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 이야기

가볍게 떠난 겨울여행..... 통영

by 피안재 2016. 1. 9.

 

 

 

 

 

 

 

 

 

 

 

 

 

 

 

 

 

 

 

 

 

 

  눈이 펑펑내려 수북하게 쌓이면 장작을 수북하게 쌓아놓고 모닥불을 피우고 싶었다.

  그런데 야속한 하늘은 눈다운 눈을 단 한번도 내려보내주질 않는다.

  소시적에 격던 그 혹독한 겨울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느정도는 비스무리하게 눈이 펑펑내려 쌓이고 세찬바람이 뺨을 도려낼것 같은 정도쯤의 겨울은 좀 있어야 하는것이 아닐가?

  강이 얼고 호수가 얼어서 그곳에서 스케이트 타는것 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논이랑 봇도랑 정도는 얼어서 썰매정도는 타게 해주셔야 하는것이 아니냐는 말이다.

  눈을 기다리며 캠핑장비를 죄 다 꺼내서 손질을 하고 분류까지 해 놓고 눈을 기다린다.

  눈이 내려 쌓이면 겨울장비를 꺼내 싣고 목계강변이나 수주팔봉 강변에 텐트를  치려고 눈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는데......... 아예 눈 내릴 기미조차 없다.

  첨부터 가자면 당연히 안따라 나설테니까............

  눈 쌓인 목게강변 허허벌판에 텐트를 탁하니 쳐놓고,  2년째 장식용으로 전락해버린 난로를 피우고....... 난로위에 은박지깔고 가래떡이랑 고구마도 굽고,  석화(굴) 한망태기 사다가 까 먹고.......  가스등 매달아 분위기 잡고.....  장작으로 모닥불 피워 캠프화이어 하면서 와인 한병 나발불고......... ㅋㅋㅋㅋ

  허허벌판에 텐트친다고 하면 당연히 안온다고 하겠지만,  이미 다 쳐놨는데 먹을게 없다고 하면 ......  오는길에 생수 서너병하고 통닭을 한마리 튀기던지 족발을 하나 사가지고 오라면...........  길길이 성질을 부리다가도 끝내는 오게되어있다는걸 이미 잘 아니까.......

  그런데 아무리 하늘을 올려다 보아도.........

  이러다 겨울 다 지나가도록 눈 구경을 못할것만 같다.

  아무래도 겨울캠핑은 글렀다.

 

 

 

  겨울이라는 계절이 주는 업무적인 한산함에 심적으로도 좀 느긋해져서일까?

  가슴 한쪽이 휑하니........ 어디로든 떠나고 싶은 마음만 자꾸자꾸 생긴다.

  - 남쪽으로 하루 이틀 다녀올까?

  - 그러시던지.

  - 오빠랑 언니들도 하루정도 어디든 다녀오고 싶으시대.

  -  가족여행으로 가면 되지 뭐.

  - 숙소가 있을까?

  - 구하면 되지 뭐. 어디로 모실까요?

  - 남쪽.

  -  부산. 통영. 남해. 여수. 목포. 아님 제주도........ 어느쪽으로요?

  -  우리야 다 가봤지만.......... 제대로 못 본 통영이 어떨까?

  - 통영이라........  겨울이니까 태풍은 안오겠지뭐. 알써. 그럼 이번엔 통영이다.  그런데 가족여행이라면.........  우린 처음부터 끝까지 같이 움직이나, 아님 따로 움직이나?

  - 우리만 먼저 가고 맨 나중에 오는 여행으로 스케줄 잡아도 무방......... 그렇게 하는게 좋겠다고들 이미 하셨어.

  -  오케이.

 

 

  수십년 여행을 해오면서 날씨나 스케줄이나  놀라울만치 행운이 우리에겐 늘 따라다녔다.

  거의 불가능한 상황에서도 어떤 행운이 손을 내밀어 보다 더 즐겁고 감격스러운 여행을 계속한 기억들이 무수히 많다.

  일례로,  에정된 스케줄때문에 사나흘째 비가내리는 우중에 캠핑여행을 출발을 했고, 예보는 사나흘을 더 폭우가 에정되어 있었다.  그런데 기적처럼 우리 여행지만은 햇쌀이 쨍쨍했다.  이틀동안 수영을 실컷 즐기며 캠핑을 마치고 떠나오는데 그제서야 비가 서서히 내리기 시작하고 있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뉴스에서 우리가 지난저녁에 떠나온 캠핑장이 폭우에 쓸려내려가는 영상을 볼 수있었다.

