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여행22 <알 럽 트래블 / 르네상스 산책> 우피치(Uffizi) 미술관과 보티첼리(3) 회화(繪畵)의 역사를 들여다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약 3만5천 년 전인 구석기 시대의 동굴벽화에서 시작되었다고 보고 있다. 그것이 수렵에 성공한 성과를 남기고자 하는 기록물이었던, 아니면 다른 사람이나 자손들에게 사냥의 표적과 위험성 등을 가르쳐주기 위한 교육목적이었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아무튼 오늘날 우리가 흔히 미술품을 대하는 방식의 장식용이나 재산축적의 한 방편이 아니었던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그런 관점에서 보자면 회화는 선사시대 이래로 초기 인류가 지금의 우리와 같은 모습으로 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늘 함께 해 왔다는 이야기가 성립되는 것이라 생각된다. 결국 회화의 역사는 곧 인류문명사 그 자체라 하겠다. 인류문명사를 가만히 살펴보자면 그것은 곧 수많은 인물과 사건의 기록을 하나하나 펼쳐서 길.. 2022. 9. 10. <알 럽 트래블 / 르네상스 산책> 우피치 미술관(Uffizi)과 보티첼리 (2) 보티첼리의 스승이자 그에게 크게 영향을 끼친 화가 필리포 리피(Filippo Lippi)의 발자취를 따라가다 보면 그가 남겨놓은 작품의 수가 엄청나게 많다는데 새삼 놀라게 된다. 진위의 여부를 놓고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몇몇 작품을 제외하고서도 실로 엄청난 숫자의 작품을 그는 남겨 놓았다. 작품 하나하나를 보다보면 ‘이건 보티첼리 그림이 아니야?’ ‘이건 안젤리코 그림인 것 같은데?’ 하는 의구심이 생겨나기도 한다. 그러다보니 사방에 흩어져 있는 잘 알려진 필리포의 대표작 중에서도 심심찮게 진위 여부가 학자들의 입방아에 오르기도 하는데........ 그 중에서도 가히 필리포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으면서도, 그 작품이 필리포 리피가 직접 그린 작품이라는데 전혀 이의가 없는 진품(?)을 하나 고른다면 당연히.. 2022. 8. 29. (르네상스 산책) 르네상스의 보고(寶庫) 우피치 미술관 1478년 4월 26일. 부활절을 맞이한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대성당 광장 피렌체 두오모 광장(Cattedrale di Santa Maria del Fiore)은 그야말로 인산인해의 상황을 맞이하고 있었다. 부활절을 맞이하여 인구 십만 명의 피렌체 주민이 모두 쏟아져 나온 것은 물론 인근 카타니아 지방의 주민들까지 합세하였으니 도시 전체가 그야말로 사람들의 물결로 넘쳐나고 있었던 것이다. 어느 날인가부터 세상은 이 도시를 꽃의 도시(Florence)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그 이름에 걸맞게 천 년을 훨씬 넘긴 이 도시는 고혹적이면서도 탐스러울 만큼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도시로 변모해 갔다. 수많은 학자와 예술가와 문학가들이 이 아름다운 도시로 속속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메디치 가문이 금융업으로 성공하고 피.. 2022. 3. 18. (알 럽 트래블 / 르네상스 산책) 지오토의 종탑에 올라서면 르네상스가 보일까? 여행자들의 발걸음을 조금만 뒤따라 가다보면 대부분의 여행자들이 우선 장소적인 전제조건을 기반으로 해서 시각적. 청각적. 미각적인 여행을 추구한다는 것을 느끼곤 한다. 미리 선정해 둔 장소를 찾아가 눈으로 보고 사진을 찍고 동행자나 안내자에게 어떤 설명을 듣고, 더하여 토속적이던 로컬이던 음식문화 까지를 즐기면서 그속에서 여행의 멋과 맛을 누리는것을 우선으로 하는 여행을 말한다. 나의 여행이라고 해서 그것들과 특별나게 다를 것은 없다. 다만, 내 방식의 여행에는 장소적인 전제조건 외에 시간적인 그리고 공간적인 개념이 추가되는 여행이야말로 바로 내가 추구하는 여행이라고 말할 수 있다. 어떤 시대나 특별한 미술품이나 건축물을 만나면 나의 생각이나 사고는 어느새........