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여행'을 계획하고 계시나요?
- 한 번은 가보실만하다고 말씀드리겠네요. (바간)에서 경이로운 풍경과 여유로운 시간을 즐겨 보세요.
' 캄보디아 여행'을 계획하고 계시나요?
- 시간을 좀 넉넉히 잡으세요. 아예 한동안 그곳에 머무르셔도 좋을겁니다. (앙코르 유적)들이 더 이상 보기 싫어질때까지.
'미얀마 여행'과 '캄보디아 여행'을 동시에 생각하고 계신가요?
- 그러시다면 꼭 한가지만 기억하세요. 먼저 미얀마를 보신 후에 캄보디아를 보셔야 한다는 점이예요.
- 왜냐면........ 미얀마를 먼저 보시고 캄보디아를 보신다면, 여행은 여전히 새롭고 즐거우실 거에요.
- 그런데........ 캄보디아를 먼저 보시고 미얀마를 보신다면, 어쩌면 여행을 중도에서 멈추고 싶어질지도 모른다는 점을 꼭 기억하세요.
'어디까지나 피안재의 지극히 주관적이며 개인적인 견해' 라는 점을 밝혀두면서...... (미얀마여행)을 마치고 (캄보디아여행)을 위해서 논스톱으로 (1주2야)의 강행군을 한 끝에 마침내 저녁무렵에 방콕의 카오산로드에 도착을 했다.
리무진버스는 카오산로드 입구인 파출소 못미쳐 내려준다.
복잡한 도로를 사이에 두고 한쪽은 '배낭여행자들의 천국'인 카오산로드가 들어서 있고, 길건너 반대편으로는 새롭게 떠오르는 '멋과 낭만을 아는 여행자'를 위한 람부뜨리로드가 있다. 이 도로의 주변을 살피다 보면 어렵지 않게 람부뜨리 쪽으로 주황색으로 창문과 테라스에 엑센트를 준 산뜻한 건물을 발견하기란 결코 어렵지가 않다. 'Universe@Home'이란 간판을 내걸고 있다. 이곳이 바로 방콕을 여행하기에 있어서 위치 가격 등 모든면에 있어서 최고의 숙소로 내가 강력하게 추천해주고 싶은 바로 그 숙소이다. 직접 찾아갈 수 있는 사람에게만.........
같은 건물의 1층엔 작은 여행사 사무실이 있다. 직원들이 모두 여성분들인데 청일점인 젊은 남성분이 너무나 친절하고 많은 배려를 아끼지 않는다. 이 사람을 찾으면 (방콕여행)의 모든 필요한 사항과 문의 사항을 해결할 수 있다. 내가 미얀마로 출발할 때 항공권 안내를 받고 곧바로 구입을 했고, 내가 그때까지 묵었던 숙소에 대해선 현실적으로 냉정한 상황과 평가를 해주었다.(바가지 썼다고) 그래서 방콕에 되돌아 오자마자 그 매니저를 찾아갔고, 그가 주저없이 나를 안내해 준 곳은 바로 옆에 붙어있는 호텔이었다.
그 매니저는 본래 미얀마 출신이다. 부친이 미얀마의 정치적 상황때문에 가족을 이끌고 태국으로 이주한 이민자 가족이다. 미얀마에 대한 안내도 아주아주 상세하고 친절하게 안내해 준다.
6층 건물의 5개층을 호텔로 사용하고 있는 (유니버스 골뱅이 홈)은 들어서면 아가씨매니저가 너무도 친절하게 맞아준다.
가격 흥정도 필요 없다. 카운터 위에 예쁘고 확실하게 정찰제 표시가 내걸렸다. 1박에 더블룸 16$. 트윈룸 17$. 딱 두가지다.
이렇게 조건표가 내걸렸으니 불필요한 흥정이나 바가지가 절대 없다. 내가 처음 방콕에서 이틀간 하루에 900바트씩을 주고 별로인 숙소에서 잤으니....... 이곳의 가격은 훨씬 품위있는 숙소임에도 600바트 정도인데 말이다. 헐. 모두가 넓직하고 깨끗하고 에어컨방이다. 친절한 아가씨는 2층 3층 더블 트윈 등을 전혀 성가시게 생각치 않고 두루두루 구경시켜준다. 다만 엘레베이터가 없다. 조식은 불포함된 가격이며 별도의 비용을 지불하면 1층에서 조식을 이용할 수 있다. 넉넉한 샤워실에 타일작업이 되어있지 않다는 점만 빼고나면, 어느것 하나 부족할 것이 없다. 나는 3층의 더블룸을 선택했다.
