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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충령채취의 시기로다. 건강생각을 좀 해 볼까나.

by 피안재 2014. 8. 1.

 

 

 

 

 

 

 

 

 

 

 

 

 

 

 

 

 

 

 

 

 

 

 

 

 

 

  오랫동안 알고지내는 막역한 동생들이 있다.

  이들은 모두 산사나이들이다.

  산을 가까이하고 산에 들어가기를 즐겨하고 산에서 나는 것들로 생활의 일부 수입을 채우기도 한다, 전문 산사람들이다.

  이들은 산을 등산한다거나 오른다고 하지 않는다. 들어가고 나온다고 표현한다.

  이들을 따라 다닌다는 것은 때론 엄청난 고충을 감수해야만 하는 그야말로 상노동이다.

  평소 등산이나 캠핑을 즐기는 편이지만, 이들에게는 지정된 등산로도 없고 각종 편의장비도 없다. 커다란 빈 배낭에 손에 달랑 괭이 하나 달랑 들고 산에 들어가 며칠씩 머물다 내려오기도 한다. 물론 최소한의 살림은 갖추겠지만 먹고 쉬고자 하는 산행이 아니기에 최소한의 생존에 필요한 필수품만으로 산에 들어가는 것이다.

  그야말로 자연인들이다.

  지난해 봄에는 이들을 따라 산에 들어갔다가 산삼이란 것을 직접 한 뿌리 캐보기도 했다.

  그리고 여름에는 한철 시기동안만 채취하는 나무열매를 따기 위해서 일주일 정도 따라다녀 보기도 했다.

  휴가를 어떻게 보낼까 궁리하던 차에 산사나이 중 한 동생에게 전화가 왔다.

“형. 지금 휴가기간이지? 산에 가자.”

“천렵?”

“아니. 충령(木天蓼) 따러..........”

 

 

 

 

 

 

 

 

 

 

 

 

 

 

 

 

 

 

 

 

 

 

 

 

 

 

 

 

 

 

  모 케이블 채널의 (코리아 헌터)라는 프로그램에 단골 출연하던 산사나이들이다.

  포스로 포자면 30 ~ 40년 전 쯤에 곧바로 경찰서에 간첩이나 무장공비로 신고를 해야만 했을 법한 차림새들이다. 무장공비들이 틀림없다. 실제로 시골 지날 때 마다 구멍가계에 들러 담배를 사는 폼들도 영락없는 지난시절의 남파 공작원 포스를 물씬 풍긴다.

  그리고....... 결국엔 또 커다란 배낭하나 둘러메고 이들의 뒤를 따라 나섰다.

  이들은 슬슬 또는 어슬렁어슬렁 밭둑을 지나고 수풀을 헤치며 점차 깊은 산중으로 스며들지만, 내게는 암벽을 타거나 벼랑을 타는 것보다 더 고된 극한의 노역이다.

  우거진 수풀이며 거기에 가시덤불이 철옹성을 치고 있고, 수풀 속엔 뱀들이 호시탐탐 먹이를 노리고 있고, 금년엔 가뭄 때문인지 유독 벌집들이 사방에 산재해 있다. 눈에 들어가 한동안 아주 거북하게 만드는 날파리 종류는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들 지경이다.

  어제 눈덩이에 쏘인 벌 때문에 밤새 잠자리가 불편했고 지금도 눈탱이가 밤탱이인 상태다. 금년에만 한 열 번은 벌에 쏘였나 보다. 여기에서 한 번은 그냥 한방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벌집을 한 번 잘못 건드리면 그때그때마다 몇 방을 쏘였는지는 그날의 상황에 따라 다 다르다. 더욱이 말벌(바다리)에게도 한 방을 쏘였다.

  암튼.

  요 상황을 어떻게든 거치고 나면.........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다.

 

  충령이다.

 

 

 

 

 

 

 

 

 

 

 

 

 

 

 

 

 

 

  충령.

  목천요자(木天蓼子)라는 그럴싸한 이름도 있지만, 흔하게 부르기는 그냥 개다래 라고 부른다.

  본시 다래라는 과가 있는데 참다래와 다르게 부르는 것은 말 그대로 참다래에 한참을 못미치는 가짜다래라는 의미일 것이다.
  도토리처럼 미끈하게 빠진 참대리에 비해 울퉁불퉁 참으로 못갱긴 변종이니 개다래란 이름이 나름는 제대로 붙여진 듯 하다.

  다래나무에 꽃이 피면 우리들이 흔히 물잠자리라 부르는 실 같이 가는 까만 잠자리인 '아스폰다이리쿠미자와"라는 벌레가 다래꽃송이에다 산란을 하게 된것이다.  그리고 이로 인하여 도토리같아야 할 다래가 울퉁불퉁한 혹으로 변종이 되는 것인데, 이 변종된 혹덩어리가 바로 개다리인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이 변종된 혹덩어리는  본래의 참다래보다 약효가 더 뛰어난 약재로 변모하게 되는 것이다.  더 귀한 신분으로 상승을 했다고나 할까?

  충령을 채취하면 말리거나 건조하기 전에  살짝 찐다.  혹덩어리 속에 있는 벌레가 성충이 되어 밖으로 나가는 것을 막으려는 것이다. 어쩌면 시작도 이 벌레이고 약효도 이 벌레에서 나오는것이 나닐까 싶다.  살짝 찌고만면 애벌레는 열매 안에서 죽고,  이를 말려서 가루로 내어 차를 마시거나 술에 담구어 놓고 후에 장복을 하거나, 마린 상태로 한약재로 쓰이게 되는 것이다.

