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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

(알 럽 트래블 / 베트남) 짧은 무이네 여행 .... 그리고 긴 여운 .....

by 피안재 2017. 11. 4.

 

 

 

 

 

 

 

 

 

 

 

 

 

 

 

 

 

 

 

 

 

 

 

 

 

 

  무이네(Mui Ne).

 

  베트남을 찾는 여행자들에게 하루가 다르게 인기가 치솟고 있는 해변휴양지이다.

 

  말이 해변휴양지이지 사실 속내를 가만히 들여다 보면 해변휴양지로는 별만 매력도 재미도 덜한.....  별 볼일이 지극히 미미한 작은 어촌마을이다.

 

  무이네의 해변은 흔히들 생각하는 하와이 와이키키해변이나 부산 해운대 같은 그런 비치가 절대로 아니다.

 

  베트남에서 해변휴양지를 가려면 나짱비치(나트랑)나 다낭의 마케비치를 갈 일이지 절대로.....  무이네를 찾아갈 일은  절대로 아니다.

 

  무이네는 베트남 남부의 판티엣(Phan Thiet)이라는 작은 도시에 속한 더 작은 어촌마을에 불과하다.  이 판티엣 도시의 어귀를 벗어나면서 부터 야자수 우거진 해변이 나타나는데 장장 12km에 걸쳐 백사장이 펼쳐진다.  그리고 그 백사장의 끝자락에 본토박이 어촌마을이 있다.

 

  이 12km에 걸친 해변을 따라 길게 호텔과 리조트들과 카페와 식당들이 늘어서 있다.

 

  야자수가 길게 늘어선 해변을 바라보노라면 담박에 쌈바 리듬이 울려퍼지고 울굿불굿 초미니 비키니를 입은 이국적인 아가씨들이 썬탠과 수영을 즐기고 한쪽에서는 비치발리볼 대회가 열릴것 같은 리오데자네이루를 연상할 수도 있겠지만.........  어디까지나 깨몽이요 개뿔이다. 무이네 해변엔 고운 모래 가득한 백사장이 없다.  조개껍질과 굵은 모래와 표면이 거친 손톱만한 돌맹이들이 가득한 백사장이 그나마 폭이 겨우 10m에서 20m에 걸쳐 있을 뿐이다.  그리고 어설픈 옥색빛을 띠기는 하나 수질이 탁한 편이다. 수영하는 여행객은 아주아주 드물고 현지인 개구장이들이나 물놀이를 하고,  아님 바다에서 조개를 캐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럼 왜들 무이네를 찾아가는 것일까?

 

 

 

  화이트 샌드 듄.

 

  레드 샌드 듄.

 

  요정의 샘물.

 

  피싱 빌리지(어촌마을).

 

  이상의 4가지가 무이네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닐것이다.  바다수영과 해양스포츠를 즐기는 해변을 기대하지는 말자.

 

 

 

 

 

 

 

  여행자버스가 판티엣 터미널에서 현지안을 내려주고 나면 차장이 바인더북을 들고 돌아다니면서 여행자 한사람한사람마다 질문을 한다.

 

  - 어느 호텔이나 리조트에 묵으실 예정이십니까?

 

  해변을 따라 길게 늘어선 외길이기에 모든 숙박업소나 식당도 오로지  하나뿐인 외길 양편으로 늘어서 있다.  하여 지나는 길에 일일이 한명한명씩 거명되는 숙소 입구에 내려주는 서비스가 가능한 곳이다.

 

  - 신카페에 내려주시면 되겠습니다.

 

  - 네에?

 

  차장이 나에게 다가왔을 때, 나는 분명하게 나의 목적지가 신카페라고 말해주었다.  그러자 그가 약간 당황스런 표정이다.

 

  신카페를 가는 사람이면 호치민에서부터 신카페 버스를 타고왔어야지....  하는 표정이다.  그 속사정이야 내 몫이고......  거기 데려다 달라고.

 

  신카페버스도 방금 도착했는지 신카페여행사사무실 앞이 무척 분주한 분위기였는데, 라이벌인 풍짱버스가 코 앞에 서서 여행객이 내린다. 우리가.

