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 이야기

(알 럽 트래블 / 미얀마) 2017년 1월 1일. 바간의 아침

by 피안재 2017. 1. 28.

 

 

 

 

 

 

 

 

 

 

 

 

 

  여행스케줄 대폭 수정에 대해 심각하게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느라 자정이 되어가는 줄도 몰랐다.

  그러던 중에 갑자기 요란스럽게 소요가 일어났다.  밖이 갑자기 소란해진 것이다.

  시간을 보니 밤 11시 54분을 넘어서고 있었다.

  침대에서 일어나 창문을 열고 밖을보니 수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뛰쳐나와 웅성거리고 있다.  사람들은 이곳저곳의 숙소에서 꾸역꾸역 더 모여들고 있다.  호기심이 일어 나도 밖으로 내려갈까 생각하다 보니,  대부분의 사람들이 20대 30대로 보이는 여행객들이다.  내 또래의 여행객은 보이질 않아 그냥 침대에 걸터앉아 밖을 내다보는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자정이 가까워 오자 어디서 부터 시작했는지는 모르겠으나 점점 커지는 함성소리로 카운트가 시작되었다.

  '쓰리..... 투......  원.'

  '해피 뉴 이어!!!!!!!!!!!!'

  화려하진 않았지만 여기저기서 폭죽이 터지고 멀리서 불꽃놀이가 펼쳐졌다.

  사람들이 저마다 끌어안고 인사를 나누고 두 손을 흔들며 춤을 춘다.  손에 손에 맥주병이 들렸고,  와인병을 돌려가면서 마신다.

  마친내 2017년 새해가 시작된 것이다.

  30여분이 지나자 그 많았던 사람들이 썰물처럼 죄다 어디론가 순식간에 사라져버린다.

  그리고,  그 시간에도 커다란 배낭을 걸머멘 자유로운 영혼의 배낭여행자들이 속속 바간을 찾아 들어온다.  예약이 되어있는 사람들에겐 편안한 휴식을......  나처럼 예약을 아예 모르는 여행자들에겐  위로를........  새벽까지도 바간을 찾아드는 여행자들의 발걸음은 끊이질 않는다.

  그들 마음속엔 온통......   이미 세계적으로 유명한 '바간의 일출'을 기대하면서 걸어 왔으리라.  모두에게 신의 은총이 함께하시길.......

 

 

  내가 밤이 깊도록,  그리고 이 때부터도 한참을 더 잠못들고 고심하는 이유는 단 하나였다.

  '미얀마를 어찌하면 좋을까?'

  '한마디로 지금 진행하고 있는 미얀마 여행이 도무지 성에 차지 않는다는 이유 때문이다.'

  만달레이를 보았고 바간에서 하루를 보냈다.  모두는 아니겠으나 그래도 미얀마를 약간은 들여다 본 것이다.  특히 바간이라면 미얀마를 대표한다고 하겠는데.......  놀라울 정도로 아름다운 풍경도,  소박한 사람들도 만나 보았지만........  내마음이 흡족해 할 그런 정도는 아니었다.

  바간에서 나흘이나 닷새의 휴식 같은 여행을 기대했건만,  단 하루를 지낸 시점에서 벌써 일정의 변경을 고심할 정도로 썩 만족스럽지는 못했다.  아직 인레호수나 양곤 같은 도시에다 작은 변방의 도시들이 남아있지만,  애시당초 양곤은 언제든 기대에서 털어낼 생각이 있었고,  며칠간의 미얀마에 대한 작은 경험들은  인례호수에 대한 기대도  점점 작아지게 만들고 있었다.  아르메니아 세반호수 같은 이미 이름난 호수를 이미 많이 보아온 나였으며,  한반도에서 최대의 담수량을 가진 고향 충주호에서 유람선뿐만이 아니라 어부들의 고기잡이 배를 여러번 타보면서 물안개와 일출 일몰과......  호수에서 볼 수 있는 갖가지 경험들을 이미 가지고 있었기에  사실 인례호수에 대해서도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오로지 바간만은 꼭 보고싶단 생각뿐이었다.  그런데........

  가만히 (바간)을 생각하다 보면 나의 뇌리 한편에서 그리움처럼 떠오르는 장소가 있었다.  그곳은 다름아닌 우리나라 (경주)가 떠올랐다.  경주에서도 (남산)이 그리워지기까지 했다.  아무 이유없이 뜬금없이 그런 생각이 떠올랐다.  이번 미얀마여행을 마치고 돌아가면 며칠 시간을 내서 (경주의 남산)을 이번엔 제대로 샅샅이 둘러보고 싶다는 그런 생각이 간절하게 솟구쳐왔다.  왠지 나에게 (바간) 보다는 (경주)가 어떤 그리움처럼 당장이라도 달려가고 싶어졌다.  나도 모르게........