이 호텔에 투숙하게 된다면..... (방콕여행)의 가장 든든한 발판은 이미 완벽하게 준비가 된것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내가 많은 여행기를 쓰면서 특정 호텔을 정해서 추천해 보기는 처음이다. 그만큼 만족스러웠다. 다음에 다시 방콕을 가게된다면 나는 일말의 망설임도 하지 않을 것이다. 당연히 골뱅이 호텔이다.
숙소를 정하고 밖으로 나와 카오산로드로 가서 저녁식사를 하고, 여행자들이 카오산로드의 밤문화를 시작할 즈음에 마트에서 와인과 하몽을 사서 숙소로 올라온다.
너무너무 피곤했다. 방콕을 즐기려고 돌아다니려고 돌아 온 것이 아니었다. 씨엠립으로 가는 여정으로 잠시 묵었다 가려고 들른 것이다.
배낭을 풀고 모든 짐들을 다시 정리하고난 후, 미얀마의 모래와 먼지에 찌든 모든 옷가지를 꺼내 손빨래를 한다. 에어컨 바람이면 밤새 실내에서 모두 건조되리라. 샤워를 하고 침대에 걸터앉아 와인을 마시며 티비를 감상하는데....... 모국의 대통령 탄핵 소식은 오늘도 여전히 이 먼 방콕에서까지 화제거리다. 그러다가...... 쿨 쿨...........
새로운 날을 맞이한 방콕은, 아침을 시작하는 카오산로드는 지난 밤문화의 열기에 취해 그 휴유증에 아무데나 눕거나 쪼그리고 있는 여행자도 몇몇 보이지만, 벌써 분주하게 하루를 시작하고 있다.
남는 사람과 떠나는 사람과 다시 찾아드는 사람들이 서로 교차한다.
그러다 보면 한낮의 열기가 뜨거워지기도 전에 이미 카오산로드는 서서히 활기를 띠기 시작하고 있다.
사람 사람의 어깨에 메어있는 배낭에는 '자유로운 영혼'이 '다가올 미래에 대한 갈망'이 담겨있다. 그것은 곧 찬연한 아름다움이다.
빨래를 개어서 다시 배낭을 꾸려놓고 밖으로 나왔다.
길거리 가판대 옆에서 쌀국수로 아침을 해결한다. 카오산로드에서 느껴보는 색다른 베트남의 맛이란?
재래시장 주위를 걸어보는데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방콕의 주점부리? 아니 주식일지도? 이걸 전병이라 해야하나? 부침개라 해야하나?
태국 호떡이라 해야하나?
지나치면서 보자니 신기하기도 해서 먹어보기로 했다.
맛있다.
호텔로 돌아가 짐을 챙기고 체크아웃을 했다.
캄보디아로 가는 여정이 다시 시작된 것이다.
(씰롬)은 방콕에서 가장 뜨거운 심장이라 하겠다.
왕궁과 많은 사원들과 카오산로드가 있는 방람푸를 포함하는 (올드타운)이 과거의 중심지였다면, BTS. MRT 등 주요 교통수단이 모두 집결해 있고 외국계 은행과 금융기관과 글로벌 대기업들의 빌딩이 들어서 있는 (씰롬)은 현재의 중심지다.
카오산로드에서 15번 버스를 타면 바로 여기 씰롬지역에 있는 룸피니 공원 옆에 내려준다.
(룸피니공원)은 라마6세가 자신 소유의 대지에 공원을 조성하게 한 곳으로 공원 입구에 (라마6세)의 동상이 우뚝 서 있으며, 그곳이 방콕의 가장 중요한 교통기점인 (라마6세 교차로)이다.