 

  많은 눈길들이 우리를 향하는데......  그중에 내 눈에 탁 하고 띄는 사내가 있었다.

 

  - 하이. 일년만에 다시보네?  나 기억하겠어?

 

  피부가 까무잡잡한 베트남 사내 눈만 멀뚱멀뚱 거리며 빤히 나를 쳐다 본다.  도통 기억을 못하겠다는 표정이다.

 

  - 이런 염병할........  나야 나. 나를 기억 못한다고?  내가 작년에 와서 너한테 신세를 져서 아직도 고맙게 생각하고 다시 찾아왔는데..... 너네 가게 저거잖아. 아녀?  너는 오토바이 렌탈하고, 네 와이프가 식당하면서 여행사 일도 보고.....

 

  그때였다.

 

  - 할루. 싸우스 코리안..... 할루......

 

  고개를 돌려보니 길거너편에서 한 여자가 나를 보며 손을 흔들고 있었다. 바로 앞에서 눈만 멀뚱거리는 사내의 와이프였다.

 

  - 거 봐.  네 와이프는 나를 기억하고 있잖아. 내가 싸우스 코리아에서 왔다구......  내가 와이프 데리고 다시 온다고 했잖아.

 

  사내가 멋쩍게 웃으며 뒤통수를 긁적인다.

 

  챠밍여사와 배낭을 둘러메고 길을 건넜다. 손을 흔들어준 여인과 악수를 하고나서 둘러보니 많이 변했다.  엄청나게 변했다.

 

  - 이런 그새 돈을 무지하게 벌었구만.  이제보니 부자여 부자. 하하하하하.

 

  한 대여섯평 되는 허름한 창고같은 건물에 문앞에 오토바이를 서너대 내놓고 렌트를 하며, 여인이 구석에서 요리를 하며 식당운영을 하면서 컴퓨터 한대 놓고 여행사 일을 보던 아주 형편없이 작은 가계였었다.  불과 1년 전에만해도.  그런데 1년만에 가계를 서너배 확장하여 두칸으로 완전 분리해서 나누고,  사내는 여전히 오토바이 렌트를 하고, 커다란 식당은 직원들을 서넛 두고 따로 운영을 하면서,  아내는 옆가계에서 여행사 일에만 전념하고 있었다.  놀라운 변화였다.

 

  나는 그들의 성공에 진심으로 축하를 건넸고 그들은 다시 찾아준 나에게 대단히 고마와 했다.

 

  그 곳에서 맛있는 점심 식사를 했다.

 

 

 

  지난해 혼자 이곳에 왔을때  숙소를 찾느라 대단히 애를 먹은 적이 있었다.  골목 안에 있는 작은 리조트인데다 근자에 상호까지 바뀌어서 현지인들도 알지 못했다.  배낭을 메고 걸어서 숙소앞을 지나쳤으면서도 찾지를 못했었다.  여기에 돌아와 식사로 우선 허기부터 면하고 다시 찾아보거나 다른곳을 선택하려 했을때 이 사내를 만났다.  자기가 그곳을 아니 그냥 태워다 준다는 배려였다.  참으로 고마운 순간이었다.  우선 식사부터 마치고  사내에게 오토바이를 렌트하고  사내를 따라서 숙소를 찾아간 일이 1년전에 있었다.

 

  그리고 바로 그때..... 그의 아내가 식사를 하고 있는 나에게 아주 정중하게 '다음 여행 목적지와 출발 일시'를 물어왔었다.  이유를 물어보니..... 자기가 여행사 일을 시작했는데, 혹시라도 아직 버스승차권을 구입하지 않았으면 자신에게 구입해주었으면 고맙겠다는 이야기였다.  길건너 코앞이 신카페이고 나는 신카페버스로 떠날예정이라서 으아해했더니만  뒤따르는 부연 설명이....... 신카페사무실에서 표를 구입하나  자신에게 구입하나 운송료는 똑같은데,  자신에게 구입을 해주면 소정의 수수료가 배당된다는 설명이었다.  하여 나는 기꺼이 그 여성분에게서 버스표를 구입했다.  그 정도의 열의와 친절이라면 성공할거라고 덕담도 해주었었는데....... 정말로 1년만에 급성장을하였고.....  여전히 나를 기억해 주고 있다니.........