  그런 고민들의 결론은......  이제 이정도면 미얀마에 대해서는 어떤 기대를 더 가져보는것이 무의미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당장 미얀마 국내선 항공편이 한동안 매진사태라니 육로를 통한 이동밖에는 할 수 없고,  일단 예정된 인례까지는 버스로 갈 수밖에......

  일단 '미얀마를 떠나는 것으로 정하고 이동 스케줄을 찾아보자'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

  '인례호수에서 태국 치앙마이를 거쳐 라오스 루앙프라방으로 갈까?'

  '인례호수. 양곤을 거쳐 일단 방콕으로 들어갔다가 차라리......  캄보디아 씨엠립의 앙코르와트로 갈까?'

  이 문제는 인례호수에 가기전까지 결정을 하면 된다.  일단은 미얀마를 벗어난다.

  '그럼.....  지금부터는......  바간에서의 온전한 하루를 맘껏 즐기자.'

 

 

  새벽에 일어나 카운터 매니저에게 오늘저녁 인레호수로 가는 VIP 버스편 에약을 부탁한다.

  그리곤 길건너 바이크렌탈점에서 대여를 하는데......  어제 8.000짯이던 렌트비가 오늘은 10.000 짯이란다.  대목을 봐야한다는 투로 완전 배짱장사다.  어제 바이크 말썽으로 일몰을 못본 이야기를 해도 '이미 지난일' 소용이 없다. '어디를 가도 오늘은 10.000 짯이라는  소리를 뒤로하고 한참 떨어진 다른 가게에서 같은 10.000짯을 주고 바이크를 렌트했다.  줄 돈 다 주더라도 인간성이 소멸된 사람과 거래를 하고 싶지가 않았다.  다른데서 빌린 바이크를 코앞에 보이는 숙소입구에 세워놓고 카운터에서 에약된 버스표를 건네받았다.  새해 일출을 보려고 바이크를 타고 나서면서 돌아보니.......  코앞 렌탈점 여주인 입이 한 발은 나와있다.(사필귀정)

  오늘은 좀 색다른 일출을 보려고 어둠속을 달려가기 시작했다.

  이미 바간의 대략적 지리와 도로망을 완벽하게 숙지한 나는 거침없이 (바간 컨츄리 클럽) 정문을 지나 그린 한쪽 숲속으로 달려가고있었다.

  왜?

  벌룬이 그곳에서 출발하니까..........

 

 

 

 

 

 

 

 

 

 

 

 

 

 

 

 

 

 

 

 

  카파토키아를  떠올릴대마다 생각나는 (에드벌룬)이 출발하는 모습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싶었었다.

  어제 일출을 보면서 배경처럼 바간의 풍경위로 두둥실 떠가던 벌룬을 실제로 보고 싶어서 찾아갔다.  바간에 지리는 이미 파악했었고,  벌룬이 골프장 안쪽 숲속 공터에서 출발한다는 정보를 얻고는 새벽같이 바이크로 달려갔던 것이다. 

  태어나서 처음 보는 황홀할만큼 장관이었다.

  사나흘전에는 에약을 해야만 할 정도로 유럽여행자들에게 인기있는 관광상품이라고 한다.  하긴 유럽여행자들이나 좋아할만 하다 싶다.

  1인 승선티켓가격이 320$~340$  이라니,  1시간 정도 벌룬을 타는데 우리돈 약 3십오만원 정도가 든다니 어디 쉽게 타볼 엄두가 나겠는가 말이다.  그 비용은 얼추 항공권 구입비용과 맛먹지 않은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하고 가장 아름다운 카파토키아 벌룬 투어 가격의 약 2배를 상회하는 비용이라니.......  기절 할 밖에.  유명여행지에서 모텔을 오성호텔가격에 이용하라고 하면 그야말로 독바가지가 아닌가?

  바간은 2개 회사에서 약 30개 정도의 벌룬이 뜨는데,  카파토키아의 경우 약 150개 이상의 벌룬이 뜬다.  벌룬의 치장들도 무척 다양하고 화려하다.  이런 사정을 감안해보아도........  미얀마는 나에게서 또 엄청난 감점을 받아야 한다.  미얀마여행은 대충 이런식이다.

  바간에서 못타본 벌룬투어.......  카파토키아에서 꼭 그분과 함께 타고 말리라.

