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다낭 입국수속을 마치고 배낭을 찾아서 걸머메고 공항대합실을 나서는 시간이 새벽 1시가 넘어서고 있다.
대합실을 나서자 마자 훅 하고 느껴지는 용광로를 대하는 듯한 적되지방의 뜨거운 열기.
오늘 다낭의 낮 온도가 33도 였다더니 새벽 1시가 지났어도 그 열기는 여전히 그대로 남아있다.
어디에도 바람 한 점 없고 금방 등줄기에 땀이 주루륵 흘러내리는 것이 느껴진다.
그나저나 이제부터 당장 어쩐다?
예정되어진 스케줄도 나를 기다리고 있는 어떤 약속도 없다.
나랑 함께 비행기를 타고 온 그 많은 대부분의 한국여행객들은 죄 다 기다리고 있던 여행사 안내 가이드를 따라 길게 줄을 서서 버스를 타러 이동하고 있다. 베트남 내국인들은 마중나온 가족 내지는 지인들의 자가용에 타고 썰물 처럼 바져나간다.
마중 나올 사람이 늦어지는 현지인 몇몇과 아직 도착하지 않은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는 피켓과 명찰을 찬 여행사 직원들을 제외하고는 여행객차림으로 배낭을 둘러맨 사람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달랑 나 하나다.
이때부터 택시 운전사들과 속칭 삐끼들의 집요한 공세가 집중포화처럼 나에게 날아들기 시작했다.
아무리 단호하게 (누가 곧 데리러 온다)고 해도 이들의 찝쩍거리는 공세는 멈출줄을 모른다.
계단을 타고 2층으로 올라갔다.
출입국 수속을 밟으면서 3층을 바라보니 출극장엔 새벽배행기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붐볐었는데, 2층의 항공사들 부스엔 열려진 단 하나의 카운터도 없이 모든 부스가 문이 닫혀진 상태였다. 안전관리요원 둘이 서 있고 서너몀의 청소직원들이 열심히 청소를 하고 있다. 다낭 공항이 국제공항이긴 하지만 노선이 많지 않다보니 이른 새벽까지는 휴점인것 같다.
전광판을 살펴보니 나짱(나트랑) 국내선이 아침 7시15분 발이다. 아마도 이때 베트남 항공사가 카운터를 열고 있었다면 나는 그 배행권을 샀을것이다. 그리고 나서 대합실 어디든 쭈그리고 앉아서 아침을 기다렸을 것이다.
나의 행색을 보고 보안요원이 다가와 묻는다. 어디를 가려하느냐고.
나짱을 가려 한다고 하자 4시반은 되어야 창구를 연다고 한다.
그래서 '내가 오는 비행기 안에서 찾아보니 다낭에서 새벽 2시32분에 나짱을 거쳐 호치민 까지 가는 기차가 있던데 지금 가면 탈 수 있겠느냐' 물어보았다.
베트남에서는 이삼일 전에 미리 기차표를 예약하지 않은 상황이라면 당일 현지에서 기차표를 구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답을 해온다.
심야버스들도 저녁 7시쯤 떠나고 나면 이동수단이 모두 막힌것으로 여기면 된단다. 어디 가까운 호텔에서라도 좀 쉬었다가 아침 일찍 장거리버스를 타던지 적어도 6시 이전에 다시 와서 항공권을 사는것이 좋겠다고 친절하게 대답을 해 준다.
이번 여행에 대하여 내가 다낭에 오면서 가진 생각은 아주 단순했다.
다낭을 거점으로 하면 베트남 중부지방의 주요 관광지인 호이안과 후에(훼)를 편하고 쉽게 오갈 수가 있다.
현장에서 좀 다쳐서(팔꿈치 인대가 좀 늘어났음) 한동안 사용이 불편했던 팔을, 마냥 푹 쉬며 회복해서 돌아가자는 생각이 전부였다.
그런데 다낭 도착시간이 새벽 1시를 넘긴것이 마음에 걸렸다.
어디 가까운데서 서너시간 눈 붙이기도 그러허고, 호이안이나 후에까지 택시를 타고 가기도 좀 그렇고.......... 내가 여행중 택시를 타는 것은 아주아주 드문 경우다. 말레이시아에서도 딱 한 번 택시를 탔다. 일단 택시엔 그 어떤 선입견 같은 거부감이 있다.
