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리페.
티벳사람들은 자주 자주 외친다.
칼리페. 칼리페라고.......
그 말은 늘 꾸준한 걸음으로 여행을 계속하라는 말이다.
우리가 갖는 한 순간 한 순간, 우리가 내딛는 한 걸음 한걸음......... 우리네의 삶 또한 머나먼 여정의 여행일테니 말이다.
그래서 나는 내 자신에게도 외쳐본다.
(칼리페)라고..........
10여일에 걸친 말레이시아 여행에서 돌아온지 이제 겨우 이삼일 지났으니 아직은 그 짙디 짙은 황홀한 여운에서 미처 다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것 같다. 그것은 챠밍여사(구 왕짜증여사)도 마찬가지인가보다.
어제 오후 땀흘리며 일하고 있는 때에 챠밍여사에게서 카톡이 왔다.
- 여행사진을 들여다보고 있는데 아직도 페낭에 있는 기분이 들어. 정말 꿈이었던것 같애. 봄이 오기전에 우리 또 한번 나가볼 수 있지 않을까? ㅎㅎ ㅎㅎ ㅎㅎ 나 이제 제대로 재미들려버렸나봐. ㅎㅎ
- 미치고 팔짝 뛰겠네...... 미티미티. 내년 가을에 돌로미테 가려면 죽어라 일해야 하는데, 아직 겨울도 제대로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봅이 오기전에 또?
- 그렇다는 말이지. 못갈건 또 뭐 있어? 여행경비도 아직 절반이나 그대로 남아있는데...........
- 오 ~~~~ 마이 ~~~~~~ 갓 ! 주여.............!!!
두 달 전까지만 해도 자유배낭여행은 죽어도 못한다고 패케지를 가던지 가이드를 붙여달라고 으름짱을 늘어놓던 아줌마다.
그 결과로 끝내 애기배낭 하나 달랑메고 커다란 캐리어를 끌며 길을 나섰었다. 캐리어를 빼고 배낭을 지우면 안가겠다고 버텼었다.
그랬던 아줌마가 쿠알라 공항을 빠져나가 심야의 공항버스에 타는 순간부터 변하기 시작했다.
- 가이드 없어도 별 탈 없겠구만. 이젠 유럽을 가재도 내가 기꺼이 따라나서 주겠어.
- 이번엔 실수였고 다음부턴 죽어도 커다란 배낭 둘러메고 씽씽 날라서 따라다닐테니 걱정마. 알았지? 이번만 이해해라?
한없이 내게 벅찬 이 아줌마.
어쩔꼬나?
내 눈치가 쬐끔만 이상하다 싶으면 말꼬리의 첨에...... 무조건 우리 아들 (짱구)를 들먹일터인데........
나의 유일한 약점은....... 그넘의 짱구............
페낭의 콤타몰 정문에 있는 이 차이니스식당.
콤타몰 정문을 바라보고 왼편은 (조지타운 앤 화이트 커피) 이다. 그 맞은편이 바로 이 차이니스 카페인데.......
망고 쥬스와 아이스 티를 포함 다섯가지 음식을 더하여(사진엔 맛갈스러운 디저트가 빠졌음) 총 계산 가격이 한화 \6.000원 이다.
오 마이 갓!!!!
알 럽 페낭.
근데 이 가계...... 오후 1시면 문을 닫는다. 아침 점심 장사만 한다.
알 럽 말레이시아.......... !!!!!
아주 오래전 어떤 책에서 읽었던 기억이 났다.
한때 아시아의 웅비하는 4마리의 용에도 들었던 말레이시아가 지금 더 이상 비상하지 못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정치판의 혼탁함에서 비롯되었다는 이야기를 기억하고 있다. 그리고 내가 이번 여행에서 겪은 경험으로도 그 점은 충분히 공감이 갔다.
수많은 자원과 무수한 잠재력을 가진 말레이시아지만....... 드러나지 않는 인종간의 격차, 정치와 종교문제의 확실한 차별화가 전제되지 않는 현실, 그리고 도약을 꿈꾸기언 너무나 뒤쳐저앴는 사회적 기반시설의 부재가 말레이시아의 도약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는 것을 나는 짧은 기간이나마 너무도 절실하게 느낄 쑤가 있었다.
아이들은 해맑았다.
꾸밈없이 청순했다. 그네들의 아이들은 미래를 위해 노력하는 우리네 아이들과 전혀 다를바가 없었다. 예쁘고 아름다웠다.
