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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

2017년 봄. 오늘도 나는 또 꿈을 꾼다

by 피안재 2017. 4. 11.

 

 

 

 

 

 

 

 

 

 

 

  - 나  저기 가고 싶어.

  - 어디?

  - 저기......

  챠밍여사가 손가락 끝으로 가리키는 곳은 바로 컴퓨터 모니터였다.

  내가 아파트에 들어섰을 때 아내는 내가 코카서스지방을 여행했을때의 사진들을 파노라마 프로그램으로 소파에 앉아서 감상하고 있었다.

  컴퓨터 모니터에서는  조지아의 트빌리시여행 사진에서 아르메니아 예레반의 캐스케이드 사진으로 넘어가고 있었다.

  - 거기는 좀 멀고 힘도 드는 곳이야.  기간도 상당히 오래 잡아야 하고.......

  -  유럽을 보고 싶어.  이스탄불도 보고싶고.......

  - 그렇기는 하지.  터키는 유럽이나 마찬가지이지만 다른곳의 도심은 현대의 유럽이고  시외로 나가면 한세기 전의  유럽 모습을 볼 수 있기는 해.  로마나 파리 같지는 않지만 어쩌면 더 멋있고 더 진실한 유럽의 진짜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이기고 하지.  하지만 동남아의 후진국 만큼이나 여행하기는 좀 힘든데..........

  - 당신 혹시 외국에 여자 숨겨둔거 있니?  툭하면 혼자서 훌쩍훌쩍 외국나가는게,  밖에 나가서 나 몰래 만나서 좋은곳만 찾아다니는것 아니야?  뭐 그렇다면야 내가 양보할께.

  - 이 사람이????  나 윤태리할아버지야.  짱구아빠에서도 엎그레이드 됐다고?  윤태리 이름걸고 맹세할 수 있다니까? 괜한 사람 잡지마셔.......

  - 그럼 이번엔 나도 데려가.  죽든 살든 따라갈테니까.

  - 당신은 열흘 이상은 집나가는게 안되는 사람이잖아.  나는 비행기 티켓값이 아까워서도 보름이상 잡아야 하고 이나라 저나라 한꺼번에 돌아다녀야 하는데?

  - 무조건 상관없어.  이십일 이상도 좋아. 이번에 같이 가는거다?

  - 알았어.  어디 가고 싶은데?

  - 동유럽. 저기.....

  챠밍이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화면에는 아르메니아의 아라라트산이 만년설을 머리에 이고 웅장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 언제?

  - 날짜는 내가 좀 더 생각해 볼께.  그런데 나 때문에 그 먼데까지 가서 이미 가본데를 또 가보기는 당신이 좀 그렇지 않겠어?  그러니까 음........  저기 저 사진들 보다 확실히 더 좋은데가 있다면 여행지를 좀 바꾸어도 상관 없을것 같애.  유럽을 가는게 중요하니까.

  - 알써.  준비할께.

  - 약속한거다?

 

 

  이게 자난주 4월5일에 있었던 이야기다.

  손가락 걸고 검은머리 파뿌리가 어쩌니 저쩌니 한지 꼭 33년의 시간이 흐른 날이다.

  한쪽 팔과 다리를 다쳐고 기력이 뚝 떨어져서 긴 겨울동안 시름시름하시던 분이 최근에 들어 기력을 회복하기 시작하더니 난데없이 유럽여행카드를 들이민다.

  까짓.

  여행쯤이야 이제 이골이 날만도 하니까 아무때고 훌쩍 떠나면 그만인데.......  챠밍여사가 따라나선다면 일부 수정이 불가피 해진다는 전제가 따르게 된다.

  나야 '집 떠나면 고생' 이라는 각오가 이미 몸 속에 철저하게 배어있기에 죽기살기로 사방팔방 강행군을 밥먹듯 하는데,  챠밍이 따라나서면 적절한 이동과 적당한 휴식을 전제로 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하긴 챠밍여사가 어떻게 보면 나보다 더 강철체력에 오기에 승부욕까지 똘똘 뭉친 사람이라 사실은 걱정이 별 소용이 없어왔지만 말이다.  우리가 함께 다니면 주야장창 엄청나게 걷는다.  재작년의 말레이시아여행에서는 쿠알라룸프도 페낭도 거의 걸어서 일주를 하다시피 했다.  시간이 부족해 랑카위를 가지 못한것이 이적 아쉬운 여운으로 짙게 남아있다.

  그러다가 지난 해......