그래서 새벽 비행기가 있다면 내친김에 베트남의 남부로 날아갔다가 천천히 올라올까 하는 생각을 했더랬다. 그런데 배행기도 기차도 심야버스도 모두 불가능해진 것이다.
어쩐다?
베트남의 시내버스는 새벽 5시반부터 운행한다.
그렇다면 까짓꺼......... 다낭 마케비치 해변 백사장에 가서 잠시 드러누워 파도소리나 듣다가 새벽 시내버스를 타고 호이안으로 이동을 해서 여행을 시작하기로 할까?
1층에 다시 내려오니 또 다시 이어지는 택시기사와 오토바이 삐끼들의 집요한 공세, 저들은 포기라는 것을 아예 모른다.
여행의 첫 시작에서 부터 이런 상황이 연속되니 속에서 슬슬 부아가 치밀기 시작한다.
'난 가난한 여행자라서 죽어도 택시를 탈 수가 없어. 2천동(한화 100원)이 내 가진거의 전부야. 태워줄래?'
그들의 술렁거림을 뒤로하고 씩씩하게 다낭의 밤거리를 향해 무거운 배낭을 둘러메고 발걸음을 옮긴다.
내 군대 주특기가 133 으로 포병 FDC의 계산병이었다. 지도 보는 법과 계산에는 남들보다 쬐끔 뛰어난 재능을 가진 사람이다.
머릿속에다 다낭 지도를 띄어놓고 비행장에서 여행자거리를 지나 용다리까지를 일직선상에 그려놓고 그 쪽으로 방향을 잡아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씩식하게 밤거리를 걸어갔다.
그런데 이 다낭을 밤거리라는게 말씀이다. 좀 살벌한 느낌이다.
가로등이 아주 뜨문뜨문 우리나라의 지극히 후미진 뒷골목 수준이다. 공항근처를 벗어나자마자 부터 70년대 우리나라 군소재지 분위기를 풍겼다. 그리고 도로안내 표지판이라는 것이 애시당초부터 없다. 어딘가 있기도 하겠지만.......... 어쩜 해지면 걷어갔다가 해뜨면 다시 내거는지....... 일단은 아무리 찾아봐도 어디에도 안내판이라는 것이 없다. 이따금 교차로의 파이프기둥에 화살표 모양의 작은표지판 같은 것이 달렸는데, 아마도 도로명칭을 적어놨나본데.......... 지금의 가로등 불빛으로 그 글씨를 읽기는 완전 불가능하다. 또 이상황에 도로이름 알아봤자 어디에 쓰겠는가? 완전히 심청이 아버지 마포나루에서 하염없이 마냥 서성대는 꼴이지.
그런데도 여전히 근본적인 문제가 따라다녔다.
택시기사와 오토바이 삐끼들의 끊끓임없는 공격이었다. 그것은 마치 한여름밤에 시골 논두렁 위에 거적떼기 한장 깔아놓고 벌렁누워서 밤새 모기들의 참혹한 공세에 시달리는 것과 전혀 다를것이 없었다.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다.
인적이 완전히 끊긴 후미진 도시의 밤거리를 40여분 걷는동안 적어도 30여차례 이상 그넘들의 찝쩍거림을 받았다.
우리의 포장마차 같은데를 두번 지나면서 술에취해 웃통벗고 비틀거리는 곳을 두 군데 지나고, 마사지 숖을 두 군데 지났다. 그리고 그제서야 퍼뜩 생각이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후미진 곳이나 심야에는 절대로 혼자 돌아다니지 말라고 했던 여행 경고문을 말이다.
그러니 이제와서 어쩌랴. 벌써 이만큼이나 걸어왔는데.
여행자 거리가 지척이라는 생각까지는 했는데, 사람들이 없다. 불이 환하게 켜진 가계들이 어디에도 없다.
도저히 안되겠다.
태생적으로 겁대가리라는 것이 없는것은 분명 맞는데, 이쯤되니 너무너무 피곤하고 힘들다.
어제 아침에 집을 나서서부터 제대로 쉬어보지를 못했다. 비행기 안에서도 그랬다. 배도 고프고..... 우선은 무조건 씻고 싶다.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온통 땀에 젖었다.