 

  - 그때 이야기 했던대로 나 와이프 데리고 왔다.  이번에도 오토바이가 필요해.  화이트샌드 다녀올꺼야.  24시간만 빌려줘.  여권 필요해?

 

  - 여권 필요없어요. 두사람이 한대로 움직일건가요?

 

  - 와이프가 오토바이면허가 없어.  둘이 타야하니까 좀 상태가 좋은거로 부탁해.

 

  - 지금 바로 드릴까요?

 

  - 아니.  호텔에 체크인 하고 좀 쉬었다가 올께.  그냥 한쪽에 세워두면 부인께 물어보고 가져갈께.  계산은 지금 하고.....  얼마지?

 

  - 작년에 얼마에 이용하셨어요?

 

  - 당신이 5달러에 주었잖아.  돈은 상관 없어.

 

  - 그럼 6달러만 주세요.  좀 있다가 새거로 가져다 놓을테니 사용하세요.  기름도 반 채워 놓을께요.

 

  - 기름은 내가 넣어야지. 부탁 좀 해.

 

 

 

  무이네에서 우리의 숙소는 신카페에서 직접 운영하는 바로 건너편 여행사사무실 안쪽의 해변에 위치한 무이네리조트였다.

 

  올 때는 풍짱이었지만,  내일 다시 신카페 버스로 나짱을 지나 호이안까지 밤을 꼬박새워 이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작년에 묵었던 리조트도 생각했었지만,  오토바이렌탈 문제와  내일 호텔 체크아웃 뒤에 짐 보관문제 이동문제를 생각해본 결과로 이곳을 결정했다.

 

  '이제부터 무이네에서 허락된 시간은 24시간이다.'

 

  펜션형태와 방갈로 형태중에서 우리는 풀장 바로 옆에 있는 방갈로 형태의 객실에 들었다.

 

  체크인을 하고 샤워를 하고 짐정리를 마치고......... 출.발.

 

  오늘 안으로 어떻게든 (화이트 샌드 듄)은 다녀와야만 하겠기에......

 

  고... 고... 고.......

 

 

 

 

 

 

 

 

 

 

 

 

 

 

 

 

 

 

 

 

 

 

 

 

 

 

 

 

 

 

 

 

 

 

 

 

 

 

 

 

 

 

 

 

 

 

 

 

 

  화이트 샌드 듄(White Sand Dune).

 

  사실대로 말하자면 '사막'은 아니다.  사막의 짝퉁 이라고나 할까?

 

  사막이란 뜨거운 태양과 환경의 영향으로 수분이 고갈되고 식물들이 전멸된 후에 일어나는 대지의 황페화 현상의 결과이다.

 

  듄이란 바람에 의해서 끊임없이 고운 모래알갱이들이 날아들어 쌓이고 쌓여서 언덕은 이룬것을 말한다. 흔히 '사구'라 한다.

 

  무이네는 베트남 전체에서 바람이 가장 많고 비가 가장 적게 오는 곳이다. 길게 늘어선 무이네 해안선을 따라 거친 파도가 무한정의 모래를 해변으로 쓸어 온다.  그 모래를 끊임없이 불어오는 세찬 바람이 먼지를 날리듯이  한방향으로 게속 실어나른 결과이다.

 

  화이트샌드는 그 바닷바람에 밀려오고 날린 고운 모래의 입자와 빛갈을 고대로 간직해서 하얀빛을 띠기에 화이트샌드가 되었고.  레드샌드 인근은 육지의 본래 토양이 붉은 황토이다.  이 황토와 쓸려온 모래가 뒤섞여 날아가 언덕을 만들다 보니 황토빛의 붉은 언덕을 만들어서 레드샌드가 되었다.