  이런 행운이 자주 우리를 따라다녔는데....... 평생 단 한 번.  딱 한 번.  통영영행만은 행운이 유일하게 우리를 비껴간 적이 있었다.

  그래서 그 수십년의 여행중에 그 이후로 (통영)만은 항상 재껴두고 생각을 했었는데  마침내 제대로 통영을 다시 가게 되나보다.

 

 

  아들 짱구가 어렸던 시절..........

  여러가지로 아주 힘들게 통영여행을 준비했던 시절이 있었다.

  캠핑여행 출발을 해서 통영으로 향하기 전에 선유도를 하루쯤 맛보기로 하고 군산엘 들렸다.  그런데 선착장에서는 별로 바람이 없는데 멀리 외해에 바람이 심해 파랑주의보라고 배가 뜨지 않는대서 부득불 그대로 패스하고 통영으로 향했다.  그 무덥던 여름의 통영은 더더욱 뜨거웠다.  그래서 잠시 통영거리에서 서성거리다 선유도 대신 일단은 거제도의 해수욕장에서 캠핑을 하기로 하고 나로도 해수욕장으로 가서 텐트까지 쳤는데..........  그 옛날의 당시 상황으론 나로도해수욕장이 남해바다의 해수욕장이 아니라  거의 서해바다의 갯벌수준이었다.  참다참다 도저히 못견딜정도여서 구축해 놓은 싸이트를 철거하고 부랴부랴 산넘고 넘어 해금강 몽돌해수욕장으로 옮겨  다시 텐트를 쳤는데.........

  거기까진 그래도 좋았다.  그런데 해질무렵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사태가 벌어졌다.  비켜가던 태풍이 거제도를 향해서 직빵으로 접근중이라 해수욕장 페쇄에 들어간단다.  그야말로 갑자기 터진 9.11 사태가 따로 없었다.  부랴부랴 싸이트를 철수하고 다시 산넘고 넘어 거제대교를 건너오기까지 길은 막히고 사방에서 빵빵거리고....... 태풍은 마침내 모습을 드러내고.........  통영에 들르니 모든 숙박업소들이 아예 문을 걸어잠구고 불을 끈 상황이었다.  어쩌겠는가.  그날 밤을 꼬박 새워 세찬 바람과 폭우속을 달려 충주까지 되돌아온 악몽같은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있다.

  그런 통영이었기에 다신 가 볼 생각조차 없었는데........

 

 

 

 

 

 

 

 

 

 

 

 

 

 

 

 

 

 

 

 

 

 

 

 

 

 

   

 

  이제 담장벽화나 벽화마을이라는것은 전국각지나 세계 어느곳이든 관광지마다 필히 있어야만 하는 흔하디 흔한, 또는 그저그런 정도의 조금은 식상하는 문화상품 정도로 느껴진다. 

  톡톡히 유명세를 치른 결과랄까?  통영의 동피랑은 그 시작부터 남달랐다고 하지만,  작금의 대한민국에 벽화마을이 없는 고을이 어디 있을까?  아마추어에겐 아마추어의 맛과 향기가 있는데,  그 순수의도를 벗어나면 유치해지고 식상해지는 것이 아닐까?

  동피랑을 둘러보면서도 딱히 뭐라고 꼬집어 말할 수는 없겠으나.........  좀 더 솔직히 표현한다면 터무니 없어보일만큼 허망한 느낌을 떨쳐낼 수 없었다.

  그냥 한번쯤 와봤다고 나 스스로를 위로해 본다.  그냥 산책을 한 셈 치지 뭐.

  페낭에서의 올드타운 산책은 말그대로 숨은그림찾기였다.  잔잔하게 여운같은 것이 남는 산책이었다.

  통영에서는 골목길을 산책하는데 사방에 그냥 그림들이 그려져있었다.  아무런 감홍이 없었다.  동피랑이라는 허망해보이기까지 한 성채를 쌓아올리고 그 위에서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셀카찍기에 여념이 없는 숱한 불로거들의 발자국만 남아있을 뿐이었다.

  (어설픈 문화상품 더하기 소리만 요란한 극성 블로거가 합치면........... 허접떼기 돈벌이.)

  그런 소회는 챠밍도 나와 같은 느낌과 생각이었다.

  그런데도 꾸준히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  골목골목마다 사람 사람이다.

  그래서 우리도 폼도 잡아보고 남들처럼 흉내도 내 보기로 했다.

  영 개운치 못한 느낌을 가슴속에 삭이면서 말이다.