 

  벌룬이 뜨고나면 현장 정리를 서둘러 하고 벌룬이 착륙하는 장소로 이동을 한다.  엄청나게 많은 장비와 인원이 투입된다.  하여서 나는 그들보다 한발 앞서서 클럽하우스 정문을 빠져나왔다.

  보통 벌룬이 일출에 맞춰 약 20분 전에 떠오르기에,  아직은 일출이 시작되기 전인 것이다.

  하여 나는 바이크를 달려 또 한곳의 일출 명소를 찾아 달린다.

  그곳은 바로 어제 일출을 본 쉐산도파고다의 조금 뒤편에 떨어져있는 이름모를 사원이었다.  어제 쉐산도에서 보니 그 작은 사원에 일부의 사람들이 올라서 일출을 감상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쉐산도의 일출을 최고로 꼽는다면  그보다 한참 얕은 높이의 호젓한 그곳에서 쉐산도파고다를 전경에 넣고 보는 풍경은 어떨까 라고 생각하였던 때문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쉐산도파고다를 들어가자 주차장과 인근의 도로는 이미 수많은 차량과 오토바이들로 점령되어 있었다.  신년 새해의 첫 일출을 보려는 사람들로 쉐산도파고다는 그야말로 인산인해였다. 들판을 가로지르고 가시덤불숲을 돌아서 마침내 그 이름모를 사원에 도착했다.  그리고 사원의 윗층으로 향하는 좁고 어두운 계단을 단숨에 뛰어올랐다.  4~50명의 여행객들이 환호성을 지르고 있었다.

  새해 첫 날의 첫 일출이 시작되고 있었다.

 

 

 

 

 

 

 

 

 

 

 

 

 

 

 

 

 

 

 

 

 

 

 

 

 

  숙소로 돌아와 조식을 먹는데  내용은 어제와 별반 다르지 않았지만 정말 맛있다.  미얀마를 떠난다 해도 만달레이나 바간의 호텔 조식만은 생각이 날것 같다.  두번을 가져다 먹고 커피도 한잔을 더 부탁해서 마셨다.

  방에 돌아가 오늘 떠날 준비를 했다.

  배낭 짐꾸리를 마치고 샤워를 하고 조금 쉬었다가 후런트에서 체크아웃을 했다.  그리고 배낭을 보관시켰다. 

  서둘러 올드바간으로 다시 바이크를 달린다.

  시간되는데 까지 바간을 다시 좀 둘러보려고........

  '일명: 바간 파고다군 모조리 들쑤시기.'

 

  길이 없으면 그냥 갈대밭 사이로 일단 들어가본다.  그러면 길이 생긴다.

 

 

 

 

 

 

 

 

 

 

 

 

 

 

 

 

 

 

 

 

 

 

 

 

 

 

 

 

 

 

 

 

 

 

 

 

 

 

 

 

 

 

 

 

 

 

 

  유적군을 여행하다보면 주로 유럽쪽의 사람들을 주로 보았지만, 어디에서든 가이드를 동반하면서 체험학습을 하듯이 아주 진지하게 여행을 하는 사람들을 곧 잘 보곤 한다.

  정말 부러운 모습들이다.

  그런 여행자들의 표정과 진지한 태도를 보면  그네들이 여행을 어떻게 생각하고 여행에서 얻고자 하는것이 정말로 어떤것들인지 어느정도는 짐작이 되고도 남음이 있다.  내 경우에야 부득이 한 경우에는 여행사 프로그램등을 통해 가이드를 동반 할 때도 있지만,  언어소통적인 장애가 실재하는 상황에서  사전에 가고자 하는곳의 상당 부문에 대해 철저하게 공부를 하고 가는 편이다.  아주 간혹은 가이드도 놀랄만한 지식을 사전에 습득하고 오히려 약간 어드바이스 하는 정도로 내가 가진 지식이나 경험을 나누기도 한다.

  무료 가이드도 있지만 대부분은 일정한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유료다.  또 휴식문제나 식사문제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럼에도 여행자 한명이 가이드 한명을 택해서 1:1로 함께 움직이는 모습도 자주 눈에 띈다. 여기에는 친밀하게 대화하듯  정말 진지한 토론이 뒤따른다.