 

 

 

  우리는 오토바이를 타고 시원하게 뚫린 해안도로를 따라 달린다.  붉은 황토빛이 가득한 언덕길도 달린다.

 

  피싱빌리지를 가리키는 안내표지판도 지나고  레드샌드도 그냥 지나쳐 달리고 또 달린다.

 

  시원한 바닷바람이 페부를 관통하고 어디에서도 보지못할 놀라운 풍광들이 시야를 스쳐 지나간다.

 

  사실 무이네 여행을 계획하면서 챠밍여사에게 거짓말을 했다.

 

  '무이네 하면 화이트샌드. 레드샌드. 요정의 샘물. 피싱빌리지.  이렇게 딱 4개가 전부야.  그중 세개는 다 동네 어귀에 붙어있어서 걸어다녀도 되는데......  딱 한개만 좀 떨어져 있어.  왜 티비에서 지프타고 다니는데 있잖아......  그게 좀 멀리 떨어져 있는데.....  한 20km쯤 돼.  그래서 오토바이를 빌려타고 시원하게 달려보는거야.  20km 정도야 사실 별거 아니잖아?' 라고 썰을 늘어놓았었다. 절대 승낙을 안 할테니까.....

 

  ㅎ

 

  ㅋ

 

  이제사 바른말이지만.......  화이트샌드까지 거리는 무이네 한복판에서 거의 40km를 넘어서는 곳에 있다.  왕복 80km요.  우리 거리로 환산하면 거의 이백리 길이 넘는다.

 

  나중에 뽀록이 난들 어쩌랴?

 

  일단 안전하게 즐겁게 다녀오기만 하면 그만이지........

 

 

 

  그땐 오로지 그런 생각뿐이었다.

 

  그런데 아뿔싸.

 

  떠나기 전부터 예견했고 각오했던 일이 또 터졌다.

 

  이양반(?)들이 본래 요정의샘물 진입로 인근에 진을 치고 낚시를 하던 양반들이었는데.....  어느때부터였는지 모르겠지만........

 

  언덕길이란 언덕길을 다 넘고 이제 길고 긴 시원한 해안도로를 달리고 또 달려서 민둥산 옆구리를 올라 넘어가면 거기가 바로 화이트샌드인데....

 

  그 해변길에 내려서는 야자수나무가 숲을 이룬 코너에서 나를 향해 낚시줄을 휙하고 던지는 것이 아닌가.

 

  순경아저씨들이 죽치고 앉아서 교통단속을 하고 있었다.  어쩌겠나 정지해서 검문을 받을 수 밖에.......

 

  국제운전면허증을 내밀었는데.......  위반했으니 오토바이에서 내려 따라오란다.

 

  까짓 이미 예견했고 각오했던 일이 터진것인데.....  문제는 저만치서 염려스런 눈빛으로 바라다보고 있는 챠밍여사의 눈길이 문제였다.

 

  - 그렇다면...... 방법은 업어치던 메치던 전쟁을 불사하던....... 여기서 당당하게 싸워서 이기고 헤쳐나가는 방법뿐이다.  왜? 가장이니까.

 

  국제운전면허는 있으나 원동기 자격이 없다는 것이 문제였다.

 

  이미 알고 있었다.  솔직히는 1년전에도 똑같이 격었던 일이다.  나는 정중하게.....  또 상황에 따라서 아주 단호하고 열정적으로 나의 주장을 펼쳤다. 쌍방의 의견이 충돌했다.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마침내는........ 오늘도 내가 이겼다.  나는 손님이고 저들은 나를 홀대해서는 안되는것이 아니가?

 

  라이센스를 건네주면서 어서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길을 가라는 경찰에게 나는 뿌듯한 마음으로 확인사살을 겸해서 총알을 하나 더 날렸다.

 

  '이름이라도 가르쳐줄 수 없겠습니까?  화이트 샌드에 가는 길이라 돌아올때라든가, 혹여 시내에서 또 경찰을 마주치면 긴 설명보다는 당신의 이름을 대서 상황을 설명하면 간단할것 같은데........'

 

  '여기 우리 아니면 그런일 없을겁니다.  그러니 그냥 가세요.  즐거운 여행 되시고요.'

