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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

(알 럽 말레이시아) 에피소드 2

by 피안재 2015. 11. 15.

 

 

 

 

 

 

 

 

 

 

 

 

 

 

 

 

 

  마치 맨하탄을 연상시킬만큼 사방으로 우뚝 치솟은 수많은 건물들.

  하지만 모두 어디에 꽁꽁 숨었음일까? 사방 어디에도 대한민국의 지극히 평범한 일상처럼 바쁘고 치열하게 삶과 싸우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은 아무리 눈을 씻고 찾아보아도 어디에도 보이질 않는다.

  그런가 하면 한낮이 되었는데도 골목이나 벤치 옆에 벌렁 드러누워 자고있는 사람들.  심지어는 부부 사이에 아이 셋이나 두고도 내낮에 함께 길게 드러누워 노숙을 하고 있다.  아침은 먹었을까?

  드러나 보이기는 서울 명동과 별반 다를것이 없어보이는 번창하는 쿠알라의 모습들 사이로,  검게 그을리고 심하게 얼룩지고 페허가 되다시피 무너져가고 있는 도시의 이면인 어수선한 골목들이 너무도 자주 눈에 띈다.

  한낮에 잠시 쏟아붙는 소낙비가 높은 빌딩의 벽에 부딪고나서 옆건물의 처마를 타고 물줄기가 되어 도로위로 쏟아지고 있는데, 마치 그것을 기다리기라도 했던 모양으로 그 물줄기 아래로 다가가 모처럼만의 샤워(목욕)를 하는 사람..........

  저들에게는 어떤 희망이 간직되어 있을까?

  저들에게 행복이란 과연 어떤것일까?

  허망함이었을까?

  아스라하게 점점 다가오는 어떤 알싸한 아픔같은 씁쓸함이 내 심장을 그대로 관통해 버리더니 이내 쏜살같이 어디론가 사라져간다.

  누군가가 나에게 왜 사느냐고 묻거든?

  어제까지의 한국생활에선 '그냥 웃지요.' 라고 무심한듯 대답하리라 마음 먹었었는데  이기 와서 보니.........

  '여기 와서보니 솔직히........  아직도 잘 모르겠네요.'  라고 대답을 해야 할것만 같다.

  살아가면서 가끔은 그런 생각을 해보기도 했다.

  따사로운 햇살이 가득하고 시원한 바람결이 뺨을 스치는 그런 날에 양지바른 언덕에 에쁘게 널린 빨래처럼 행복이란 것이 그랬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가끔씩은 했더랬다.  감사한 마음으로 뽀송뽀송하게 잘마른 빨래들을 잘 걷어서 곱게 곱게 잘 접어서 소중하게 간직하다보면, 아무때고 다시 필요한 날에 꺼내에 온 마음으로 가득 다시 그 보드라운 뽀송뽀송한 행복의 느낌을 다시 느껴볼 수 있는 그런.......

  그러기 위해서 아무리 세찬 비바람과 폭풍우가 몰아치고 엄동한설 추위가 닥쳐도  시린손을 호호 불면서 그날을 위해서 기꺼이 즐거운 마음으로 빨래를 해야겠다고............

  처음엔 그저 잠시 머물다 지나가는 낯선곳을 처음 여행할 때 갖게되는 어색함이려니 했었다.

  아!...............

 

 

  이러한 것들도 당연히 여행의 일부이다.

  그리고 우린 아직 더 많은 것들을 보고 느끼고 생각하기 위하여 길을 나섰던 것이다.

  저 아스라한 아품들을 떨쳐내거나 결코 잊지는 말되,  우리에겐 아직 돌아보아야 할 것들이 너무도 많이 남아있었다.

  하여 나란히 손을 잡고 다시 잠시 멈추어 섰던 발걸음을 재촉했다.

 

  모노레일이 또 지나가고 있는 임비스테이션을 지나고

  새벽에 찾아왔던 잘란알로 푸드스트리트가 붙은 부킷반탕 모노레일 스테이션을 통해 길을 건넜다.