  그러나 우리나라 여행객들에게 이미 습관처럼 배어버린 여행은 그렇지가 못하다.  주로 패케지여행을 떠나서 유명 여행지에서 한국인이나 한국어에 능통한 가이드를 대동하는데 수십명을 대동하고 앞장서는 가이드는 목청을 돋구며 열심히 설명을 하는데,   따라나선 일행은 대부분 사진찍기에만 혈안이 되서 개별행동에 주안점을 둔다.  또 가이드가 훌륭하게 설명을 해도 바로 그때 뿐이다.  사전 정보나 사전 지식이 동반되지 않는 여행루트에서는 '내가 돈을 지불하고 왔음을 입증할 수 있는' 그만한 여행지라는 정도를 확인하는 정도의 가이드 설명만을 듣기 때문이다. '아.  여기가 거기구나.  저기서는 꼭 사진을 찍으라 그랫지? 유물이 신라시대니 고려시대니가 뭐가 중요해?  내가 다녀간거면 되지.' 하는 식이다.

  학습과 대화와 토론이 동반되는 여행이 정말 좋은 여행이라는 나의 생각이다.

 

 

 

 

 

 

 

 

 

 

 

 

 

 

 

 

 

 

 

 

 

 

 

 

 

 

 

 

 

 

 

  에이야와디강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부 파고다(Bu Pagoda)는 '박'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실제로 박 모양을 한 종탑을 유명하다.  이 종탑 뒤에서 바라보이는 에이야와디강으로 떨어지는 해를 바라보는 것도 바간의 일몰 풍경중 최고급으로 친다.

  (부 파고다)는 바간왕조 이 전에 지어졌다 하니,  이곳 바간의 수천개가 넘는 파고다 중 가장 오래전에 건축된 파고다라 할수 있다.

  단 1975년의 지진으로 완전 파괴된것을  지금까지도 보수작업중에 있다.

  또한 부파고다에는  미얀마의 보물로 치는 진귀한 유물이 보관되고 있는데 순금으로 된 장신구에 루비며 사파이며 온갖 진귀한 보석들이 무수히 박혀있다.  나름 보관장치를 갖췄다고는 하나 저렇게 귀한것을 그대로 전시하는 것을 보니,  아마도 진품은 어디 박물관에 있고 모조품이지 싶다.  그럼에도 순금과 보석으로 만들어진 유물은 실로 눈이 부시다. 

  또 미얀마를 여행하면서 아주 자주 눈에 띠는것은 바로 미얀마 사람들도 (성지순례)를 중요 덕목으로 생활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슬람 문화권에만 성지순례가 있는 것이 아니다.

  트럭을 세우고 나무그늘 아래 모여서 식사를 하는 사람들은 모두가 한 가족이다.  아이들까지 포함하면 거의 20명 가까이나 되었다.  솥을 내걸고 자루에서 식량을 꺼내 화덕에서 굽고 끊이고 해서 단체 식사를 하고 있었다.  이들 온가족이 이동하는 수단은 바로 옆에 보이는 단 한대의 1톤트럭이 전부였다.  옷가지와 이불보따리등이 짐칸에 지붕에 잔뜩 실려있다.  스므명에 가까운 가족이 달랑 트럭 한대에 올라타고는 바간의 불교유적지로 성지순례를 온 것이다.  트럭이 저들 가족에겐 집이요 마차였다.  그 안에서 모두 해결한다.  밤이면 여자와 아이들은 트럭의 짐칸에 쪼그리고 자고,  남자들은 트럭 아래 옆에 자리를 깔고 누워서 잔다.

  저들에게 불교는 생활이자 의무이자 종교이다.  참으로 놀라운 광경이었다.

  상수도가 아직 원활하지 못한 미얀마에서 길가의 노점들에게는 앙증맞을 정도로 귀엽게 생긴 물차가 다니면서 물을 제굥한다.

  이색적이 풍경이다.

 

  그리고나서,  서서히 밀려오는 허기에 점심때가 한참을 지났음을 자각하고 찾아나선 바간을 여행하는 배낭여행자들에게 가장 이름이 나 있는 식당을 찾아나섰다.

  올드 바간으로 들어가는 성문 앞이자,  아난다 파고다를 들어가는 초입에 있는 먼지 폴폴 날리는 도로변에 딱히 어떤 특징을 내세워 설명할 것이 없는 그저그런 변두리의 외곽 길목 언저리에 놓여있는 간이 식당 같은 곳으로 상호는 (더 문) 이다.

  어떤 특별함을 거부하는 것처럼 평범해 보인다.

  맛이나 가격면에서도 착하고 평범한  곳으로 배낭여행자들이 바간지역에서 최고로 치기를 주저하지 않았던 그런 곳이다.

  아니나 다를까?