그래 어디든 들어가서 일단 좀 쉬고 아침에 다시 여행을 시작하자.
그런데......... 이젠 호텔이 없다. 아니지 호텔은 많은데 문이 열려진 호텔이 없다.
불끄고 잠들었거나 간판불을 켜졌는데 문이 잠겼다.
여행자거리에서 한불럭 뒤로 쳐진 도로에서 불이 켜진 허름한 호텔을 하나 발견하고 도로를 건너 문을 흔드니 문이 열린다. 그런데 안에 불은 꺼져있다. 문을 세게 밀어보니 무엇인가가 문에 걸린다. 문 앞에 간이 침대를 놓고 젊은 사내가 자다가 놀라서 벌떡 일어난다.
상황을 열심히 설명했지만 그 사내........ 영어를 전혀 못한다. 저 혼자서 베트남어로 마구마구 떠든다. 상황이 도저히 안되겠던지 불을 켜고 안쪽으로 들어가더니 후런트데스크를 손으로 마구 두둘긴다.
ㅎㅎㅎㅎㅎㅎ
그 너머에서 갈색으로 염색한 긴 헝크러진 머리를 쓸어올리며 젊은사내의 아내가 눈을 부비며 마지못해 모습을 드러낸다. 그 여자는 영어를 썩 잘한다. 방을 겨우 얻어서 셈을 하고 여권을 건네는데 나를 올려다 보며 지금 어디서 오는 길이냐 묻는다.
그냥 좀 걷고 싶어서 공항에서 쭉 걸어왔다고 했다.
오 마이 갓을 중얼거리더니, 지금 공항에서 여기까지 밤길을 혼자 걸어왔다는 말이냐 라고 되물어 온다.
그래서 그랬다고 했다.
아무일 없었냐고, 무섭지않았냐고 걱정스런 표정으로 되물어 온다. 여기 현지인들도 자정넘어서 후미진 밤길은 안돌아다닌단다.
난 아무일도 없었다고 했다.
내 여권을 유심히 살피던 그녀......... 혹시 경찰이거나 군인으로 레벨이 좀 높은 사람이냐고 또 묻는다.
'노. 노노노노노노노노.......... 싸우스 코리아에는 나처럼 배 나온 경찰 없어!' 라고 친절하게 말해줬다.
3층으로 올라가는 엘레베이터에서 벽에 비치는 내 모습을 보면서 나는 방금전에 내가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을 깨닭았다.
'아냐. 있어. 충주에 가면 있어. 나 보다 배가 훨씬 더 뽈록 튀어나온 경찰이 있어. 김 모시깽이라고......... 푸하하하하하하.'
그 넘에 비하면 난 웬만큼은 날씬하잖아? 일단 기럭지가 길잖아. 인물은 물론이고.........'
눈을 떠보니 아침 7시가 가까워지고 있다.
몸도 마음도 아주 상쾌했다.
밤새 에어콘을 19도에 맞추어놓고 잤다. 밤새라봤자 4시간 좀 더 잤겠지만.......
베트남에서는 중간급 정도의 호텔이라도 선풍기가 있는 방과 에어컨이 있는 방의 등급이 다르고 방값도 차이가 난다.
서둘러 아침 샤워를 마치고 다시 배낭을 둘러메고 거리로 나섰다.
아침형 인간들.
아니지, 베트남 사람들은 새벽도 아주 이른 새벽형 인간들이다. 차차 그 설명도 하겠지만........
사방 어디를 둘러보아도 끊임없이 이어지는 긴 오토바이의 행렬들..........
아! 여기가 정말 베트남이 맞기는 맞는가보구나.
신선했다.
싱그러웠다.
물론 나서자마자 어느새 등줄기는 땀으로 흥건히 젖었지만 말이다.
여행자거리 골목을 빠져나오니 갑자기 눈앞이 훤해졌다.
강이다.
우리나라 서울의 강 이름과 한자 표기까지 똑같은 한강이다. 다낭의 한강. 유명한 용다리가 보인다.
힘차게 비상하듯 웅비하는 베트남. 그리고 베트남 제3의 도시 다낭의 번영을 기원하고 상징하는 다리가 보였다.