  우측으로 난 대로를 따라 걷자니 이젠 완전히 오도가도 못하게 거대한 빌딩들 숲에 갇혀버린 꼴이되었다.

 

 

 

 

 

 

 

 

 

 

 

 

 

 

 

 

 

 

 

 

 

 

 

 

 

 

 

 

  빌딩숲 너머로 마침내 KL타워가 모습을 드러내고 이에 쌍벽을 이루는 페트로나스 트윈타워도 간간히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고 마침내 골목을 막아선듯이 우람한 위용으로 나타난  쿠알라에서 너무도 유명한 파빌리온 쇼핑몰이 모습을 드러냈다.

  채 이른 시간이었는지 아직 쇼핑몰은 굳게 잠겨져있고 건물 옆쪽으로 난 작은 쪽문으로 보안요원의 감시속에 백화점 직원들이 바쁜걸음으로 출근을 재촉하고 있었다.  처음보는 바쁜 풍경이었다.

  하여 다음스케줄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는데, 파빌리온 옆쪽의 골목길을 차지하고 들어앉은 야외커피숖의 좁은 골목길이 온통 너무도 예쁘다.

  온통 짙은 커피색톤의 칼라로 치장된 골목엔 커피향과 고풍스런 고고한 분위기가 넘쳐흘러나고 있었다.

  그렇다면.......  이런 분위기를 결단코 그냥 지나칠리가 없는 챠밍여사다.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서서 이 가계 저가계를 힐끔거리듯 살피고 있는데........

  이곳 역시 이른시간이었을까?  청소를 하고있는 두세곳을 빼고는 아직 가계 오픈들을 하지 않은 상태였다.

  - 우리 지금 어디 가는거라고?

  - KLCC 파크.  그 쌍둥이 빌딩 앞에 있는 공원으로 가는 중이지.

  - 어기서 멀어?  그럼 그 다음은 어디인데?

  - 좀 거리가 있지.  그 다음으로는 도시 외곽을 가로질러 센트럴 마켓에 들렸다가 챠이나 타운으로 갈거야.

  - 이쪽으로 다시 오는 계획은 없어?

  - 알겠다.  당신 여기 이 노천카페에  또 필이 꽃힌거지?  시방 죽어도 여기서 우아하게 커피 한잔 했으면 좋겠다 이거 아냐?

  - 죽어도 까지는 아니고......  다시 들리는게 무리가 아니라면 여기서 잠시 쉬어가는 것도 좋겠다 이거지 뭐.

  - 알써.  까짓꺼 그 정도도 못들어줄 나도 아니고........  공원에 들렸다가 트윈타워 인증샷 하고나서 그 쌍둥이 빌딩에 들어앉은 수리아 쇼핑몰 돌아보고 나서 다시 여기까지 빽 하면 되지 뭐. 차이나타운쪽으로 가는데 그렇게 크게 돌아가는 것도 아니고........

  - 그땐 여기 가계들 열겠지?

  - 웅.  안 열었으면 내가 점빵 주인들 끌고와서라도 커피 줄께.  커피는 내가 마시고 당신은 아이스 티 줄께. 됐지? 이제 가자.

 

  그래하여 한참을 지나서 기어코 우리는  이곳에 다시 왔다.

  와 보니 젤 먼저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는 사람들이 보였다.

  한참을 이곳 저곳 분위기를 살피고 다니다가 마침내 한 노천카페의 테이블을 차지하고 앉은것은 한참 후의 일이었다.

  다시 되돌아 오기를 작정하고 나서...... 우리는 다시 식씩하게 본래의 에정대로 발걸음을 옮겼다.

  너무도 수고가 많았고 씩씩하기만 했던 우리의 네 발들...........  너무 이쁘고 자랑스럽다.

 

 

 

  카페 거리를 나와 대로를 건너기위해 육교위로 올라섰는데........