 

  정중하게 인사를 하고 오토바이로 와서 헬멧을 쓰는데.....  그제서야 아내의 표정이 환하게 발아진다.

 

  '저 봐. 저 저......  또 붙잡혀 오네.  봤어?  아까 그 러시아 청년들.  무슨 중죄인 다루듯이 험악하게 막대하네. 돈을 꺼내 내더라고..... 오토바이도 빼앗고.....  난 우리도 저런꼴 당하나보다 했지.  어휴......... 근데 뭐때문에 그런거야?'

 

  '설명하려면 길어..... 나중에........'

 

  '다 해결된거야?  이젠 걱정 안해도 돼?'

 

  '옛 썰. 노 프라블럼........ 하하하'

 

 

 

  베트남에서 오토바이를 탈려변 라이센스 중에서 원동기면허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여행 떠나기 한달 전쯤에 면허시험장엘 갔었다.  그런데 대한민국의 면허법이 요상한것인지...... 국제면허법이 까다로운 것인지.......

 

  국내에서는 1종면허를 가지면 125cc이하의 원동기는 그냥 타고 다닌다.  원칙은 안되는것이지만 현실상 교통법이 눈을 감아주고 있고 보편타당화된 현실이다.  하지만 타국에서는 엄연히 안된다.  그래서 원동기 면허를 취득하러 갔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1종운전명허 소지지자가 125cc 이상의 커다란 오토바이를 타려면 그냥 단순하게 오토바이 실기시험만으로 간단하게 처리가 될 수 있는데, 125cc 이하의 작은 오토바이를 타려면  소양교육(4시간)을 받고 별도의 실기시험을 또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되물어 보았다.  '어떻게 간단한 소형은 모든 절차를 제대로 다시 다 밟아야 하고, 중대형은 실기만으로 그렇게 간단하게 할 수 있느냐?  이거 앞 뒤가 바뀐게 아니냐?' 라고 물었더니 왈. '중대형은 꼭 필요하니까 실기로만 따라는 것이고,  소형은 굳이 따지 않아도 1종으로 탈 수 있는데 왜 굳이 딸려고 하는지를 법률이 이해를 덜하고 있는게 아닐까' 한단다.  ------  한국말이 참 어렵다고 다시 생각되는 순간이었다.

 

  거기다가......  소형오토바이 원동기 면허는 아무때나 딸 수가 없디.  특정 날자를 정해 면허시험장 인근의 경찰서를 돌아다니면서 특정한 날짜에만 시험을 볼 수가 있다.(예를 들어 1주는 6일 음성.  2주는 12일 제천. 3주는 19일 괴산. 4주는 25일 충주. 이런식이다.

 

  그런 결과로 사전에 나름 노력하였음에도 너무 복잡하고 이해가 덜되는 이유로.......  무작정 베트남 억지 오토바이투어를 감행했던 것이다.

 

  모든 내용들에 양해를 구하고 베트남의 그분들께도 사과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 이번 여행기는 아주 쬐끔 뒤통수가 땡기는것이 아빠가 엄마 꼬득여서 그 먼거리를 오토바이를 타고 쌩쌩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만........ 어휴.....

 

    내가 왜그랬을까?  어째꺼나.....  자기도 무척 신나서 좋아했으니 혹시나 아들의 문책 문제는 엄마가 커버하시길..... ㅎ   

 

 

 

 

 

 

 

 

 

 

 

 

 

 

 

 

 

 

 

 

 

  이백리 길에 해당하는 무이네 화이트샌드 오토바이투어를 무사히 마친 우리는 자축 파티를 열기로 했다.

  무이네의 로컬 씨푸드 레스토랑은 베트남여행객들 사이에 명성이 자자하다. 해변을 따라 길게 늘어선 리조트들 사이로 좀 외따로 떨어지고 한적한 곳에 20여개의 씨푸드 식당들이 들어서 있다. 대체적으로 무척 허름한 모습들이다. 하지만 맛있고 저렴하기로 이미 정평이 나있다.