 

 

 

 

 

 

 

 

 

 

 

 

 

 

 

 

 

 

 

 

 

 

 

 

 

   동피랑의 골목길을 따라 내려가니 곧바로 통영중앙시장이다.

  여행객들로 인해 번잡하기는 하나 손바닥만큼이나 작은 시장이다.

  해산물과 말린 건어물을 파는곳이 많고, 해안도로가의 번화가에는 꿀빵을 파는 집들이 내륙도심의 핸디폰 가게들만큼이나 빼곡히 자리를 차지하고들 있다.  내륙의 동그란찹쌀도너츠 같이 생긴 꿀빵은, 밀가루반죽속에 고명(앙꼬)를 넣고 튀긴것까지는 찹쌀도너츠랑 같은데, 여기에 꿀을 발라놓은 동그란도너츠쯤으로 여기면 되겠다.  여기에 팥 대신 고구마가 들어간것도 있고, 이와 유사한 가지가지 꿀빵들이 먹음직스럽게 진열되어 있다.  그런데 이것들까지도 맛 가격 대비를 해보자면 이 역시 브로거들의 거품이 더해진 그저그런 먹거리에 지나보이지 않는다.

  맛이나 느낌은 어디까지나 다분히 나만의 주관적 생각과 느낌이지만.

 

  그리고 그 인터넷에서 완전히 뜬 유명맛집을 찾았다.  어느정도 기대감을 우선 가지고.......  그리고 또 어떤 기우를 걱정하면서......

  그런데 또 나의 주관은 역시나 하면서 실망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이번여행에서 적어도 세군데 정도는 아주아주 나름 정평이 나있다고 하는 맛집들을 찾아다녔는데.......  세곳 모두가 기대이하의 수준을 넘어 절대실망을 한가득씩이나 안겨 주었다.

  유명관광지의 이름만 맛집이었다 싶다.

  그 정도의 음식이라면 가격대도 너무 하이 프라이스가 아닐까 싶다.

  비주얼은 여러 블로그에서 많이 보았듯이 그럴싸하게 맛있어보이고 푸짐해 보였다.  그런데 그 맛을 함축해서 표현해 보자면 아마도 (여행 초딩들의 입맛 사로잡기에 맞춘) (무엇인가가 빠진듯 엉성하게 익숙한)  딱 그런 맛이었다.

  중앙시장 언저리 골목안의 맛집에서 가장 프라이스가 높은 A코스 요리를 통해 어느정도 배는 채웠다.  음식의 맛도 분위기도 종사자의 써비스 수준도 정말 그저 그랬다.

  (무엇가 다른 맛이 배어있을거야) 하는 기대감은 어디로 가고 (관광지이니까 혹시나 그런 너무 익숙한듯한 그런 맛?)이 아니나 다를까 직빵으로 뇌리속을 파고들어왔다.

  통영하면 굴이고,  통영하면 여수와 더불어 남도 음식을 대표한다는 고장인제........  그런데 굴요리도 회도 여타 음식들도 모두 그저그랬다. 

  이번 통영여행에서 최고로 맛있는 음식은 여행을 마치고 통영을 어느정도 벗어난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먹은 돈까스가 제일 맛있었다.

  휴양림에서 끓여먹은 떡국이랑 누룽지탕이 더 훌륭했다.

  나는 여행을 통해 음식을 매우 즐기는 편이다.  또 대부분의 음식들을 아주 맛있게 푸짐하게 즐기며 먹는편이다.

  음식사진들도 많이 찍고 세세한 표현으로 전달하기를 즐기는 사람이다.  그런데 이번 통영여행에서 음식이나 먹거리 사진은 단 한장도 없다.  한끼도 거른적은 없었는데.......  사진기를 들여댈 만한 음식을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통영에서 유명하다는 음식점 세곳의 음식을 모두 합한다해도,  여기 충주의 아울렛 단지안에 있는 양자강의 차돌백이 짬뽕에 군만두에 탕수육 소짜리 하나랑 바꾸지 않겠다.

  북상주 IC 막 벗어나 만날 수 있는 명품상감한우갈비탕 같은 먼거리에도 맛난 한끼를 위해 기꺼이 찾아가고픈 그런 음식이 통영엔 없나?

  바다내음 나는 음식이 먹고싶다면.......  이 게절에 통영 굴이 먹고 싶다면........