  아, 글쎄 이 육교가 길만 가로질러 건너주는것이 아니라 빌딩숲사이의 도로를 따라 이리돌고 저리 휘어가며 지상위로 또 하나의 인도를 만들어주고 있다.  유리창을 통해  양쪽으로 쿠알라 도심을 구경하며 마냥 걸어본다.  너른 통로 지붕에서는 에어콘까지 작동되고 있어서 아주 상쾌한 마음으로 쿠알라의 심장부 골든트라이앵글지역 투어가 가능하게 되었다.  밖은 30도를 훌쩍 넘어섰는데  여기 지금 걷고있는 길은 너무도 시원하다.  또한 한산하기까지 해서 마음의 풍요까지 덤으로 가득한 길을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수다까지 떨면서 걷는다.

  이 지상육교가 끝나는 표지판을 따라 내려서니 또 아주 커다란 건물이 떡 하니 앞을 가로막는다.

  무슨 중요한 행사가 있는지 제복을 입은 수십명의 보안요원이 주변을 통제하고 있다.  해서 은근 슬쩍 들여다보려고 길을 찾는척 물어보니, 지하 계단으로 내려가란다.  관광객을 알아챘음인지 게단을 막아섰던 다른 사람도 길을 비켜준다.  그래서 내려가봤다.

  지하층의 후런트에도 보안요원이 사방 널렸다.  가로막아선 사람에게 KLCC park를 찾는다고 하니까  손가락으로 방향을 가르쳐주고  그곳에 지켜섰던 사람이 아주 커다란 철문을 열워줬다.

  와!  거기에는 완전 색다른 또 하나의 길이 나타났다.  지하도가 시작되면서 지하상가가 형성되어 있었다.

  문을 나서서 돌아다보니 표지판에 (아쿠아리아)라고 써있었다.  아시아에서 규모로도 꼽히는 수족관으로 열대 물고기가 가득한 아주 유명한 관광코스중 하나였는데 이날 무슨 중요한 행사가 있었나보다.

  하여 우리는 그대로 패스......

  지하 상가들을 구경하며 고 고 고.

  천연의 과일과 야채로만 생식을 제공하는 내츄럴 음식점이 인상적이었다.

  말레이시아 최대 핸디폰 광고판만 길디 길게 늘어서있더니 갑자기 짠하고 나타나는  (갤럭시 엣지)의 사진과 삼성의 로고가 반갑다.

  행인들을 살펴보면 아직 폴더폰도 많이 보이고 3G 느낌의 핸디폰들이 거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쇼핑몰마다 핸디폰 가계들이 아주 많이 들어서있고 무척이나 많은 사람들이 상담을 벌이는 것을 본다.  말레이시아 로고의 점포가 대부문이고, 그 혁격한 차이 뒤로 눈에 뛰는것이 삼성 부스이다.  애풀이나 여타 로고들은 한참 둘러봐야 겨우 눈에 띄는것이 별별 있기든 다 있다.  난 삼성이라는 회사에 대해 그렇게 우호적이지 않은 사람인데  바다 건너오니 한국과 연관만 있다면 무엇이든 무슨이유로든 반갑다.

  그렇게 한참을 가다보니 길이 갈라진다.

  오른쪽은 공원,  왼쪽은 페트로나스 트윈타워에 들어앉아 있는 수리아몰(백화점) 지하상가와 그대로 연결되어있다.  우리는 공원을 택한다.

  klcc park 라는 거창한 이름을 보고 지도에서 찾아봤을 때는 뉴욕의 센트럴파크쯤으로 생각을 했었다.  규모가 클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천만의 콩떡 만만의..... 새발의 피.

  센트럴파크를 적당히 흉내내다만 정도였다.  우리고향 충주의 호암지에 한 1/7 정도나 될까?  규모는 엄청 실망......

  하지만 처음 들어설때 분위기는 정말 짱이었다.

 

 

 

 

 

 

 

 

 

 

 

 

 

 

 

 

 

 

 

 

 

 

 

 

 

 

 

 

 

 

 

 

 

 

 

 

 

 

 

 

 

 

 

 

 

 

 

 

  공원 산책을 하면서 무더위에 지친 심신을 추스르며 페트로나스 트윈타워 인증샷을 마치고 나서 수리아 쇼핑몰로 들어서니  거대한 규모에 새삼 탄성이 절로 나온다. 서울에 있어야할게 어떻게 이 촌동네에 이사와있지?