  그래서 그중에 한 곳을 찾아가 해변을 끼고있는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는데..... 비가 가장 적게오는 지역이지만 그래도 우기는 우기로, 또 풍랑이 가장 거센 시기여서 전시판매되고있는 해산물이 풍성하지는 못했다. 아쉽기는 하지만 어쩌겠는가. 있는것 중에서 골라야지...... ㅎㅎ

  코코넛 소스를 얹어서 구운 가리비. 이게 압권이었다. 새우도 랍스터비슷한 가재도 오징어 버터구이도 있었지만 단연 가리비가 압권이었다.

  요즘 챠밍여사는 귀국해서도 그넘의 코코넛가리비를 찾는다.

  이미 먹어치운것에 추가로 가리비 1kg을 더 먹어치웠으면서도 나중에 또 추가한 오징어대신 가리비를 더 먹어줬어야만 했다고 아쉬움을 표출한다. 그넘의 가리비가 뭐라고........ 사실 그날....... 마니마니마니 엄청나게 먹어 치웠다.

  사이공맥주가 그렇게 순하고 시원하게 잘도 넘어가는지도 그날 깨달았다.

 

  그리고 다음날 새벽 날이 새자마자.......

  밤새도록 기다렸다는듯이  우리의 오토바이 투어는 다시 시작됐다.

  야호. 고고 씽.

 

 

 

 

 

 

 

 

 

 

 

 

 

 

 

 

 

 

 

 

 

 

 

 

 

 

 

 

 

 

 

 

 

 

 

 

 

 

 

 

 

 

 

 

 

 

 

  피싱 빌리지(Fishing Village)는 말 그대로 현지인들이 생활하고 있는 작은 어촌마을이다.

  열대나라라는 주변풍광이 좀 다를뿐이지 우리나라의 작은 어촌과 별반 다를것이 없다.  카이뭄 이라는것은 특별나지만.......

  밤새 고기잡이를 나갔던 배들이 새벽이면 속속 돌아온다.

  다양한 고기를 비롯한 각종 수산물은 풍부하나 남중국해로부터 끊임없이 밀려들어온 모래로 인해  바다의 수심이 매우 얕다.  거기에 선착장이나 항구의 접안시설같은것이 전혀 없기에 고기잡이 배가 육지가까이 다가올 수가 없다.  그러다보니 육지와 고기잡이배 사이를 오가는 운송수단이 필요했다.  하여 탄생한것이 대나무를 커다란 바구니처럼 엮어서 거기에 소똥으로 방수처리를 한 카이뭄(Chai Mum)이 탄생하게 되었다. 둥근 커다란바구니배를 하나의 노로 요리조리  저으면서 신통방통하게 바다를 오가는 모습은 참으로 신기해보인다.

  현재 이 바구니배는 호이안여행에서 하나의 체험 투어프로그램으로 관광객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있다.

  하지만 여기 무이네에서는 본래의 모습 그대로 생활의 한 방편인 것이다.

  새벽이면 여인네들이 모여들어 카이뭄을 통해 고기잡이 배에서 실어온 고기와 해산물을 손질하고 나누고 좌판을 만들어서  거래가 이루어진다.  그리고 하나 둘씩 광주리나 플라스틱통에 고기를 나누어 머리에 이고  어깨에 걸머메고 마을로 팔러 나간다.

  그들의 일상인 것이다.

  그렇게 아침이 밝아온다.

 

  우리는 오토바이를 타고 새벽에 피싱빌리지를 방문해서 해변에서 벌어지는 임시어시장을 구경하면서 아침을 맞았지만,  많은 여행자들은 이곳에서 그리 멀지않은 곳에서 일출을 보며 아침을 맞는 명소가 있다.  우기의 하늘은 묘하게도 아침과 저녁이면 구름이 꼭 몰려들기에 우리는 아에 이번 여행에서 일출과 일몰을 기대하지 않기로 애초부터 마음을 먹고 있었던 터라  굳이 새벽같이 레드샌드로 쫓아가지는 않았다.

  피싱빌리지를 떠나 다시 오토바이를 타고 무이네 외곽은 언덕길을 달려 올라간다.