이 라마6세의 동상을 바라보면서 우측으로 400m 정도를 걸어가면 버스 승강장이 나오는데, 이곳에서 캄보디아 씨엠립으로 가는 버스를 탈 수 있다.
태국의 방콕에서 캄보디아 씨엠립으로 가는 방법은 서너가지가 있다.
첫째는 돈므앙공항을 이용해 씨엠립까지 비행기를 타고 가는 방법이다. 제일 간단하지만 그만큼 비용이 요구된다.
둘째는 방콕의 북부터미널에서 출발하는 버스를 타고 국경으로 이동한 다음 국경을 통과한 후에 스스로 씨엠립까지 가는 방법이다.
셋째는 카오산로드의 여행사들을 통해 여행사버스를 이용해 씨엠립까지 가는 방법으로 편리한만큼 비용이 들고, 또 진행과정에서 이런저런 분쟁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이동방법중 하나이다.
넷째는 바로 (룸피니공원)에서 출발하는 (카지노버스)를 이용하는 방법으로 윗쪽 두번째의 방법과 비슷하다. 나는 이 방법을 택해서 스스로 혼자 이동했으며 이 과정을 보다 상세하게 설명하고자 한다. 이 방법을 이용할 여행자를 위해서.......
태국은 국법으로 카지노 도박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화의 물결에 힘입어 카지노를 즐기는 태국인은 무척이나 많다. 그러다 보니 이들은 태국에서 가장 인접하고 국경을 넘나들기가 편리한 곳인 캄보디아 국경으로 원정도박을 즐기게 되었다. 여기에서 탄생한 교통수단이 바로 (카지노 버스)이다. 새벽부터 점심때까지 방콕에서 국경까지 도박꾼들을 실어다 주고, 저녁에 국경을 넘어오는 도박꾼들을 방콕까지 실어나르던 무허가 버스영업이 그만 정기 노선으로 정착하게 된 것이다. 이런것도 '문명의 이기'라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그 카지노버스의 시발역이 바로 여기 룸피니공원의 언저리인 것이다.
태국쪽에서 캄보디아 국경에 인접한 마을 이름은 아란야쁘라텟인데 흔히 그냥 (아란)이라 부른다. 반면 캄보디아에서 태국쪽으로 국경에 인접한 마을 이름은 (뽀이펫)이다.
(룸피니공원)에 도착해 공원 구경을 하다보니 그만 카지노 버스가 출발해 버리고 말았다. 버스는 새벽에서 시작해 매 1시간 마다 1대씩 있다. 그래서 더 기다렸다가 국경을 넘을 수 있는 마지막 버스인 12시 버스에 올랐다. 국경까지 걸리는 시간이 교통상황에 따라 대략 4시간반 이상이 걸리는데, 국경 개방 마감시간이 오후 5시기 때문에, 그 이전에는 국경 사무실에 반듯이 들어가야만 한다.
카지노버스의 편도 운임은 승객 1인당 200바트(약 6.000원)이다. 거기에 화물운임을 별도로 받기에 배낭을 수화물로 맡기면서 100바트를 추가로 지불했다.(총 9.000원)
오후 4시35분에 (아란)에 도착했다. 태국측 출국사무소로 가고있는데, 함께 버스를 타고온 일본인 신혼부부가 길을 못찾아 헤매기에 끌고가다시피 하여 마감시간 안에 출국사무소를 통과하여 국경을 넘었다.
캄보디아는 이제까지의 여행국들과 달리 국경을 들어서고나서도 사람들이 오고가며 생활하는 저잣거리를 한참이나 지나가서 입국사무소가 있다. 국경만 넘어왔으면 짐을 가졌던 안가졌던, 신고를 하던 안하던 개으치 않는다는 것처럼 좀 황당한 느낌이었다.
함께 걸어서 국경을 넘어오면서 일본인 부부는 나에게 연실 챙겨줘서 감사하다면서, 이제 여기 뽀이펫에서 씨엠립까지 택시 합승(쉐어)을 하자고 청해와서 흔쾌히 수락을 했다.
입국심사에서 나는 제법 시간이 걸렸다. 대략 20분 정도를 약간 넘어 걸렸다. 왜냐하면 (입국비자)를 현장에서 신청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캄보디아도 미얀마처럼 비자가 필요한 국가인데, 미얀마와는 달리 국경에서 비자신청이 가능하다.