  챠맹여사의 쇼핑스타일 첫번째 관심은 역시 화장품, 그리고 나면 옷 가방 액세사리 순서. 그럼 나는 쫄래쫄래 훼방꾼.

  - 암만 봐도 국산만 못해 보인다.  여기에 이*애 사진 걸어 놓고 에스케이 투 쌓아놔 봐라. 난리나지.  화장품은 역시 국산이 젤이여......

  - 절루 안가?

  - 파빌리온 노천카페 문 열었을텐데....... 자리 없으면 어쩌지?

  - 자리 없으면 서서 마실테니 얼른 저리 안가니?  환전한다면서?

  아차차차차.  환전이 필요했다.  서둘러 쫓아가서 100달러 환전했다.

  왔던 길을 고대로 다시 돌아가 기어코 그 노천카페에 앉아서 아이스레몬티를 쭈~~~~~~~~~~~~~~~~~~~욱.

  완전자유여행의 맛에 아주 제대로 흠뻑 빠져버린 이 아줌마............  마냥 흐믓한 미소가 떠나질 않는다.  이 무더위에도 끄덕없다.

  아니지.

  여기가 멀리 바다건너라는 느낌조차 잊어버린 표정이다.  그냥 부산이나 통영쯤으로 여겨지나보다.

  한없이 느긋하고 여유있고 호기심에 가득찬 오십줄 훌쩍 넘긴 저 아줌마의 눈초리.........

  뱅기타기 전까지만 해도 패캐지가 좋으니 가이드를 붙여줘야 한다느니 하더니만.........  지금은 완전 살판난 예비 할매.

  아이스티에 아이스크림 하나씩 해치우더니만 왈.

  - 또 가봐야지?  센트럴마캣이든 차이나타운이든........ 어느 쪽이요~~~~~~  내가 앞장을 서겠소~~~~~~~~~

  - 예 마님.  저 쪽 입니다요.............

 

 

 

 

 

 

 

 

 

 

 

 

 

 

 

 

 

 

 

 

 

 

 

 

 

 

 

 

 

 

 

 

 

 

 

 

 

 

 

 

 

 

 

 

   KL타워를 우측으로 끼고 완만한 언덕길을 내려간다.

  식민시대에 피부하얀 사람들이 거주하던 건물들이 길가로 늘어서있는데 대부분이 페허가 되다시피 허물어져가고 있다.

  벽은 허물어지고 창문은 부서졌지만 골격이 튼실해  리모델링만 잘하면 몇갑절 높은 이문을 남기기에는 별문제가 없어보이는데....... 이 나라에는 리모델링에 대한 개념조차가 없는것 같다.  땅이 넓어서일까?

  길바닦에 드러누운 노숙자도 엄청많지만 도심의 사방 곳곳으로 허물어져 가는 아까운 건물들이 너무도 많이 눈에 띈다. 

  지난시대의 작은 교회도 있고 커다란 관공서도 지나고 나면  비로소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는 차이나타운의 입구.

  요기는 딱하니 첫인상이 우범지역 분위기다.

  서울 구석탱이 무허가 딸러 환전해 주는 골목으로 치자면 영판 쌍뚱이 같은 지역이다.  사방으로 환전소들이 늘어서있다.  전당포도 있고.....

  그래서 여기 지역을 초스피드로 그대로 패스하고 곧바로 쿠알라 최고 최대의 서민전통시장인 센트럴마켓으로 직행했다.

  처음엔 현지인들을 위한 육류 해산물 채소와 음식을 팔던 재래시장이었는데 지금은 각종 악세사리와 여행자를 위한 기념품 위주로  업종이 전환된  관광명소중 하나다.

  건물들을 길게 통로로 이어붙여서 마치 하나의 건물에 들어선것 같은 쿠알라 땅에 들어선 남대문 도깨비시장.  정말 볼게 많았다.

  가던길음 멈춰선 챠밍여사가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이거 얼마인지 물어보라는 말이다.  그래서 쥔장불러서 물어봐주면.......