 

  통풍치료에 명약이라고 널리 알려져 있으며,  신장을 튼튼하게 하여 봄을 보온하고, 관절염 치료에 특효를 보인다. 생리불순 치유와 남성의 기력강화와 요통의 치료에 귀하게 쓰인다.  암튼 남자고 여자고 모두에게 다 좋다고 알려져있다.

 

  지난해의 경우 (충령 효소담그기)가 폭팔적으로 인기를 끌어서 그만큼 엄청난양의 충령주문이 폭주하기도 했는데,  효소이니 설탕물이나 하는 한동안의 논란이 언론매채와 TV에서 연속젹으로 다루어지면서 금년엔 상당한 수요가 줄어들었다.  어디까지나 효소담그기에 대한 논란이었을 뿐, 한약재로서의 수요는 늘 일정한 양을 필요로 하고 있기에 금년에도 여름 한 철 축령 채취에 몰두하고 있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그만큼 축령의 약효는 분명하며,  앞으로도 꾸준히 그 수요는 늘어갈 것으로 보여진다.

  금년 부터는 나부터도 차로 만들어 장복을 해 볼까 한다.

 

  보기에도 예쁘고 약효도 좋은 충령.

  그렇다고 마냥 이쁘기만 하고 아무때고 흔하게 만날 수 있는 것만은 결코 아니다.

  깊은 산골짜기 음습한 지역까지 숲을 헤치고 들어가고,  일일이 손으로 덤불에서 따서 채취를 하고, 수십키로의 채취한 충령을 배낭에 메거나 자루레 담아 둘러메고 산을 내려온다는 일이 결코 예삿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해는 상당한 량을 채취했었다.

  하지만 금년에는 량이 많이 줄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으나,  한 해에 채취가 많으면 그 다음 한해나 두해는 소출량이 팍 줄어드는 성향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는 하루에 일인당 70 ~ 80 키로씩을 채취하기도 했는데,  금년에는 동생들이 마음을 비웠는지  열매가 적게 달렸음인지,  대충 일인당 50키로 정도면 작업을 마치고 산을 내려간다.  물론 작업시간도 그만큼 줄어들겠지만.

  어제 하루는 이미 남이 채취를 하고 난 지역에 들어간 이유로 일인당 약 40키로 정도였고,  근 일주일 가까이 평균 50키로정도씩을 채취했다.

  무척이나 고되고 힘든 작업이지만......

  내 경우는 우선 체력관리라는 의미가 저변에 깔렸고,  운동삼아 동생들 따라간다는 명분이 우선이었고,  거기에 좋아하는 동생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있다는 것과  나 자신과의 어떤 경쟁에서 지기 싫었다는 이유도 내포되어 있는 산행이었다.  물론 생긴 부수입으로 동생들과 술도 한잔하고....... 이 폭염이 지나고 사람들 발걸음이 뜸해질 무렵 어디론가 떠날 여행에 대한 준비도 되겠다.

  이제 휴가도 끝나고.......

  내년에도 이맘때면 또 동생들과 축령채취하러 가게 되려나?

 

 

 

 

 

 

 

 

 

 

 

 

 

 

 

 

 

 

 

 

 

 

 

 

 

 

 

 

 

 

 

 

 

 

  충령을 따다보면 곧 잘 눈에 띄는것이 바로 으름이다.  예전에는 이 으름을 '코리안 바나나'라고 했었다.

  이번에도 한 80키로 으름 채취를 했다.

  한방에서는 줄기를 묵통, 뿌리를 묵통근, 열매를 팔원찰 씨앗을 예지자라고 나뉘어 부르며 모두 한약재로 쓰인다.
  풍을 없애고, 기를 원할하게 하며, 간과 신장을 튼튼하고, 피와 맥을 활성화시켜 주며, 통증을 없애고, 소변을 잘 나오게 하는 효능이 있다.
  동맥경화, 위에 열이 있을 때, 가슴에 열이 나고 답답할 때, 요통, 심한 생리통, 자궁탈, 소변 보기가 힘들거나 색깔이 붉을 때, 몸이 부었을 때, 유방이나 목이 붓고 아플 때, 생리가 멈추었을 때, 젖이 잘 안 나올 때, 관절통 등에 약으로 처방한다.
  열매와 뿌리는 햇빛에 말려 사용한다.

 

  그리고 나서 그제 돌아오는 하산길에 엄청나게 큰 벌집을 발견했다.  바위암벽에 매달린 말벌집이었다.

  평소 뉴스시간에 몇번인가 접해 본 사람잡는 말벌 바로 그놈들이었다.

  크기만 보아도 무시무시한 전율이 흘렀건만.........  산사나이인 요놈들이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단다.

  한사람만 빼고 모두가 에어컨 세게 틀어논 차 안에서 창문 꼭꼭 걸어잠그로 밖을 연실 기웃거리고,  동생 하나가 우비를 입고 망태를 들고 벼랑을 기어 올라간다.

   ----- 중략 ------

  기어코 채취해 비닐봉다리와 그믈방태 속에 이중 삼중으로 갈무리 하고는 다시 길을 재촉했다.

 

  정말  무서운(?) 넘들이다.

 

 

 

 

 

 

                                           ---- 무더위가 한껏 기승을 부리던 여름날에......  피안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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