  어제 지나쳐왔던 커다란 삼거리가 나오고 그 앞에 붉은 모래언덕이 모습을 드러낸다.

  레드 샌드 듄(Red Sand Dune)의 규모는 아주 작다.

  챠밍여사가 '에게게.......' 라고 할 만 하다.  사실로 따지고 보면 우리나라에서도 붉은 황토언덕을 곳곳에서 볼 수 있는데 딱 그정도이다.

  하지만 모래와 황토가 뒤섞여 작은 사막분위기를 연출한다는 희소성 때문에 많은 여행객들로 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있는 장소이다.  이리출과 일몰 장소로 사진찍으러 오는 사람들도 많고, 샌드 슬라이딩이라 해서 플라스틱 널판지처럼 생긴것을 타고 모래언덕을 내려가는(우리나라 비료푸대 썰매) 놀이를 영업으로 하는 수많은 아이들과 여인들의 호객행위가 극성을 부린다.

  한번쯤 무심코 다녀볼만한 곳이라 하겠다.

 

  그리고 다음으로는 현지언어로 쑤오이 띠엔 이라고 부르는 요정의 샘물(Fairy Tien)을 찾아갔다.

  무이네 해변도로의 중간쯤에서 개울을 따라 한참을 올라가다 보면 붉은 황토와 흰 석회암들이 오랜세월 풍화작용으로 인해 기기묘묘한 형상들을 드러내는 이색적인 풍경의 골짜기를 만나게 된다.  그곳을 사람들은 요정의 샘물이라고 한다.

  발목을 적시는 정도의 개울을 따라 맨발이나 슬리퍼를 신고 걸어 올라가다보면 어른은 허리정도 되는 웅덩이들도 나타난다.  골짜기의 끝부분에 해당하는 윗쪽으로 계속 올라가면 폭포라고 하는 작은 웅덩이도만날 수 있는데 사실 전혀 별볼일이 없다.

  다들 가이드의 안내를 받아 위에 설명한 대로 그렇게들 여행을 하는데......  내가 지난번 여행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여기저기 사방을 돌아다니다 보니 무이네를 우회하는 언덕길의 중간부분에서 해변쪽으로 내려다보이는  골짜기가 바로 그 요정의 샘물 골짜기 라는 것을 알게되었다.  우연이었다.

  그래서 이번에도 나와 챠밍여사는 오토바이를 타고 우회도로를 통해 요정의 샘물 골짜기의 정상에서 거꾸로 오솔길을 통해 내려갔다.  별볼일 없는 초입부분을 걸어 올라가야 하는 과정을 생략할 수 있는 것이다.

  오토바이를 타고 조심스레 오솔길로 한참을 들어가다보면  골짜기로 걸어내려가는 지점에 오토바이를 세워두고 걸었다.  이 골짜기에는 서너 가정이 실제 농사도 짓고 여행자를 상대로 식당을 운영하며 생활하고 있다.

  현지인을 만나 반갑게 인사를 하고 곧장 골자기 냇물에 발을 담군다.  잠시 골짜기 위로 아래로 산책하듯 거닐어 본다.

  그게 전부다.

  다소 이색적이긴 하지만 이곳에서 잠시 둘러본 풍광이 요정의 샘물의 전부이다.  우린 이렇게 쉽고도 간단하게 이곳을 모두 둘러보았다. 

  마당을 오가며 우리에게 호감을 보이는 꼬마녀석이 무척 귀엽다.  녀석의 부모도 참으로 친절하다.  그래서 지나오려다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쓰어다(연유가 든 아이스커피)를 한잔 부탁했다.

  베트남 전통방식의 커피 추출기와 얼음과 연유가 따라 나왔다.  또 보이차 비슷한 따뜻한 차가 먼저 입가심을 하는 것이라고 가져다 준다.

  코 끝에 스며드는 차 향이 그윽한것이 참으로 좋다.  차 맛도 훌륭하다.  정작 커피는 너무 진한 맛이다.  천천히 얼음이 녹기를 기다려 마셔보니...... 제대로 된 맛이 느껴진다.  아무래도 이번 여행이 끝나기도 전에 쓰어다에 중독될것 같은 느낌이 든다. 