여행사를 통해 국경을 통과하거나 나처럼 혼자 국경을 통과하는데 있어서 가장 문제가 많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 비자발급 문제다. 국경비자신청 수수료는 지난해까지 20$이었는데, 현재는 올라서 30$ 이라고 사무실에 정확하게 표기되어 있다. 또 이과정에서 현직 경찰이 뇌물을 요구하거나, 비자신청서의 꼬투리를 잡아서 웃돈을 요구하는 일이 다반사였다 한다. 또 여행사에서 이 과정을 대행해주면서 엄청난 수수료 이득을 챙긴다고도 했다. 또 현지인 삐끼들이 서류작성을 도와준다며 돈을 요구하기도 한다. 그 비용이 주로 200바트(6천원) 정도이다. 방콕에서 5시간 버스를 타고온 운임이 600바트인데, 여기서 5분안에 서류 한장 써주고 600바트라니.........
나는 달려드는 삐끼들에게 단호하게 대답한다. '직접 하겠다고.' 습관이 안되어서 대문자로만 써야하는 신청서에 소문자가 써져서 경찰관에서 서류 한장을 당당하게 더 요구한다. 꼼꼼하게 작성해서 수수료 30$과 함께 제출하고 나서 화장실 다녀오니 비자가 나와 있어서, 옆사무실로 가서 입국도장을 꽝 하고 받았다. 아무런 문제도 발생하지 않았다.
부랴부랴 캄보디아 입국장을 나서면서 일본인부부를 찾아보는데...... 어디에도 보이질 않는다.
택시 삐끼들은 벌떼처럼 달려들며 연실 '씨엠립'을 외쳐대는데........
'함께 가기로 약속한 일행이 있다'고 이들을 떨쳐내려는데 한 삐끼가 하는 말......... '일본인 한 쌍이요?' 한다.
'그들' 이라고 대답하자 말자 돌아오는 대답은 '아까 다른 사람하고 떠났어요'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 헐!
'가면 간다고나 하지. 괜히 끌어댕겨 국경을 넘게해 주었잖아? 고생하게 내버려 둘껄.'(이래서 갸네 민족은 정이 안가는거여.)
물끄러미 내 표정을 살피는 택시 삐끼에게 덧붙여 한마디 했다.
'내가 씨엠립에 가는것은 맞는데, 난 가난한 여행자라서 혼자 택시타고는 못가. 너무 비싸서. 쉐어 시켜주면 탈께.' 하고는 저만치 마트에 가서 배낭을 벗어놓고 캔맥주를 하나 사서 마신다. 여행이 누적되다보면 이런 상황에 이런 배짱이 저절로 생겨나기도 한다.
국경 마감시간에 임박해서 합승하기로 한 일행이 사라지고 나면 서둘러 다른 합승객을 찾아보아야 하는것이 솔직한 실정이다. 도저히 합승객을 구하지 못하면 어쩔수 없이 택시를 혼자 대절하는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뽀이펫 국경에서 씨엠립으로 가는 방법은 단 두가지 뿐이다. 택시거나 트럭택시거나. 택시는 무조건 1대에 30$이다. 현지인이나 단골은 25$까지 가능하다고 들었다. 트럭은 4인 기준에 10$인데 승차정원이 차야만 출발한다. 지금 상황에서는 거의 십중팔구는 쬐금 깎아달라고 사정해서 25$ 정도에 택시를 타고 가는 방법 뿐이다. 그런 상황에 배짱을 튕겼으니....... '에라. 까짓꺼..... 모르겠다.'
그런데 얼씨구?
택시기사가 짐보따리를 든 현지인 둘을 데리고 온다. '이러면 되겠느냐고' 물어온다.
나는 내 부담이 10$인것만 확인하고 택시에 올랐다.
캬!!!!! 객기 한번 부려보고 쬐끔 깍아달라고 사정할 요량이었는데....... 사람도 제가 알아서 다 구해오고..... 10$ 이라.