  서로 스케줄도 안 맞고 이런저런 사정으로 나 홀로 훌쩍 훌쩍 배낭여행을 다녀왔는데....... 가만히 따져보니 횟수로는 3차례이고 7개 나라를 50여일 이상 싸돌아다닌 결과가 나온다.  작년봄에 갱신한 여권은 이미  9페이지에 걸쳐 빼곡히 갖가지 도장들이 무수히 찍혔다.  그러니 마눌님 눈치가 보일만도 하지.......

 

  그럼 이제 어디로 가지?  계획을 새로 세워야 하는데?

 

  사실은 혼자라도 곧 또 떠날 생각이었다.  6월에 한 번, 12월 말에 또 한 번.  금년엔 줄여서 2번만 나가려고 수작을 부리고 있던 중에 들킨 꼴이되었다.

  당초 6월 2째주쯤에 떠날 배낭여행 계획은  (1) 베니스를 거친 이탈리아 알프스. 돌로메티.  (2) 카사블랑카와 마라케시. 페스를 거쳐 사하라사막을 찾아가는 모로코여행. (3) 페르세폴리스와 슈슈타르 관개시설이 있는 이란.  이 세나라 중에서 골라서 가려고 했었는데......  아깝다.

 

 

 

 

 

 

 

 

 

 

 

  죽어라 걷는다.

  배낭만 메고 땀흘려 걸어다니면서 무엇이든 직접 만나고 이야기하고 보고 느낀다.  그게 우리 부부의 여행방식이다. 

  완전자유배낭여행지로 말레이시아는 썩 괜찮았다.  특히 페낭은 아름답고 즐거웠고 행복했다.

 

 

 

 

 

 

 

 

 

 

 

 

 

 

 

 

 

 

 

 

 

 

 

 

 

 

 

 

 

 

 

 

 

 

 

 

 

 

 

 

 

 

 

   사실은 혼자 다니는 자유배낭여행도 썩 괜찮다.

  아주아주 재미있다.  그 독특한 매력은 아는사람만 알 수 있다.

  혼자  장기여행다니면서 가장 자주 많이 듣는 질문이 (1) 객지에서 외롭지 않아? (2) 외국나가서 음식이 입맛에 맞아? (3) 영어가 돼?

  그런데 실은 세가지 모두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은다.  적어도 나에게는.......  애초 이 세상에 태어나기를 지독한 역마살로 똘돌 뭉쳐서 태어났으니까.

  이런 기질에 대해  아내는 나에게서 오염이 되었다고 봐야겠고,  아들이야 '그 피가 어디가겠어? 나 보다 한 수 위지'라는 가족적 이력의 결론이 나온다.

  우리딸(며느리)도 여행을 즐겨하고.....  이젠 갖 태어난 손녀를 얼른 자라게 해서 할아버지 손잡고 이태리여행가는것이 당면한 우선 과제다.

  이제 눈물을 머금고 접어야만 하는 애시당초 금년의 여행게획을 취소하는 시점에서......  나도 아직 가보지 못한 내가 로망으로 꿈꾸고 있는 곳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내가 이미 가 본 곳이야 부족한 나의 여행기를 참고로해서 찾아가면 될 것이고,  내가 로망을 품고 있는 곳들은  어느 누구에게든 꼭 가보시라고,  절대 후회하지 않을것이라고 강추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혹 어쩌면 우리가 낯선 그곳에서 마주칠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내가 항상 그리워하고 있는 곳들........

 

 

 

 

 

 

 

 

 

 

 

 

 

 

 

 

 

 

 

 

 

 

  우리 아들이 유독 좋아하는 이탈리아,  그 중에서 수상도시 베네치아를 거쳐 기차를 타고 북쪽 스위스와의 국경지방인 이탈리아알프스 도시인 볼차노와 코르티나 담페초로가서 마침내 돌로미테를 만나고 싶었다.  사방으로 4000m가 넘는 산봉우리들이 병풍처럼 둘러쳐진 그곳에 머물며 오늘은 이 계곡으로,  내일은 저 산등성이로 몇날이고 마냥 트래킹을 하면 되는 천국이나.  벌써 3년째 게획을 짜놓고도 가지 못하고 있는 나의 자유여행에 대한 열망이 가장 크게 남아있는 곳이다.  여기를 가려면 시간과 체력이 어느정도 뒷바침이 되어야 한다.  지난해도 이번 봄에도 최우선순위였으나.......  차마 이곳만큼은 달랑  혼자서 가지 못하겠는 미지의 장소다.  챠밍여사가 트레치메트래킹을 거뜬히 소화해 낼 정도의 체력이 보강된 해의 6월 2째주를 위해서  이번에도 기꺼이 남겨 놓아야만 하겠다.

 

 

 

 

 

 

 

 

 

 

 

 

 

 

  다음으로 내가 아주아주 열망하는 나라는 바로 모로코이다.