  디스카운트  디스카운트,  최대 얼마까지 깎아줄건지 물어봐달란다.  그러다 필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 요거 기억해 놔라.  좀 더 돌아보고 나서 아주 쬐끔만 더 깍아주면 사는거고 아니면 말고........ 알았지.  요 가계하고 지금 부른 가격?

  센트럴마켓 골목골목 점포들을 샅샅히 흩어보며 두바퀴를 돌았다.

  필이 꽃히면 죽어도 살 성질이면서도 치마 하나를 들어보이며 내게 말한다.

  - 이거 어때? 괜찮지? 가격도 그정도면 거저나 다름없고......  살까 말까?....... 에이....... 하긴 집에가면 겨울이고....... 내년 여름까지 기다리면.......... 내가 이걸 입어야 몇번이나 입겠다고.........

  그러면서 계속 옷을 만지작 거리고 있다.  그러면서 나를 빤히 쳐다보기는 왜 쳐다봐?  어이구 내 팔자야.......

  어쩌겠어?  내 지갑열고 계산할 밖에........

  이곳에서 이런 상황연출만 한 열댓번.......  치마를 네개 사고나서야 슬슬 배가고파진단다나 어쩐다나.........

  여기 마켓 2층이 너무도 유명한 푸드코트다.  올라가보니 둘러선 음식점들 사이로 광장만한 크기에 테이블이 가득한데 인산인해 자리가 없다.  음식만드는 모습들을 기웃기웃 거리다 보니 저쪽에 자리가 난다.  잽싸게 달려가 차지하고  마님은 앉아서 자리를 지키고 포터는 여기저기 다니면서 음식을을 한가지씩 사서 나른다.  하여간 어찌어찌 해서 점심 상차림이 차려졌다.

  정말 맛갈스럽게 음식을 드시던 마님이 갑자기 정색을 하시며 내뱉는 충격적인 말쌈인 즉은...........

  - 좀전에 본 그 파란가방 기억해? 멜빵달린 천으로 만든 손가방.  그거 괜찮지않았어?  내가 평소에 손에 들고다니지 어깨에 매는 편이 아니라서 그랬는데.......  그런거 하나쯤 있으면 좋지않을까?

   오.

  마이.

  갓.

  누가 이 아짐마좀 말려줘유~~~~~~~~  지 맘대로 할거면서 물어보긴 나에게 왜 물어봐?

  오. 주여!

  부처님!

  알라신이시여!

  탱구리신이시여!

  굽어살펴주소서.

 

  다시 그 가방을 찾아서 벼룩시장 골목골목을 두바퀴를 더 돌았다.

  그리고 마침내....... 찾기는 찾았는데........  안 샀다.

  디스카운트가 너무 마음에 안드셨단다. 마님 마음에....... ㅋㅋㅋㅋ

 

  이 같은 상황은 센트럴마켓을 나가서 차이나타운에 들어서서도 똑같은 상황이 계속되어 반복되었다.

  차이나타운은 어찌나 사람이 많고 복잡한지 사진을 제대로 찍지 못해쑈다.  툭하면 점포안으로 불쑥불쑥 사라지는 마눌님을 챙겨야하는 포터기에 정신없이 바빴다.  이번 여행에서 내가 산거라고는 쪼리샌들 하나가 전부.  마님은  쬐끔(?)   아주 쬐끔..........

 

 

 

 

 

 

 

 

 

 

 

 

 

 

 

 

 

 

 

 

 

 

 

 

 

 

 

 

  차이나타운을 나와 숙소로 돌아가는 중에 비를 만났다.

  갑자기 비가 쏟아졌다.

  하루 한번쯤 주로 점심시간 지나면서 소나기가 내릴거라고 예상은 했었다.

  그런데도 이 소나기는 정말 엄청났다.  마구 내리 퍼부었다.  그리고 비가 내리면 항상 천둥 번개가 뒤다랐다.

  곧 멈추겠지 하면서 커다란 건물 안으로 들어가서 연실 밖을 내다보는데 하늘 어디에도 금방 그칠 기미는 보이질 않는다.

  그때.

  건물을 타고 내려오는 소나기 빗물속에 주저앉아 머리를 감고있는 노숙자를 볼 수 있었다.