반면, 40대를 넘어선 중년 이상들의 표정은 밀납인형처럼 무표정했다. 차갑다는 표정과는 다른 무미건조해 보였다. 더하여는 거친 삶에 찌들어 보였다. 우울하고 슬퍼보였다.
하지만........ 나 같은 이방인이 그네들에게 다가가 도움이 필요하다고 무엇이라도 물어볼라치면....... 이내 그네들의 표정은 밝아졌고, 어떻게든 무엇이든 소상하게 가르쳐주려 애쓰는 모습들이 역력했다. 그들의 마음은 너무도 자상했다. 배려심이 너무도 컸다.
길이 막히고 순서가 뒤바뀌고 거래가 잘못되어도 소리치고 따지고 삿대질하는 그들의 모습을 전혀 보질 못했다. 그들은 그런 모습으로 또 그들만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었다.
그런 말레이시아를 느끼면서
우리는 걷고 또 걸었다.
말레이사아의 수도인 쿠알라룸프의 1/3 정도는 걸어서 여행한 것 같다.
페낭의 거리는 한바퀴 반 정도는 걸어서 여행한 것같다.
물론 여기에는 걷는데 이미 이력이 난 우리 챠밍여사 덕이지만........
이 아줌마 무지 무지 잘 걷는다. 실실 미소를 흘리면서 잘도 걷는다.
정말 잘 걷는다.
남들은 씨티투어다, 바스투어다. 모노레일투어다. 또 모시끼다 하지만..........
이 아줌마, 죽기살기로 걷기 투어다.
아들이 준 씨티투어비, 바스투어비, 택시투어비, 뭐 유람선투어비, 다 있는데도....... 죽기 살기로 걷기 투어다.
섭씨 28도에서 한낮 32도 하는 땡볕 날씨 속에서도 이 아줌마 꿋끗하게 잘도 걷는다. 정히 힘들면 잠시 도로변 폼나는 카페에 들려 망고쥬스나 아이스티를 마신다.
그러고보면 나는 그 아줌마를 마냥 따라가야만 하는 포터다. 아들에 의해 엄명을 받은 스페셜 포터.
에구 에구 내팔자야.
인간이란 단 몇장의 아름다운 사진(추억)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는 아주 특별한 존재라고 했다,
그래서 우리는 그동안 우리가 간직한 추억 위에 아름다운 사진 몇장을 더 얹으려고 말레이시아 여행속으로 기꺼이 걸어들어가보기로 했다. 하여 어떤 두려움이나 망설임도 없이 설레이는 기대감속에서 꿋꿋하게 발걸음을 옮겼다.
(알 럽 말레이시아!)
우리를 그 곳까지 데려다주고 또 데려와준 airasia.
그 뺠간비행기를 이제부터 나는 너무너무 사랑하게될것만 같다.
매혹의 그 빨간 로고가 자꾸만 눈에 밟힌다.
<여행 팁 1>
- 우리가 이번 말레이시아로 떠나는 순간까지도 여러블로그와 여행안내 책자에는 필수 준비물로 아답터 문제를 거론하고 있었다.
우리는 250v에 투 코드의 아답터를 사용하고 있지만, 말레이시아에서는 같은 250v지만 쓰리코드의 아답터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여서 호텔 프런트에 문의해 하나 빌리거나 인근의 가까운 슈퍼에서 구입하라고 되어있다. 하지만 이 문제는 노 프로블램이다.
나 역시 공부한대로 빌리려고 물어봤다. 그러자 아주 친절한 안내인이 나에게 어떤 아답터를 쓰느냐고 묻기에 충전기를 꺼내서 보여줬다.
그랬더니 벽에 붙은 세구멍의 아답터 하단부를 가리키며 (푸쉬 푸쉬 푸쉬) 하는 것이 아닌가. 하여 냅다 찔러봤다. 그러자 이내 모든 문제가 해결되었다.
쿠알라에서는 객실안의 두개 아답터가 그런 보완형, 페낭의 첫번째 호텔은 세군데 아답터, 페낭의 두번째 호텔은 전체 모든 아답터가 그런 신형으로 교채되어있었다.
이렇게 우리들의 말레이시아 완전자유배낭여행은 시작되었다.
그 여행의 일정과 감동들에 대해서 하나씩 하나씩 이야기를 풀어나가보려 한다,
(알 럽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에서 시작한 우리의 여행이야기를 기대해 주세요.
----- 2015년 11월. 피안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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