뽀이펫에서 시엠립까지는 중간에 어떤 마을을 통과하느라 회전한것을 제외하고는 오로지 go go go 뿐이다. 열악한 도로상황이지만 국도 6번 도로는 오로지 일직선상으로 뻗어있다. 좀 지겨울 정도로.
그리고 3시간을 달려 밤이 제법 깊어서 씨엠립에 도착 했다. 밤이 깊은 씨엠립에서 위치를 종 잡을 수가 없다. 그냥 시내로 쭈욱 달리다가 웬만큼 번화가다 싶어서 내려달라고 했다. 차비 10$에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신세를 졌다고 생각되기에 2$을 팁으로 더 주었다.
---- 소소하게 따져보니.... 방콕에서 씨엠립으로 넘어오느데 총(비자포함) 50$가 경비로 들었다.
---- 씨엠립에서 방콕으로 돌아갈 때는 이것보다도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이동했다. 그럼 여행사에서는 얼마정도를 요구하느냐?
밤이 제법 깊어가는 낯선 도시 씨엠립에서 이제 당장 급한것은?
당연히 숙소 문제였다.
우선은 지금 당장 내 자신이 서있는 곳의 위치를 알 수가 없었고, 수첩에 정보수집해서 메모해온 호텔들을 지나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죄 다 모르겠단다. 오토바이택시와 뚝뚝은 또 벌떼처럼 달라붙는데, 그들에게 물어보면 무조건 데려다 준다고 타라고 한다. 이곳의 지리를 모르는 상황에서 제대로 가는 것인지 돌아가는 것인지 엉뚱한데를 헤매고 있는지 알길 이 없다.
그래서 이들을 물리치면서 좀 걸어보기로 했다. 아무튼 걷는데는 이골이 나 있으니까 아무리 피곤해도 한참은 문제가 없다.
얼마를 걸었을까. 오른편으로 환한 주유소가 나타났다. 모서리에는 여러대의 오토바이 택시와 뚝뚝이 모여있다. 이런분위기라면 유명여행지거나 여행자거리 일거라는 그동안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어떤 느낌이 있었다. 주유소에 드나드는 사람들도 무척이나 많았다. 그래서 유심히 주변을 살피다보니 주유소 안쪽으로 커다란 편의점과 커피숖이 맞붙어 있는것이 아닌가? 간판을 보니 (스타 마켓)이었다. 스타마켓? 스타마켓? 스타마켓?
어딘지모르게 무척이나 낮익은 이름이다. '스타마켓이면...... 소카 호텔 맞은편?' 하는 생각이 불현듯 떠올랐다.
길건너를 살피니 화려하게 네온이 번쩍이는 동남아의 커다란 유적지 같은 건물에 (소카 호텔)이라는 간판이 번쩍거리고 있었다.
캄보디아로 방향을 결정하고 나서 방콕 호텔방에서 살펴본 씨엠립의 도심 지도가 떠올랐던 것이다. '이로서 나는 씨엠립의 지형과 지리를 모두 파악해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거의 본능처럼 모든 파악이 이미 끝나 있었다.'
씨엠립 여행의 거점은 여기 스타마켓이나 소카호텔을 중심으로 하면 찾거나 돌아다니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또 여행자를 위한 모든것은 여기 (스타마켓)에서 시작해 오른쪽 골목으로 쭈욱가서 1km쯤 앞에 나타나는 (올드마켓) 사이에서 모든것이 시작되고 모든것이 끝난다.
이쯤이면 내가 방금 씨엠립에 막 도착한 초짜임을 눈치 챌 사람은 이 세상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내가 사전에 정보를 구한 호텔들을 찾아나설 필요도 이제는 없어졌다.
몇 발자욱 옮기지 않아서도 이미 길 양편으로 빼곡히 들어서 있는 수많은 호텔들의 모습과 특징들이 어느정도 평가가 가능할 정도로 모두가 고만고만하게 일률적으로 썩 괜찮아보일 정도의 느낌이 강하게 전해져 왔기 때문이다. 사성급이나 오성급을 찾는것이 아니고, 수영장이 딸린 리조트를 찾는것이 아니라면, 이 일대의 모든 호텔과 게스트하우스 등은 자신의 격에 맞게 모두 평준화 되어 있다는 확신이 전해져왔다.