  부연 설명이 필요없는 모로코.

  모로코 여행에는 남미여행에 못지않게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너무도 멀리 떨어진 나라이고,  한번 가는 항공료도 만만치 않아서  스페인이나 포루투갈과 묶어서 가는것이 현명한 판단이겠다 싶어서,  아무때고 조금 한가한 겨울 시즌중에 한달 정도의 시간이 허락되면 과감하게 도전해 보고 싶은 나라이다.  그래서 이번에도 남겨 놓기로 했다.

 

 

 

 

 

 

 

 

 

 

 

 

 

 

 

 

 

 

 

 

 

 

   인류 최초로 함무라비 법전이라는 성문법을 만든 나라 이란.

  근래에 들어서면서 나에게 있어서 가장 강력하게 관심을 끌고 있는 나라가 바로 이란이다.

  지지난 여행때 아르메니아 에레반의 버스터미널에서 만난 이란 자유여행객 청년들과 보냈던 1시간반 정도의 시간 이후로 부쩍 이란에 대해 관심이 증가했다.

  아테네나 로마에 버금가는  고대도시 페르세폴리스.

  기원 전 1천500년 전에 다리우스 1세에 의해서 세워진 고대도시이자 거대 페르시아제국의 수도였다.

  다리우스 1세는 세상을 정복하겠다는 야망을 가지고 군대를 이끌고 당시 세게 최강대국인 연합국 그리스와 전쟁을 벌였다.  마침내 그리스연합국의 심장인 아테네를 실제로 점령하가까지 했다.  그런나 풀루타크 영웅전에까지 기록된 페리클레스의 해상 작전으로 인해 결국엔 퇴각하고 만다.  그 다리우스 1세가 만든, 당시 아테네나 로마 보다도 더 위대한 도시를 장조했다.  페르세폴리스에 실존했던 '하늘정원'은 현세에서도 영원한 미스테리로 궁금증을 자아낼 정도였다.  그  댓가로 돌아온 것은,  그리 오래지 않아서 그리스에 태어난 새로운 영웅 알렉산더가 여기까지 쳐들어와서 페르시아를 정복하고는,  고대도시 페르세폴리스를 모조리 불태워 버렸다.

   기원전 1천500년 전이었던  고대의 시간에 다리우스 1세가  벌인 또 하나의 신비로운 역사.  바로 슈슈타르 관개시설이다.  기원 전 1.500년 전에 댐을 막아 물을 가두고, 암벽을 파서 물길을 만들고, 그 위에 도시를 건설했다.  물의 흐름에 따른 낙차를 이용해 여러가지 창조적인 새로운 문화를 창조해 냈던 것이다.

 댐에서 지하동굴로 끌어들이 물을 수력으로 전환시켜 오늘날에까지  지하 물레방앗간을 작동시키고 있다.  오늘날의 수력발전소에 원형이라 할 만한 일들이 기원전 1500년 전에 시작되어 장장 800년에 걸쳐서 완공되었다.  그 물길을 이용해 사막을 농장으로 변화 시켜 천혜의 축복받은 도시로 거듭나게 만들었다.

  어찌 불가사의한 일이 아닐 수 있겠는가?

  그 슈슈타르를 하루빨리 직접 보고 싶다.

  나이는 먹어가는데 왜 가고 싶은 곳은 한없이 자꾸만 늘어나는지?

 

 

 

 

 

 

 

 

 

 

 

 

 

 

 

 

 

 

 

 

  2017년 봄에  꾸는 꿈..........

 

  오월 말일쯤 일단은 터키의 이스탄불로 챠밍과 떠날 생각이다.

  언제나 처럼 달랑 왕복 비행기표만 가지고 무작정 떠난다.  흔한 호텔 바우처 한 장 가지지 않고서 말이다.

  모든것은 그때 그대 상황에 맞추어 결정하고 해결한다는 것이 원칙이다.

  기본 스케줄은 가지고 떠나지만,  상황에 따라서 언제든 현지에서 변경할 수 있는 에비 스케줄을 두가지 정도는 항상 더 준비를 해 둔다.

  이번에도 여차하면 내가 혼자서 가고 싶었던 터키 남동부의 하산케이프나 산느우르파, 그리고 넴롯산을 찾을 수 있다.  아니면 조지아와 아르메니아로 노선을 변경 할 수도 있고.  하지만 챠밍이 쉬면서 느긋하게 다닐 수 있는 여행지로 평생 기억에 새겨질 추억이 가득 새겨질만한  곳으로 스케줄을 선택했다.

  (1) 이스탄불이다.  이스탄불이야말로 자유여행의 시작이요. 자유여행의 종점이라고 나는 자신있게  말 할 수 있다.