  충주 탄금대 올라가기 시작하는 우측에 굴칼국수를 적극 추천하겠다.  통영의 그 어떤 한가지 음식 가격보다도 훨씬 싼 가격에 아주아주 푸짐하게 통영굴이 푸짐하게 들어있는 정말 맛있는 칼국수가 여기에 있다.   그래도 이곳 지방의 보편적 칼국수 가격대 보다는 아주 조금 쎈편이다.  가격대가 조금이라도 쎄다면 당연히 그만한 값어치를 해야만 하는것이 아닐까?  어설픈 블로거들이나 홀리지 말고........

  떠다니는 불로그의 위력이 여실히 증명된 세상이고, 블로거들의 유창한 말장난들이 장사수지를 좌지우지하는 세상이다 보니.........  유명 맛집들의 블로그를 냉정하게 살펴보다보면 적지않게 그 유명맛집의 관계자들이 속 뻔히 들여다보이게 장난질하는 것들을 심심찮게 볼 수가 있다.  그렇게 해서 매상을 올리는 집이 유명맛집중에 상당수가 실제 있다.  부디 거품에 속지 말자.   음식에 요령피우고 장난질 하는 자.......  신의 저주가 있기를.............  폭삭 망할찌어다.........

 에이 이참에 굴칼국수나 먹으러 가야겠다.  당연히 사진 찍어야지.......

 

 

 

 

 

 

 

 

 

 

 

 

 

 

 

 

 

 

 

 

 

 

 

 

 

 

 

 

 

 

 

  통영대교를 건너 우회전을 해서 차를 달린다.

  미륵도 산양해안도로 일주를 시작한 것이다.  그곳에 챠밍이 꼭 만나보고자 하는 분이 있어서 서두르다시피 내친 걸음이었다.

  그 분은 그곳에 아직도 여전히 살아게신듯 건재해 보였다.

  이번 여행에서 우리가 시간을 쪼개다시피하면서 까지 그곳을 방문한것은 참으로 썩 잘한 일이다 싶었다.

  지극히 단오하시고 근엄한듯 한 말년의 아주 낯익은 모습으로 우리를 맞아주셨다.

  그리고 기념관을 둘러보면서 자상한 듯  세세한 일상의 모습들......  작가 이전에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모습들.......  험난하고 거친 세상을 헤쳐나가야만 했던 모습들이 그곳에 있었다.

  부디 선생님께서 하늘나라에서 평안하시기를............

 

 

 

  사랑은

  가장 순수하고 밀도 짙은

  연민이에요.

  연민

  불쌍한것에 대한 연민

  허덕이고 못먹는것에 대한 설명없는 아픔

  그것에 대해서

  아파하는 마음이

  가장 숭고한

  사랑입니다.

  사랑이 우리에게 있다면

  길러주는

  사랑을 하세요.

  ------------------- '생명의 아픔' 박경리.

 

 

 

 

 

  그리고나서 계속한 미륵도 일주........ 달아공원에서 한려수도의 풍광을 가득 가슴에 담아본다.

  이번 여행기간동안,  긴 겨우내 그렇게 포근하던 날씨가 한파주의보로 바뀌고 중국산 미세먼지로 먼곳의 풍광들이 조금 희뿌옇게 보인다는 점과 더불어 남도바닷가 특유의 찬바람이 늘 상 따라다닌다는 점만 빼고는 모든것이 대체적으로 흡족했다.  그래서 사진찍기가 힘들었고.......  실은 별반 그렇게 공들여 찍고 싶은 마음이 아주아주 적었다.

  여행을 마치고 나니 그점이 대단히 아쉽게 느껴진다.  바람과 희뿌연 날씨만 아니었다면 참 예쁜사진들을 찍었을텐데.........

 

 

 

 

 

 

 

 

 

 

 

 

 

 

 

 

 

 

 

 

 

 

 

 

 

 

 

 

  미륵도 해안도로를 일주한 뒤 우리는 부랴부랴 서둘러 거제대교를 건넜다.

  이번 가족여행의 숙박지인 거제자연휴양림을 체크인 하기 위해서 였다.  나름 힘들게 구한 숙소였던 것이다.

  체크인을 무사히 하고, 산중막 6호 7호를 둘러보고나서 해금강의 바람의 언덕으로 향했다.

  각종 드라마의 배경과 CF에 등장하는 바람의 언덕을 둘러보고나서는 다시 서둘러 산길을 넘어 거제시로 향했다.

  가족들과의 약속장소가 바로 거제포로수용소 기념관이었던 때문이다.

