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에서 완전 고립되다1 어긋나버린 제주(濟州島)여행 '여객선 타고 우도(牛島)까지' 지난해 첫날 아침에 우리는 희망과 배반에 대해서 말했습니다. 설레임에 대해서만 말해야 하는데 두려움에 대해서도 말했습니다. 산맥을 딛고 오르는 뜨겁고 뭉클한 햇덩이 같은 것에 대해서만 생각하지 않고 울음처럼 질펀하게 땅을 적시는 산동네에 내리는 눈에 대해서도 생각했습니다. 오래 만나지 못한 사람들에 대한 그리움과 느티나무에 쌓이는 아침 까치 소리를 들었지만 골목길을 둔탁하게 밟고 지나가는 불안한 소리에 대해서도 똑같이 귀 기울여야 했습니다. 새해 첫날 아침 우리는 잠시 많은 것을 덮어두고 푸근하고 편안한 말씀만을 나누어야 하는데 아직은 걱정스런 말들을 함께 나누고 있습니다. 올해도 새해 아침 첫날 절망과 용기에 대해 이야기 하였습니다. --- 어느 이의 시집 ‘당신은 누구십니까’ 중에서 매우 낡고 오래된.. 2022. 2. 17. 이전 1 다음