아침 7시가 이미 늦은 시간이어서였는지 공원에서 체조하거나 산책하거나 쉬는 사람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잠시 그곳의 벤치에 앉아 앞쪽의 한강을 바라보고, 뒷쪽의 여행자거리를 바라보면서 잠시 흐르는 땀을 식힌다. 강변이라 그런지 미세하지만 그래도 살랑살랑 실바람이 불어왔다.
그때, 지나치는 수많은 오토바이 행렬 너머로 시야 가득 들어오는 분위기 쨩나는 커피숖이 보인다. 여행책자에서 베트남의 커피가 유명하고 그 중에서 하일랜드 커피숖이 너무너무 유명하다는 기억이 떠올랐다.
하일랜드 커피로 대변되는 베트남 커피.
쓰다. 너무너무 쓰고 진하다.
달다. 너무너무 달고 부드럽다.
에스페레소로 마시는 커피는 너무 진하면서 쓰고, 연유를 타서 마시는 밀크 커피는 부드러우면서도 달콤하다. 그리고 중독성이 아주 강하다.
여행기간 내내 엄청 마셨다.
맛있다.
쓴 커피도 단 커피도.
베트남 커피라는게 말입니다.
죽기 살기로 맛있으니 도대체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다낭의 상징은 용다리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배낭여행자에게 다낭의 상징을 꼽으라면 의례 (다낭성당)을 꼽을 것이다.
다낭성당은 여행자들에게 있어서 다낭여행의 기준점이자 다낭여행의 시작이며 끝이다.
여행자거리가 지척이며 이곳에서는 다낭에서의 모든 즐길꺼리와 맛있는 음식들은 물론 어디로든 통하는 교통의 요지이자 핵심이기 때문이다.
모든여행자에게 있어서 다낭여행의 시발점이 바로 다낭성당인 것이다.
다낭성당.
흔히 (핑크 처어치)라고도 부른다.
다낭성당은 베트남을 지배하고 있던 프랑스의 선교사들에 의해 1923년에 지어졌다.
프랑스 전통에 대른 고딕양식 건물로 중세유럽풍의 외부장식이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끈다. 특히 외부의 벽이 모두 핑크색을 띠고 있어서 시각적으로도 아주 빼어나고 매혹적인 자태를 뽐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종탑 위의 십자가 위에 내걸린 피뢰침에 수탁머리모양의 조형물이 앙증맞게 매달려 있어 더욱 유명세를 톡톡히 타고 있다.
성당은 아주 작은 편이다. 부속 건물이 딸려 있기는 하지만, 얼핏 핑크빛 예배당 하나만 있는 아주 앙증맞은 크기의 작은 성당 정도로 느껴진다.
성당 정문을 들어서면 왼쪽으로 피에타 조각상이 놓여져 있다. 당연히 모조품이다.(귿이 설명 하지 않기로 생략)
왼쪽 벽면을 따라 길게 사진들이 내걸려 있는데, 순서대로 나열 된 예수의 일생이다. 탄생에서 십자가 죽음과 부활까지의 장면들이 그림과 영화의 장면들로 구성되어 있다.
마당을 통털어 대지 전체를 차지하고 우뚝 들어 선 핑크빛 예배당은 정문에서 보기에 오른편에 열쇠를 든 인물의 조각상이, 왼편에는 칼을 든 인물의 조각상이 나란히 양편으로 서 있다. 아마도 좁은 식견으로 열쇠를 든 인물은 (사도 바울)이 아닐까 싶다. 비록 12사도에 들지는 못하였지만, 신약성서의 가장 많은 기록을 남김으로써 인간이 구원의 길로 들어설 수 있는 방법을 가장 많이 알려준, 말 그대로 (천국으로 가는 계단의 열쇠)를 인간들에게 전해준 사람이라 생각되어서 이다.
반대쪽의 칼을 든 사람은 당연히 (시몬 베드로)라 여겨진다. 아무튼 그가 구세주로 부터 어떤 권한(?)을 부여받은 초대교황이기도 할테니까 말이다. 조각상의 표정에서도 문득 그런 느낌을 받았다.
- 씬짜오. (베트남식 인사말로 '안녕하세요'란 뜻이다)
- 안녕하세요. 주님의 성전에 오신것을 환영합니다.
