일부처럼 간직되었다. 첫 손가락에 꼽는 '이스탄불'의 경우에도 그 배경으로는 결코 적지않게 로마가 영향을 끼치게 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물론 거기에는 유적과 예술품으로 가득한 이탈리아의 수도에 해당하는 '로마'만을 일컷는것은 결코 아니다. 지중해 연안을 넘어서 북아프리카와 소아시아와 멀리 북쪽의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까지를 차지했던 로마의 광활한 영토와 역사와 문화를 비롯해 그 시대를 살아간 로마인들 까지를 포함해서 하는 말이다. 로마의 군대에게는 늘 경탄을 금치 못하겠다. 하지만, '로마(Roma)'를 어떻.. 2020. 12. 7.
(알 럽 트래블 / 르네상스 산책) 르네상스로 가는 열차를 타고..... 열차는 정시에 팔레르모 중앙역을 출발했다. 밤을 새워 어둠을 뚫고 달리는 기차는 내일 이른 아침이면 우리를 로마 테르미니역에 내려 줄 것이다. 터키 이스탄불에서 시작해 몰타를 여행하고 시칠리아로 건너 온 우리는 이제 이탈리아 본토로 향하고 있다. 또한 그것은 이번 여행의 주요 관심사인 '르네상스'가 이제 본격적으로 보습을 드러내게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르네상스의 본고장을 논하자면야 당연히 (피렌체)가 등장해야 하겠지만, 우리는 며칠 후에 다음 여행의 단계로 피렌체를 방문하게 될 것이다. 피렌체에서 찬란하게 꽃피운 르네상스가 종국엔(나름의 시대적 이유가 분명히 있지만) 로마로 이어져서 더 찬란한 문명을 꽃을 피우기도 하였으며, 나아가 베네치아로 전해져서도 찬란한 영광을 재현했었다. 이런 과정을 거쳐서 .. 2020. 11. 29.
(알 럽 트래블 / 르네상스 기행) 낯선 이탈리아를 찾아서 팔레르모에 가다. 시칠리아는 고대 페니키아와 카르타고의 바탕 위에 그리이스와 로마문명이 찬란하게 꽃을 피웠던 지역이다. 고대 그리이스 사람들은 시칠리아의 남동부 해안을 중심으로 시라쿠사, 카타니아, 타오르미나, 노토, 라구사. 메시나 등의 도시를 건설했다. 아그리젠토 역시 남부 시칠리아 문화권에 속한다. 한때 시칠리아를 점령한 아랍인들에 의해서 상당부분의 그리이스 로마 문화가 파괴되었다. 거기에 더하여 노르만 왕조 이후에 시칠리아를 차지하게 된 기독교(로마 카톨릭) 사람들에 의하여 '이교도 문화 배척' 이라는 미명하에 또한번 그나마 남아있던 그리이스와 초기 로마의 문화재들이 파괴되었다. 하지만...... 그런 수난을 여러차례 겪었음에도 '그리이스'와 로마'는 정녕 위대했다. 시칠리아의 어디를 가든지 사방에 널려있다시피 그.. 2020. 9.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