그리고 그런 느낌과 짐작은 정확히 들어 맞았다.
좀 더 걷다가 첫 느낌이 좋은 호텔을 무조건 찾아 들어갔다. 그리고 방을 보여 달라고 했다. 방 셋을 보았는데 모두 다 넓고 깨끗하고 정돈이 잘 되어 있었다. 다만 처음부터 카운터에서 전제한 것은 단 두가지 였다. '수영장이 없고, 조식이 없다고.' 그것은 전혀 문제가 안된다.
(롱 라이브 앙코르 호텔) 2층을 2박 예약했다. 내일이고 모레고 혹시 더 좋은곳이 있으면 옮기면 될게 아니냐고........
넉넉한 트윈베드가 1박에 13$ 이다.
다다음날 더 좋은곳이 있으면 옮겨볼까 하여 인근의 호텔을 몇군데 더 돌아보았는데, 마당 정원에 작은 수영장이 있는곳도 있었지만, 분위기나 수준은 씨엠립은 거의 골고루 평준화 수준이다. '씨엠립의 숙소는 모든곳이 다 아주아주 훌륭하다. 저렴하고 깨끗하고 안락하다.'
그냥 머물던 곳에 2박을 더 예약했다. 대단히 훌륭한 숙소였다. 편하게 잘 지내다 왔다. 혹시 다시 간다면 또 (롱 라이브 앙코르 호텔)을 찾을 것이다. 칼텍스주유소 스타마겟 골목으로 40m 쯤 안쪽에 있다.
미얀마의 여러곳에서 여러날을 머물다 왔지만 그 어디에서도 이런 풍경을 보지 못했다. 아니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방콕의 카오산 로드에 두 번이나 찾아갔었지만 여전히 카오산로드는 나에게 쉽게 적응이 되질 못했다. 카오산로드가 자유롭고 낭만적이라고들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퇴페적이고 염세적이며 아웃사이더들의 피난처 같다는 느낌을 솔직히 떨쳐낼 수가 없었다.
캄보디아 씨엠립의 (앙코르 나이트 마켓)이라 명칭이 붙은 (야시장)의 정말로 싱그럽고 여유롭고 어느정도는 기품을 가진 여행객들의 휴식장소라는 느낌을 받았다. 첫발을 내딛고 골목길 한바퀴를 돌아보는 짧은 순간에 나는 '그냥 시엠립이 마냥 좋아지고 있다'라고 고백할 정도였다. 이 야시장 중에 위 사진의 (레드 피아노)가 있는 고급스러운 카페촌의 이름이 별도로 (펍 스트리트)였다. 영국사람들이 퇴근후에 근처의 생맥주 집에 들어앉아 티비에서 나오는 축구중게에 열광하면서 생맥주나 위스키를 마시며 환호하는 곳이 바로 (펍) 이었으니, 그 영국의 카페문화를 고스란히 받아들여논 곳으로 보여졌다. 팍 팍 정감이 솟아났다.
카오산로드는 절대로 씨엠립의 펍스트리트 분위기를 따라올 수가 없겠다.
점점 씨엠립이........ 점점 캄보디아가 좋아지기 시작한다.
미얀마에서의 상당부분 일정을 모두 포기하고..... 무리하면서까지 죽어라 씨엠립으로 온 것이 정말로 정말로 탁월한 선택이었다 싶다.
레드피아노는 영화 (톰 레이더)를 촬영하였을 때, 주인공 (안젤리나 졸리)를 비롯한 스텝진 일행이 촬영기간 내내 수시로 자주 찾아와서 쉬었다 가곤 했다는 아주 유명한 카페이다. (톰 레이더)란 이곳만의 칵테일이 너무너무 유명하단다. 졸리가 앉았었다는 2층 창가의 자리를 보니 사람들로 가득하다. 안젤리나 졸리라............
와!!!!!!!!
시엠립은 딱 내 취향의 도시다. 동남아시아에서는 페낭 이후로 이런 몸에 딱 맞는 느낌이 처음이다.
벌써 씨엠립이 좋아지기 시작한다.
--- 다음이야기부터는 '앙코르 유적 이야기'를 전해드리겠습니다. 피안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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