  이스탄불에 이틀정도 머물 에정이다.  내가 직접 가이드를 한다면 1박2일 정도면 이스탄불을 제대로 보여줄 자신이 있다.  오스만 이전의 터키에서 오늘의 터키까지를 역사적 설명까지 곁들여 완벽하게 투어를 진행할 자신이 있다.  그래서 11시간 이상의 비행시간 여독도 풀면서 느긋하게 이스탄불을 즐기게 해주어야 겠다.

  (2) 비행기를 타고 그리스로 넘어간다.

  이 경우 아테네로 들어가 1박2일 정도 머물면서 파르테논 신전을 포함한 그리스유적을 돌아 볼 수도 있고,  아니면 그대로 산토리니행 비행기에 오를 수도 있다.

  아테네를 경유하면 이틀,  곧장 직행하면 3일 정도를 산토리니에 머물면서 세게적인 일몰도 보고 해변 언덕에 가파르게 들어선 하얀집들 사이로난 골목길을 마냥 걸어다니면서 쉬게하겠다.  코발트빛 바다에서 수영도 하고......

 

  그러다가......  이 캔버스 속의 그림 같은 하얀 건물들도 싫증이 날때면 페리를 타고 바다로 나갈 것이다.

  코발트빛 지중해를 가로질러 코스섬을 들른 다음 다시 터키에 입국한다.  보드룸 항구에.......

 

  (3) 상황에 따라 보드룸에 머물수도 안머물수도 있고, 다음 목적지는 쿠샤다스나 셀축이다.

  이틀 정도 머물면서 에페소의 유적을 질리도록 보여줄 것이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챠밍여사에게 사도 바울도 만나게 해주고,  그리스 로마시대의 위대하고 찬란했던 문화와 유적을 보여줄것이다.

  시간이 허락되면 안틸랴나 올림포스 또는 페티에에 들를 수 있으나,  비슷한 거리인 인근의 파묵칼레에는 들르지 않을 생각이다.  터키를 알게되면서 부터 나는 왠지 파묵칼레에는 별반 관심이 가지 않기 때문이다.  시간이 없으면 그냥 에페소에 머문 다음으로 야간 버스를 12시간 정도 타고 그대로 카이세리로 이동할 것이다.

  (4) 카이세리가 바로 카파도키아 여행의 시발점이기 때문이다.

  카파도키아에서는 우선 수영장이 있는 숙소를 정해서, 평소 수영을 좋아하는 챠밍이 실컷 놀며 쉬게 해주고 나서 오토바이를 빌려 타고 사방으로 들쑤시고 다닐 에정이다.  카파토키아에서는 최소 3일 이상을 머물고 싶다.  귀국길에 이스탄불에서 하루 이틀 더 머물고 싶은 생각만 아니라면 몇날이고 그냥 카파도키아에 머물러 쉬게 해주어야 겠다.  귀국날에 맞춰서 이스탄불까지만 오면 되니까 말이다.

 

 

 

 

 

 

 

  대략 이런 스케줄로 이번 여행을 게획하고 있다.

  이젠 익숙해져서인지 특별히 준비하거나 기다릴것이 없게 느껴진다.  당장이라도 30분 정도면 채비를 마치고 공항으로 달려갈 수 있으니까.

  혼자 가도 충분히 재미있는 여행꺼리가 많겠지만,  오랫만에 이번엔 챠밍과 함께 떠나는 여행이 될터이니 더 재미있고 보람있고 추억이 많이 남을 여행을 만들어 주고 싶다.

  나는 이미 준비 끝.

  아무때고 떠날 수 있다.

  한가지만 빼고.......  아직 뱅기표를 구하지 못했으니까....... ㅎㅎㅎㅎ

  오늘부터 각 항공사 프로모션을 열심히 뒤져봐야만 하겠다.

 

  아직도 나는 떠나는 꿈을 꾸고 있는데......

  금년 봄의 꿈이 어느정도 실현 되어가고 있거나, 이루어가고 있다고 치자면.......

  이제 다음의 꿈은 어디를 향해 꿀까?

  암튼 나는 떠난다.

  온전한 나의 두 발이 내살아있는 육신을 거뜬하게 받쳐주는 이상 나는 떠나고 또 떠난다.

  그리고 언제까지고 그 분께서 따라 나서주기만 하신다면 언제까지고 손을 꼭잡고 먼 길 떠나기를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아마도 6월 중순쯤엔 멋진 사진 많이많이 가지고 돌아와서 또 다른 여행기를 올릴 수 있기를........

 

 

 

      ------  2017년 봄,  터키 그리스여행 계획을 마치던 날에.........  피안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