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아르매니아2

(알 럽 트래블 / 아르메니아) 21세기형 디아스포라의 눈물로 얼룩진 예레반 2년만에 다시 아르메니아의 수도 예레반을 찾았다. 왠지 모르게 마음이 무거워지는 느낌이다. 낯선 여행자의 폐부를 사정없이 관통해 지나가는 스산한 첫 겨울바람처럼 무엇이라 표현하기 힘든 어떤 착잡함이 파고들어 온다. 이게 뭐지? 2년 전의 아르메니아는 이런 느낌이 아니었다. 긴 어둠이 지나고 화사한 아침 햇쌀과 함께 제모습을 드러낸 예레반은 결코 지금의 이런 모습이나 느낌이 아니었다. 무엇인가가 변했다. 딱히 어떤것이라고 꼬집어 말할 수는 없어도 무엇인가가 달라져 있다. 선뜻 발걸음이 앞으로 나아가질 않는다. 무슨 일을 격은것도 이닌데 어떤 설움 같은것이 북받쳐 오르는 느낌이다. 예레반은 어딘지 모르게 어둡고 슬픈 표정으로 나를 맞이하고 있다. 도대체 뭐지? 20세기에 들어서서 철저하게 현대식 도시계획에 .. 2018. 10. 9.
(알 럽 트래블 / 아르메니아) 아라라트 산과 호르비랍 교회 새벽 잠에서 깨어 창문을 바라보니 밖이 이미 환해져 있다. 예레반에서 보낸 이틀동안의 시간 모두가 오락가락에서 시작해 느닷없이 쏟아 퍼붓던 비로 인해 망가질대로 망가져있던 기억뿐이라 그 이상의 어떤 바램도 가질 수 없었던 터라, '밤늦게까지 내리던 비는 멈췄으려나' 하는 막연한 기대감이 전부였다. 창문을 열자마자 안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바람결은 지난 이틀동안과는 전혀 다른 바람결이었다. 크게 한웅큼의 새벽공기를 들이마시며 하늘을 올려다 본다. 오.마.이.갓. 한국에서나 흔하게 듣던 '청명한 가을하늘'이 거기에 있었다. 한국땅의 '쪽빛 가을하늘' 보다 더 높고 더 짙어보이는 '코발트빛 에레반의 하늘'이 상큼한 새벽 공기와 함께 나의 아침을 맞아주고 있었다. 믿기지가 않았다. 이번 여행을 통털어 가장 선명하.. 2016. 11.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