  큰동서께서 강력추천하신 장소였다.  6.25 같은 고난과 격동의 세대를 직접 격어오신 분이기에 이런 남다른 감회가 이곳을 선택하게 되셨을 것이다.  정년퇴임 목사님이신 그분은 나의 돌아가신 아버지와 동년배시다.  그런 연장자신데다 목사님이시니 나로서는 실로 어마어마하게 어려울 수 밖에........  챠밍이 막내이니 모든 가족이 늘 여러모로 배려를 해 주시지만 워낙 나이차이가 나는 막내이다보니 어이쿠...........

  우리 포함 8명의 처가 가족들이 모두 모이고나니..........  하필 약속장소처럼.......  난 제대로 처가에 포로가 된 기분이다.

  영락없는 포로로 잡힌꼴이 되어서 어른들의 뒤를 쫄래쫄래 따라다니며 수용소 기념관을 관람한다.

  이제부턴 거이드에 포터에 머슴역활이 내게 맡겨진 본분.............  챠밍은 이런 내가 재미있는지 슬슬 놀려댄다.

  어딜가던 앞장서서 큰목소리로 대장을 하는 내가..........  고분고분 숨소리까지 죽여가는 꼬봉으로 전락했다.

  관람을 마치고 가족들의 차량을 유도하면서 휴양림으로 향한다.

  저녁은 해금강의 유명맛집에서 단체식사를 했는데.......... 한마디로 허탈한 맛집이었다.  프라이스만 디게 높은..........

 

 

 

 

 

 

 

 

 

 

 

 

 

 

 

 

 

 

 

 

 

 

 

 

 

 

  지난새벽 5시에 일어나 시작한 이번 여행이었다.

  장거리여행은 무조건 야간이동을 하는 나의 오랜 습성때문에 날이 밝아 아침이 되었을 때 우리는 통영에 들어서고 있었다.

  우리만의 여행을 하다가 저녁무렵에 가족들을 만나 휴양림으로 들어와 첫밤을 보냈던 것이다.

  다시 맞은 아침새벽......  본래의 생각은 어둠을 뚫고 거제대교와 통영대교를 건너 미륵산자락까지 가서는 트래킹 겸 등산을 시작해 아침 7시40분쯤 떠오르는 일출을 미륵산 정상에서 보고 내려올 생각이었는데,  어른들이 아직 주무시고 게시고 느닷없는 한파주의보에 날씨마저 수상하여 선뜻 감행을 하지 못하고 이부자리속에서 챠밍과 속닥속닥 이바구만 까고 있다.

  미륵산일출은 일단 포기.

  7시쯤 되니 우리방 어른들이 눈을 뜨신다.  그래서 슬그머니 일어나 주섬주섬 옷을 차려입고는 밖으로 나간다.

  - 어디 가게?

  - 일출 보고 오려고요.

  아무도 따라나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어제 장거리 이동한 여독이 아직 덜 풀리셨나보다.

  차에 시동을 걸고 해금강을 향한다.

  미세먼지로 인한 해맑은 일출은 일단 체념하기로 하고........

  붉은 해가 떠오를 즈음........  산언덕이 멋있는 일출일지,  해변이 더 멋일을지, 해안 절벽위에서가 더 멋있을지.......  사방으로 뛰어다니며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다.  한파주의보 속 식전댓바람에 등줄기에 땀이 다 난다.

  - 그래.  이것으로 1월1일 신년 첫 일출을 대신하는거야........

 

 

 

 

 

 

 

 

 

 

 

 

 

 

 

 

  가족여행의 이튼날 아침식사 후 찾은곳은 해금강유람선을 타고 일주와 외도 방문이었다.

  오후엔 통영으로 돌아가 맛집을 찾았고, 미륵산 케이블카를 타고 올랐다.

  다시 통영에 들러 시내관광을 하고 저녁에 다시 휴양림을 돌아왔다.

  그 다음날 아침 가족여행을 마치면서 각자들의 생활터전으로 흩어져 귀가들 하시고........

  챠밍과 나는 남아서 다시 우리 둘만의 여행을 게속했다.

  하루 더 머물면서 남해로 건너갈 생각도 가지고 있었는데,  일상의 업무스케줄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어서 오늘까지로 여행을 마쳐야만 하게 되었다.

  그래서 우리는 매우 세차게 불어오는 바람과 엄청 거세어진 파도를 무시하고 기어코 소매물도에 가보기로 다시 길을 나섰다.

  하여 (통영여행)에 대한 기록은 일단 여기서 마치기로 하고,  외도와 소매물도의 사진들을 엮어서 다음 이야기를 하나 더 써보아야만 할것 같다.

  그럼, 못다한 외도와 소매물도 여행은 다음이야기로................    피안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