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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POP mania 이기는 해도, 나도 트로트를 듣는다.

by 피안재 2015. 3. 26.

 

 

 

 

 

 

 

 

 

 

 

 

 

 

 

 

 

 

 

   내 차에 올라 시동을 걸면 그 순간부터 자동으로 음악이 흘러나온다.

  차가 주차될 때까지 끝없이 이어지는 음악.......... 이것은 내게 있어서 거의 불문율이다.

  듣는 음악의 70% 정도는 다양한 장르의 pop. 25% 정도는 국내음악. 5% 정도는 클래식.

  차에 올라 무심함속에 시동을 걸고 출발을 한다.

  그러자 당연하게 따라서 흘러나오는 음악....... 그리고 아무 생각 없이 저절로 따라 흥얼거리는 나.(나 = 피안재)

 

                사랑했단 그 말도 거짓말

                돌아온다던 그 말도 거짓말

                세상에 모든 거짓말 다 해놓고

                행여 나를 찾아 와 있을.....................

 

 

  아무런 뜻도, 아무런 생각도, 아무런 의미도 없이 그저 따라 흥얼거리는 와중에 옆에서 불쑥 들려오는 일침...........................

“나이를 먹긴 먹었나 보네?”

“응? 무슨 소리여?”

“지금 나오는 노래가 그렇잖아. 나이를 먹긴 먹었나보네. 트로트라면 무조건 죽어라 싫어하더니 이젠 뽕짝을 다 듣고? 웬 일이야? 거기다가 평생 나한테 거짓말만 늘어놓고 고생만 죽어라 시키더니, 이제 나이 먹었다고 술술 자기 입으로 잘도 실토를 하는구먼. 늦게나마 철드는 모양이야.............. 쯧. 쯧.”

  미티미티............... 어쩌자고 이런 어처구니가?

 

  현장에 다닐 때 친구 작업차를 주로 타고 다니는데, 이넘이 죽어라죽어라 뽕짝매니아다.

  허구한 날 붙어 다니다 보니 저절로 세뇌되어서(지겨워도 너무나 지겨운데) 저절로 멜로디며 가사를 외우게 되었다. 내 살아생전에 (조항조)가 누군지, 거기다 음악싸이트에서 돈 내고 다운받아 뽕짝노래를 CD로까지 굽게 될 줄은 꿈에서도 몰랐다.

  일생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딱 한 장 구워본 뽕짝이 뭐 어떠랴 만은........... 하필 그 가사가 이야기를 듣고 나서 생각해 보니 영 거시기(?) 하지 않은가.

  (고지뿌롱)이라는 이 노랫말이 내 가슴을 온통 갈갈이 찢어놓고 후벼 파기 시작한다.

‘에라이. 뽕짝 씨디야 넌 지금 즉시 아웃!!!!!!!!!!’

 

  나에게 있어서 음악이라면 처음부터 POP이요, 그 마지막도 당연히 POP이다.

‘아마도’라는 전제를 붙여본다면............

  아마도 내가 학창시절에 일찍 POP에 빠지지만 않았더라면........... 아마도 지금쯤 모 대학의 도서관장을 하고 있지 않았을까?

 

 

 

 

  참으로 웃기지도 않는 구구한 이유들.

 

  - 뉴스에 나오는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서.........

  - 화사한 날에 봄볕이 너무나 따사로워서..........

  - 폭설로 도로를 통제한다기에 괜히..........

  - 커피숍에 나붙은 제주도 홍보포스터가 너무 멋있어서.........

  - 울릉도가 우리나라에서 눈이 제일 많이 온다는데 괜히 그게 궁금해서..........

  - 낙산사가 불탔다는데 어디까지 탔는지, 회복은 되겠는지 그냥 궁금해서.........

  - 무위도가 인천연안부두에서 뱃길로 50분이었는데, 영종도에서 개울건너 5분이라 하기에 그냥 한 번 확인해 보려고...........

  - 뱃전에 날아드는 갈매기가 새우깡을 더 좋아하는지, 뻥과자를 더 좋아하는지 궁금해서 확인해 보려고...........

 

  이런 구구절절 말도 안 되는 구실로 불쑥 무작정 훌훌 털고 어디론가 여행을 떠나기를 밥 먹는것 만큼이나 일상생활화 하면서 이제껏 살아온, 지독한 역마살을 운명처럼 타고 세상에 나온 한마디로 어처구니 없는 대책 안서는 인간 = 바로 나.

 

 

 

 

  그래도 젊은 날엔 이랬다.

  무언가가 가슴속에서 스멀거리듯 참아내기 힘든 기분이 자꾸만 피어오르면............ 일단 어떤 명분, 어떤 구실을 붙여서라도 슬슬 떠나볼 궁리를 했다. ‘나도 몰라. 일단 떠나고 보자’ 싶으면 우선 문학사에 들려 무조건 책을 한 권 사고, 음악사에 들려 처음엔 테이프 나중엔 씨디를 무조건 샀다. 이 두 가지가 갖추어지면 그 즉시 무조건 떠나고 본다.

  그 때 샀던 책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을 꼽으라면 N.카잔차키스의 (영혼의 자서전)과 칼리 지브란의 (예언자)를 꼽는다. 음악에선 이소라의 데뷔앨범 (처음느낌 그대로)왜 잭슨 브라운의 (road out - stay)를 꼽는데 결코 주저함이 없다.

  아! 그땐 순수 국산 와인 (마주왕)에도 푹 빠져있을 때였다.

  그러던 내가 요즘엔............

  마트에 들려서 소주 PT를 사야 맘이 놓이고, 혹시나 해서 참치 캔에 포장 김을 사야 출발을 하는 속물로 변해버렸다. 불쑥 떠나는 여행엔 가다가 들르게 되는 충주대(교통대)앞 하나로마트가 제격이다. 인근에 원룸생들을 위해 작고 다양한 반찬들이 지천이다. 그리고 다음으로 어딘가 자동화 창구에 카드 디밀고 내 통장 잔고를 확인해야 마음이 놓이고, 그때야 비로소 출발을 하게 된다. 어느새 변해버린 내 체질에 새삼 나도 놀라고 하늘도 놀란다. ~~~~~~~~~~ 헐!

 

 

 

  내 차의 CD에는 8개의 트랙이 있다. CD가 8장이 들어간다는 이야기다.

  그럼 현재 꼽혀있는 CD를 무시하고, 지금 당장 여러 날에 걸쳐 먼 여행을 떠나기로 한다면 어떤 음악들을 골라 8개의 트랙을 채워서 떠나볼까 하고 고민을 좀 해 보기로 하자.

  첫째는 (eagles)의 best 앨범을 꼽을 것이다.

  두 번째는 (michael bolton)의 soul provider가 좋고

  세 번째는 (웅산)의 allnight long이 수록된 내가 편집한 앨범이 좋고,

  네 번째는 1977년에 발표된 pop의 주옥같은 노래들을 편집한 앨범이 되겠고,

  다섯째는 역시 내가 편집한 장거리 여행전용 앨범으로 (chris rea)의 the road to hell 이 수록된 앨범과,

  여섯째는 국내앨범 하나 짜깁기로 넣어서 (이소라) (오현란) (말로) (나윤선) (김윤미) (윤미래) (린)리 모두 모여 있는 앨범을 고르자.

  일곱 번째는 내 베스트 애창곡들 짜깁기로 만든 POP 모음집이 좋겠고,

  여덟 번째는 당연히 (sting)의 best 앨범을 꼽는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 본격적인 ‘POP과 나’의 이야기는 이제부터.......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글 작업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