두 손을 모아 합장하고 베트남식 인사를 건네자 반갑게 맞아주며 가까이 다가와준 사람은 젊은 수사(修士. 수도생활을 하는 사람) 였다.
내가 여행자 신분이며, 아주 천천히 느린 걸음으로 성당의 이곳저곳을 소상하게 살피며 사진찍는 모습을 안에서 내다보았다고 했다.
어디서 왔으며 여행을 시작한지 얼마나 되었느냐는 통상적인 애야기가 이어졌다. 그러다 그 젊은 수사가 나를 빤히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 캐톨릭? (혹시 천주교 신자냐고 물었다)
- 아뇨. 저는 기독교........ 그러니까 프로테스탄트 입니다.
- 그러셨군요. 마침 시간이 좀 있는 데........ 혹시 성당 내부를 구경하실 의향이 있으십니까?"
순간 내 귀를 의심했다.
다낭성당은 외부의 건물모습은 여행자들에게 개방되어 있지만, 예배당 내부의 모습은 그곳 신도들의 에배시간 외에는 철저하게 차단되어 있다고 들었고, 또 실제로 그러했었다. 그런데 지금 이 젊은 수사가 성당 내부를 구경시켜 주겠다는 것이다.
- 사진을 찍어도 될까요?
- 물론이지요. 그렇게 하세요. 시간은 대략 한 10 정도의 여유가 있군요. 성당에 들어가 보신적은 있으십니까?
- 제 외할머니게서 아주 신실하신 천주교 신자셨어요. 제가 아주 어렸을 때 저를 데리고 미사에 참석하시곤 하셨는데........ 한번은 미사 말미에 맛나로 성찬의식을 행하는 것을 보다가, 어른들은 다 먹으면서 저만 안준다고 그대로 성당바닥에 나뒹굴며 울고불고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 오 마이 갓. 세상에 그런 일이........ 아주 커다란 일을 벌이셨군요. 어릴때 부터............
성당 내부는 지극히 단촐했다. 벽채와 목재구조물에선 세월의 흔적들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벽면에 붙어있는 스테인글라스로 된 종교적 표현물을 보면서야 비로소 에배당이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성전에 꽃장식을 하는 분도 계셨고, 기도를 드리고 나서시는 수녀님도 계셨다.
10여분이 지나자 그 절은 수사가 다시 모습을 나타냈다. 시간이 된 것이다.
제게 기록사진 한 장 찍어주시겠습니까 부탁 했더니 그 분게서 석장이나 자리를 옮겨다니며 찍어 주셨는데........ 석장 모두가 심하게 흔들려 쓸 수가 없다. 고마운 마음씨만큼 사진 실력도 좋으셨으면...........
예배당을 나서며 진심어린 감사를 드렸다. 그러면서 '당신의 고마움을 간직하게 사진한장 찍고 싶다고' 하자 기꺼이 손을 흔들며 포즈를 취해 주셨다. 정말로 크게 감사한 시간이었다. 하여 그분의 선명한 모습이 담긴 사진을 올려본다.
헤어지면서 그 분이 내게 속삭이듯 기도하듯 인사말을 건네왔다.
'주님의 크신 사랑과 은총이 늘 함께 하시기를.......... 그리고........ 언제고 다시 캐돌릭(천주교신자)으로 다시 돌아오시기를.........'
아멘!
나의 여행에는 이번처럼 놀라운 행운........ 감사할 일들이 참 많다.
일일이 설명할 수 없는 뜻밖의 놀라운 경험들이 항시 내 뒤를 따라다닌다는 느낌을 늘 가지고 있다.
순간순간의 그 감사한 상황들이 나를 찾아주지 않거나, 내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주지 않았다면......... 나는 참으로 숱한 어려움을 겪으면서 여행을 더 할까 말까 고민했을 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나는 항상 주변의 많은 일들과 많은 사람들에게 감사하며 기도를 드리곤 한다.
내가 더 이상 내 스스로 걸을 수 없을 때까지 나의 여행은 계속되겠지만............
그런 행운과 감사한 일들이 끊임없이 내게 계속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아멘.
------- 다음 이야기는 에피소드2로 계속 이어지겠습니다. 피안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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