 

 

 

 

 

 

 

 

 

 

 

 

 

 

 

 

 

 

 

 

 

 

 

 

 

 

 

 

 

 

 

 

 

 

 

 

 

 

 

 

 

 

 

 

 

 

 

 

 

 

 

 

 

 

 

 

  아침나들이가 에상외로 길어졌다.

  해가 이미 중천에 떠있고 한것 기가 한껏오른 무더위는 비포장 도로마져 녹여버릴듯 질식시킬것만 같은 늦은 아침이다.   

  서둘러 무이네 시내로 들어왔다.

  이제 무이네에서 꼭 들러보야야 할 곳은 모두 둘러보았다.  먹고 쉬고 노는 일만 남았다.

  요상스레 생긴 주유소에서 오토바이에 기름을 가득 채웠다.  상태가 아주 휼륭한 오토바이를 렌트해준 덕분에 먼거리를 무사히 다녀올 수 있었던 것에 대한 보답이다. 모두 다녀보았으니 이제 더 오토바이를 탈 일은 없다.  정말 실컷 타고 돌아다니지 않았던가.  그래서 시간도 되기전에 오토바이를 반납했다.  장사에 보탬되라고.......

  호텔에 돌아오니 아직 호텔에서 주눈 조식을 하고있는 모습이다.  참으로 다행이 아닐 수가 없다.  맛나게 늦은 아침을 먹는다.

  방갈로로 돌아가서는 짐 정리부터 했다.  차곡차곡 배낭을 다시 싼다.  대충 체크아웃 준비도 마쳤겠다........ 이젠 뭘하지?

  뭘하긴........

  남은건 오로지 하나...... 여기가 해변 리조트 아닌가벼?

 

 

 

 

 

 

 

 

 

 

 

 

 

 

 

 

 

 

 

 

 

 

 

 

 

 

 

 

 

 

 

 

 

 

 

 

 

 

 

 

 

 

 

 

  여기 이 리조트 우리가 단독으로 전세냈다.

  ㅋㅋ

  그렇게 그렇게 여유를 부리며 즐거운 사간을 갖다가........

  12시에 맞춰서 체크아웃을 하고, 후런트에 그대로 배낭을 맡겨놓은 채, 코앞에 있는 신카페여행사무실에서 보딩패스를 하고  다시 호텔 식당으로 들어가서 점심 주문을 하는데........  이번엔 완전히 내 초이스 타임이었다.  장시간 버스를 타야하니 아무리 중간중간에 휴게실에서 식사가 가능하다고 하지만......  출발 전에 간단하게라도 제대로 차려 먹어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런데.....

  그런데......

  이게 대박이었다.  이번 여행중 그 많고많게 먹었던 식사중에서 베스트 3에 들었을 정도로 겁나게 맛있는 식사였다.

  나의 초이스가.........  꾸웃 이었다고나 할까?

 

 

  겁나게 맛있는 식사를 마치고 우리는 버스에 올랐다.

  신카페 슬리핑버스 A열(아랫층) 1.2.번이 우리의 좌석이다.

  이제 출발하면 5시간 지나서 나트랑(나짱)에 도착할 것이다.

  나트랑에서 1시간 이상 시간적 여유가 있으니.....  나짱해변을 구경하고, 내가 홀닥 반한 (목욕탕 의자표 할머니 쌀국수)를 꼭 다시 먹어보아야만 한다.  그런데 이날 저녁..... 할머니 쌀국수 노점이 페점한 결과로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피자를 먹게되었다.

  다음에 호이안으로 가는 슬리핑 버스로 갈아타고  온밤을 도로 위에서 하얗게 지새우며 장장 11시간 이상을 달려서 (호이안)까지 이동할 것이다.

  ㅎㅎ

  우리는 그렇게 16시간 이상의 긴 버스여행을 시작했다.

  내일 새벽에 호이안에서 다시 만납시다.................  피안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