  서양의 여행자들고 가득해서 자리가 없다.  한참을 기다린 후에나 겨우 자리를 차지하고 앉았다.  물론 손님들은 계속 밀려 오는데 4인용 테이블을 차지하고 떡 하니 앉아있는 난처함이란 늘 나를 따라다니는 의례 같은것이었기에 오늘은 얼굴에 강철판을 깔기로 했다.

 

 

 

 

 

 

 

 

 

 

 

 

 

 

 

 

 

 

 

  (더 문)에서의  식사는 아주 만족스러웠다.

  음식맛도 좋았고 나름 충분히 휴식을 취할 수 있었을만큼 분위기도 좋았다. 밀려드는 인파에 혼자 자리를 차지하고 있기가 민망했을 즈음에,  직원이 가계앞에 팻말을 내다거는 것이었다. 그때까지의 주문만 허용한다는 팻말이었다.  저녁장사를 위해 직원휴식과 가계 정리를 위해 점심장사를 마친다는 의미였다.  덕분에 나는 한참동안을 더 편하게 쉬다가 나왔다.

 

  식당은 나온 내가 서둘러 방향을 잡은곳은 (올드바간)이었다.  

  이제 바간에서의 시간이 정말로 얼마남지 않았다고 느끼는 순간부터 올드바간 성벽 안쪽의 사원들 중에서 꼭  돌아보아야겠다고 생각했던 (마하보디 파고다를) 찾아나서기로 작정했던 것이다.

  그 시작은 바로 (떠랍하 게이트)였다.

  바간 왕조시절 궁성의 동문 역활을 했던 곳이다.  해자와 성벽으로 둘러 쌓였던 바간왕국(현 올드바간)의  안쪽으로 들어서는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마하보디 파고다)를 찾았다.  미얀마 형태가 이닌 이색적이며 조형미가 대단히 뛰어난 이름난 불교 건축물이다.

  이 건물 또한 지진으로 완전 파괴도었던 것을 성금을 모아 다시 복원시킨 사원이다.

  꼭 와보고 싶었던 곳이었다.

  (마하보디 파고다)를 둘러보다 보니 어느새 저녁무렵에 접어들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이제 대미를 장식할 (바간의 일몰)을 찾아가야만 할 때가 되었다.

  (쉐산도 파고다)의 유명한 일몰을 포기하고 내가 선택한 곳은, 세산도에서 들판의 숲길을 한참이나 달려야 하는 (빠타다 파고다) 였다.

  제법 멀리 떨어져 있는 빠타다파고다(Phㅁ-tha-da)를 찾아가는 길이 처음에 매우 어려웠지만,  한참 숲길을 헤매다보니,  수많은 관광버스들이 어디론가 몰려가는 것이 보였다.  그때 직감으로 나는 알았다.  저 버스들이 모두 빠타다파고다로 가고 있다는 것을.  해질녁 바간에서 관광버스들이 몰려가는 곳은 일몰을 보기에 좋은 뷰포인트가 아니고 어디겠는가?

  빠타다파고다에서 보는 바간의 일몰.........

 

 

 

 

 

 

 

 

 

 

 

 

 

 

 

 

 

 

 

 

 

 

 

 

 

 

 

 

 

 

 

 

 

 

 

  피김치가 되어 숙소에 돌아오니 친절한 매니저가 샤워를 하게끔 배려를 해준다.

  인근의 식당으로 가서 저녁식사를 하고 돌아오니 정확히 약속한 시간에 나를 픽업하기 위한 트럭택시가 도착했다.

  도와준 모든이에게 감사를 전하고 배낭을 들고 트럭에 올랐다.

  이제 버스로 갈아타고 9시간을 달려 (인레호수)로 이동해야만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어지는 어마어마하리만치 가혹한 스케줄.

  나는 감히 20대의 젊은이들도 쉽게 도전하지 못할 그런 엄청난 스케줄을 감행하기로 이미 작정을 하고 난 후였다.

  낮에 점심을 먹고 잠시 쉬면서......  천리마 행군에 버금갈 강행군의 살인적 스케줄을 과감하게 선택하고 난 후였다.

  그 시작은 여기 바간을 출발하면서 부터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

 

  굿.바.이. 바.간.

 

  '내가 아주 먼곳에서 (바간) 너를 찾아왔었다는 사실을 나는 결코 후회하지 않을 거야.'

  '내가 이렇게 빨리 (바간) 너를 훌쩍 떠났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나는 결코 후회하지 않을 거야.'

  '안녕''

  ' 잘있어. 바간'

 

 

 

 

 

 

 

 

      ------  다음은 '가혹한 스케줄 속에서 만난 인레 호수' 이야기로 이어지겠습니다.  피안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