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그 시대 그.. 2021. 9. 16. (알 럽 트래블 / 르네상스 산책) 르네상스는 몇 몇 유명 미술품이 전부가 아니다. <피렌체> 피렌체의 관문인 산타 마리아 노벨라 역에 드디어 기차가 멈춰 섰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목적지에 마침내 도착한 것이다. 꽃의 도시라 불리는 르네상스의 발상지 '플로렌스에 아름답게 수놓아 있는 진짜 르네상스'를 챠밍여사에게 직접 보여주고 싶어서 계획한 여행이었다. 기차에서 내리자 마자 나는 배낭을 둘러메고 대합실 구내에 있는 서점 겸 카페로 향했다. '어디로 가는건데? 화장실 부터 가는거야?' '아니야. 구내 카페 커피머신 뒤에 흘려놓은 내 마음부터 찾으러 가는 길이야. 커피 한 잔 마시면서 마음을 찾아 텅 빈 가슴부터 좀 채우려고...........' '헐!!!!! 진짜 어이가 없군. 헤푸기만 하고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그 넘의 마음을 다시 찾으면 뭐해? 금방 또 훌려놓을 거면서....... 2021. 9. 7. (알 럽 트래블 / 르네상스 산책) '참살이'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도시 <오르비에토> 오르비에토(Orvieto). "언덕 위의 작은 마을로 기억되며 끊임없이 여행자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곳, 소박하지만 그렇다고 초라하지는 않은 오르비에토는 도시 전체가 자아내는 분위기가 은은한 멋을 풍기는 도시이다. 인생에서 한번 즈음은 천천히 걸으면서 자신을 돌아보라는 듯 사이사이 많은 골목길을 지니고 있는 오르비에토는 '슬로 시티 운동'이 시작된 곳이기도 하다. 그런 느림의 철학이 있었기에 교황들이 즐겨 마실 정도로 질 좋은 와인을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중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골목 사이를 천천히 거닐면서 전통 수공예품도 구경하고 이름모를 작은 바에 앉아 시원한 화이트 와인을 즐기는 여유를 가져보자." --- 여행 안내책자 (이탈리아 데이) 중에서 그곳에는 오르비에토의 상징이랄 수 있는 .. 2021. 8. 25. (알 럽 트래블 / 르네상스 산책) 오르비에토는 교황을 위한 전원속의 농장이었다. 이른 아침 시간에 호텔에서 체크 아웃을 마치고 서둘러 테르미니역으로 향한다. 오늘은 로마를 떠나 피렌체로 이동하는 날이다. 이탈리아에서 내가 아끼는 문화유산을 하나만 꼽으라면 너무도 당연하게 (판테온)을 꼽겠지만, 하나의 도시를 꼽으라면 나는 죽으나 사나 피렌체다. 굳이 어떤 이유를 달지 않아도 무조건 나는 피렌체가 좋다. 그 도시와 골목들과 그곳의 느낌들이 늘 그리운 사람이다. 오늘이 바로 이번 여행에서 간절하게 기다리고 또 기다리던 '꽃의 도시'라는 이름을 가진 플로렌스로 이동하는 날이다. 이탈리아 기차여행에서 가장 사랑받고 있는 유명한 노선은 로마 테르미니역에서 피렌체 산타마리아 노벨라역 구간이다. 고속철로 약 1시간반 정도 소요된다. 이 노선은 늘 여행객으로 붐비며 그런만큼 요금 또한 거진 항공편.. 2021. 8. 11. (알 럽 트래블 / 르네상스 산책) 로마(Rome) 즈려 밟고 다니기 '로마는 욕망이 없는 사람에게는 욕망을 주고, 스스로 소중함을 모르는 사람에게는 자신에 대한 소중함을 준다. 그리고 삶의 목표가 없는 사람에게는 진지한 목표없이 살아가는 삶이야말로 진정 아름다운 삶이라는 가르침을 준다.' 이탈리아의 작가 루이지 바르치나가 이탈리아의 매력에 대해 다소 자기애가 넘치는듯한 표현을 쓰긴하였지만, 다소 이 애매모호한 표현속에서도 나는 '어디까지나 로마 이니까' 하는 어떤 나름의 로마적 정취를 느낀다. 수많은 여행자의 발걸음이 로마를 향해 끊이지 않고 이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흔한 표현처럼 서양 문화의 보물 창고이기 때문일까? 로마가 남겨준 위대한 유산 때문일까? 르네상스가 물려준 찬란한 예술작품들 때문일까? 물론 그런 이유들이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사실을 결코 부인.. 2021. 6. 6.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