  아! ~~~~~~~~~~~~~~~~~~~~~~~

  우리는 한참이나 할말을 모두 잊고 그 뜻밖의 광경을 바라보았다.

 

 

  - 택시타고 호텔로 갈까?

  그러자 이 여자 단칼에 단호하게 잘라내 버린다.  비는 곧 그칠것이고 끝까지 걸어가면서 더 많은것을 보아야만 하겠단다.

  화장실을 사용해야겠는데  말레이시아에서는 아주 커다란 공공건물이나 대형 쇼핑몰이 아니고는 모두 유료화장실이다.  가격은 아주 저렴하다는데..........  한국에선 겪어보지 않는 이 해괴한 풍습에  우리는............

  빗속을 가로질러 달렸다.  시내버스 승강장 옆에 있는 아주 허름한 가계가 밖으로 모두 드러난 카페 겸 식당으로.........  잠시 쉬면서 화장실을 사용하려고 차라리 이 방법을 택했다.

  아이스티랑 망고주스를 시켰는데  우리돈 천이백원 정도이다.

  커다란 컵에 담겨져 나왔는데, 그런데 정말로 정말로 맛이 끝내준다.  눈 앞에서 생과일을 직접 갈아서 만들어주는 맛이란.........

  그 순간부터  뱅기에 다시 오르기까지  우리는 아이스티랑 망고주스에 완전히 포로가 되고 말았다.  챠밍여사는 망고주스에 완전히 푹 빠졌다.

  어제 현장다녀오느라 고속도로 휴계소에서 눈에 확 들어오는 망고주스...........  그런데 오천구백원이 붙어있었다.

  알 럽 말레이시아.

  알 럽 망고.

 

  그렇게 퍼붓던 비가 정말 거짓말처럼 말짱 개였다.  한 40분 정도 내렸을까?

  내가 방향만 가르쳐주면 챠밍은 또 식씩하게 앞장서서 길을 걸어간다.

  이 아짐마 절말 걷는덴 선수다.

  그러면서 돌아오는 길엔 도심의 쓸쓸한 뒷모습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많은 말레이시아인들은 이렇게 살고있그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화려한 현대문명의 뒷모습은 이런것이구나..........

  하긴,  한국에도 이런 모습들이 많지 않은가.

  수많은 생각들과 상념들이 가슴속을 헤집고 들어왔다.

  그렇게 그렇게........

  걷고 또 걷다보니 눈 앞에 메트로호텔이 모습을 드러냈다.

 

 

 

 

 

 

 

 

 

 

 

 

 

 

 

 

 

 

 

 

 

 

 

 

 

  방으로 돌아와 짐정리를 마친 챠밍여사가 보아차를 한잔 따끈하게 내어준다.

  - 잘 하고 있어.  아주 굿이야.  이뽀.

  - 뭔 소리야?

  - 여자한텐 애기 낳는 산고가 있다면,  남자에게 그만큼이나 힘들다는게 여자 쇼핑따라다니며 넉두리 들어주는거라 했어.  그런데 오늘 너무너무 잘했어.  그래서 땡큐라고.........  이번 여행 끝날 때까지 쭈욱 그렇게 해라?  알았지?

  사람을 얼르고 달래고 들었다 놨다  이 여자 아주 선수다.

  아이고 이런 내 팔자를   아들이 알까?

  며느리가 아들을 가지고 이렇게 휘둘르면 이 여자가 과연 며느리를 그냥 둘까?

  그럼 하늘나라에서 이런 내 모습을 우리엄마가 내려다 보면 뭐라 하실까?

 

  저녁은 어디서 뭘 먹지?

  오늘 정말 많이 걸었다.

  많은 거리를 걸었고 많은것들을 보았다.

  그럼 여기서 오늘 여행이 끝난것이냐?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다.

  내일은 페낭으로 가야하는데........  여기서 쿠알라 투어를 마칠 아짐마가 절대로 아니다.

  언제 다시 들리게 될 쿠알라인지 기약이 없는데........

  하여......................... 

  뒷 얘기는 (에피소드3)에서...........   피안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